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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난방·전기 스톱, 식량 부족... “중국의 겨울은 매우 춥다!” - 에너지와 식량 부족, 중국 저절로 무너질수 있다? - 시진핑, 중국 식량안보 부쩍 강조, 극심한 위기 느끼는 듯 - 호주 무역보복, 제 발등 찍은 중국
  • 기사등록 2020-12-22 13:12:25
  • 수정 2020-12-23 08: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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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둥관·선전 등 中 핵심도시 블랙아웃, 도대체 왜?]


중국이 매우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전기도 끊기고 난방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겨울을 맞은 것이다.


21일 홍콩의 빈과일보는 이날 새벽 중국 광둥성 일대 광저우(廣州), 둥관(東莞), 선전(深), 중산(中山), 주하이(珠海) 등지에서 전력과 수도공급이 끊겼다는 SNS 제보가 빗발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들은 중국에서도 최첨단 산업을 이끄는 핫 포인트이고 더불어 중국 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전 때문에 가로등도 꺼지고 심지어 기지국 송신소까지 정전되면서 휴대전화까지 먹통이 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난방은 당연히 되지도 않고 수도 공급까지 끊긴 곳도 있다. 그러다보니 병원을 포함해 학교, 기숙사, 양로원들까지 피해를 봤다는 신고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지역의 대형 빌딩과 아파트에선 엘리베이터 가동이 멈춰 시민들이 20~30층을 걸어 오르는 경우도 있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뿐 아니다. 창장(長江) 이남인 저장(浙江)성 이우(義烏) 시에서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심각한 사태를 맞았고 장시(江西), 후난(湖南)성 등도 심각한 전력난을 겪었다.


후난성 창사시 당국은 아예 오븐과 라디에이터 등의 가전제품 사용까지 금지했다. 기온이 3도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난방 온도는 20도를 넘기면 안된다는 지침도 내려졌다.


한마디로 지금 중국은 전력 비상이다. 19일(현지시각) ABC뉴스에 따르면 후난성· 저장성 등 일부 지역은 최근 △외부 기온 3도 이하에만 난방기구 사용 △3층 이하 승강기 가동 금지 △사무실 전등 절약 등의 내용이 담긴 통지문을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1월부터 전력 부족을 경고하며 전력 사용을 ‘전시(戰時) 상황’에 준해 운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심각한 정전 사태를 막지 못한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중국 정부당국은 경제·에너지 계획을 총괄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통해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의 산업생산이 빠르게 회복한 데다 한파가 겹쳐서 발생한 일로, 내년 춘제(春節)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중국인은 별로 없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중국 전역에서 전기 생산 능력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기 생산 능력은 왜 줄었을까? 바로 화력 발전을 위한 석탄 부족이다.


홍콩 밍바오(明報) 등은 이번 대규모 정전 사태가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조치가 화력발전에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전력 생산은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을 통한 화력발전으로 70%를 생산하고 있는데, 여기에 쓰이는 석탄은 사실상 거의 대부분을 외국 수입에 의존한다. 중국산 석탄은 가격이 비싸고 질이 낮아 발전소들은 외국산에 의존한다. 2019년 한 해 중국은 석탄 총 2억 6500만t을 수입했다.


그런데 그 석탄 수입량의 상당량을 바로 호주에서 수입해 왔다. 호주산 석탄은 한때 중국 전체 석탄 수입의 57%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비중을 차지했지만 호주와의 껄끄러운 관계가 형성되면서 28% 수준까지 차츰 수입량을 줄여 왔다.


그러다가 호주가 올해 들어 코로나19의 중국 책임론 제기와 함께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에 참여하자 한국의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때와 같이 호주산 쇠고기, 보리, 와인 등에 대한 관세 대폭 인상 및 수입 중단 등 대대적인 무역보복 조치를 취했다. 당연히 호주산 석탄 수입 역시 보복 대상 품목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호주산 석탄의 수입이 금지되자 당장 중국의 에너지 수급 자체가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게 된 것이다.


이렇게 상황이 심각해지자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 12일 10대 발전 기업들과 좌담회를 열고 발전소들에 호주산을 제외한 석탄 수입 확대를 지시했지만 지금 수입선을 바꾼다해도 새로운 수입선을 통한 석탄 수입이 언제 이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호주를 겁박하고 굴복시키기 위해 호주산 제품들에 대한 무역보복을 했다가 되려 중국이 한 겨울 엄동설한에 추위에 달달 떠는 부메랑을 맞고 있다. 그래서 중국이 제 발등을 찍었다는 말들이 나오는 것이다.


[식량도 태부족, 중국 인민들이 굶고 있다!]


이 한 겨울에 중국은 전기만 부족한 것이 아니다. 먹을 식량 또한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가격은 가격대로 폭등해 서민들만 죽을 맛이다.


어찌보면 그냥 부족하다는 말로 표현하기보다 중국의 식량안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유는 올 여름의 사상 최악의 홍수 때문이다. 샨샤댐이 위기로 흘러갈 정도의 80년만의 대홍수 사태때 이러한 식량 위기는 이미 예견되었었다. 대홍수의 피해 지역인 창장(長江) 유역과 그 이남 지역이 바로 중국 전체 생산량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대표적 농작물 생산지역인데 대홍수의 직격탄을 맞았으니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보지 않아도 뻔하다.


지난 6월부터 중국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집중 폭우가 발생해 농경지 침수 면적이 남한의 절반 이상을 넘었다. 저우쉐원(周學文) 중국 국가응급관리부 부부장은 지난 8월 13일 "올해 남부 창장(長江·양쯔강)과 화이허(淮河) 유역의 장마철 강수량이 759.2mm로 장마가 62일간 이어지는 등 1961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며 "홍수로 603만2600헥타르 규모의 농지가 피해를 입고, 114만800헥타르의 농지에서는 수확물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다보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식량 안보에 강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음식낭비를 줄이고 식량을 절약하라고 직접 지시하고 나선 것이다.


▲ 중국의 한 식당에서 종업원이 손님들에게 잔반 줄이기 운동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VCG]


신화사 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총서기는 최근 "보기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고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觸目驚心、令人痛心)며 고질적인 음식 낭비 습관을 고치고 불필요한 식량 낭비를 줄이라고 지시했다.


시진핑 서기는 '접시의 음식, 알알이 농민의 피땀인 것을, 그 누가 알까(誰知盤中餐 粒粒皆辛苦)'라는 고시까지 인용해 가며 식량 낭비 풍조를 개탄했다.


시 주석의 지시에 따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입법 절차에 착수했고 동영상 공유 앱 더우인(抖音, 틱톡(TikTok) 중국 내 버전), 콰이서우(快手) 등은 ‘먹방(먹는 방송)’ 영상 단속에 나섰다.


12일 중국 국가양식 물자 비축국은 허베이와 장수 안후이 산둥성 등 주생산지 수확이 줄면서 2020년 여름 밀 누계 수매량이 4285만 7000톤으로 전년 동기비 938만 3000톤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채씨 종자 수확도 5만톤이나 감소했다.


이렇게 여름 밀 수확이 급감하자 상대적으로 해외 수입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13일 중국 둬웨이왕 보도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전체적으로도 중국 밀 누계 수입량은 모두 335만 톤으로 전년동기비 100%에 가까운 90% 증가세를 나타냈다. 중국 세관 통계도 중국의 6월 밀 수입량은 7년래 가장 큰 증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6월 밀 수입은 91만 톤으로 전년 동기비 197%나 급증했다.


밀 외에 중국의 다른 식량 수입도 일제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6월 옥수수 수입은 23% 증가한 88만 톤에 달했다. 상반기 전체 옥수수 수입량도 17.6% 증가한 370만 톤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렇게 엄청난 식량 수입을 해 오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미국 농업부에 따르면, 중국은 미중 갈등이 격화한 중에도 7월 10일 이후 325만 9000톤의 미국 옥수수, 129만 8000톤의 미국 콩과 32만 톤의 미국 보리를 수입했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식량을 수입했는데도 중국내 식량 가격은 상승했다. 특히 중국산 식량이 수입산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역현상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사료용 옥수수와 돼지고기 값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다. 돼지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의 가격이 오르면 당연히 중국인의 최애(最愛) 음식은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한다. 최근 중국내에서의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해 보다 20~25%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서민들의 최애 음식의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 인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서민들은 이래저래 죽을 맛이다.


[중국의 식량안보, 자칫하면 정권이 무너진다!]


최근들어 중국은 부쩍 식량안보를 공공연하게 강조하고 있다. 올해 중국의 식량 수입 상황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한마디로 미국으로부터 식량 수입이 중단되면 중국 인민들은 폭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래서 중국에서 식량 안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올 여름의 대 홍수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중국은 우선 쌀 생산에 관한 한 자신이 있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벼 생산국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총 생산량도 약 1.83억톤 정도로 추산된다. 이렇게 벼는 중국의 최대 작물이자 주요 소비 품종이어서 중국 당국은 전국적으로 벼와 쌀 시장의 수급 및 가격 안정에 최선을 다해 왔다.


그러나 올 여름의 대홍수는 이러한 전제 조건이 언제든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왔다.


올 여름의 대홍수로 인한 쌀 생산량의 감소는 현재 1.5억~2억 톤 가량의 비축식량 중 일부를 풀어 해결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대홍수가 만약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중국으로서는 그야말로 끔찍한 상황을 연출할 수도 있다.


특히 쌀의 경우는 국제교역량이 중국 소비량의 20%에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은 반드시 스스로 벼의 수급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 문제가 중국으로서는 당연한 가장 큰 과제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린성의 옥수수 경작지를 시찰하고 있다. [사진=CGTN]


이런 관점에서 지난 10월 18일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은 “코로나 19 맹위에도 풍작을 이뤘다”면서 “올해 하곡 생산량은 1억430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t 증가했다”고 했지만 이를 사실이라고 믿을 사람들은 별로 없다. 우선 시진핑 주석부터 이 보도를 믿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중국인들의 필수식품인 밀과 돼지사료로 쓰이는 옥수수 등의 수입선 관리도 그야말로 큰 과제다.


뿐만 아니라 미국산 콩의 수입도 문제다. 이 역시 중국에서의 생산만으로는 자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을 겪으면서 대두의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고 중국내에서의 콩 재배를 확대했다. 그랬더니 콩 생산은 늘어 났는데 다른 작물의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그러니 그 또한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여기에 대두와 함께 중요한 가축 사료인 옥수수도 문제다. 올해 같은 경우는 예상치 못한 태풍이 옥수수의 주산지인 흑룡강성과 길림성을 강타하면서 이번에는 옥수수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수급에 이상이 생겼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하면서 중국은 작년에 옥수수 공급물량이 1700만 톤 정도 부족했는데, 내년에는 그 부족량이 2500만 톤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러다 보니 당연히 가격은 상승한다. 현재 옥수수 가격은 년초보다 거의 30% 가까이 올랐다.


문제는 이렇게 대두와 옥수수의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당연히 사료 가격이 오르고 이는 곧바로 축산농가의 생산비 증가로 이어지면서 육류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SCMP는 중국 국가통계국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85.7%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 전 세계 돼지고기의 49.2%를 소비할 만큼 돼지고기를 즐기는 중국인들의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중국 당국은 결국 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돼지고기 수입량을 대폭 늘렸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국제 돈가도 덩달아 상승했다. 중국이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을 인상시킨 셈이다.


중국 정부의 씽크 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은 지난 8월 중국은 앞으로 2025 년 말이 되면 약 1억3천만 톤 수준의 곡물 공급 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니 중국은 식량안보를 외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공산당 기관지인 추스(求是)는 지난 6월 기고한 글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중국 식량의 가공·물류·배송 등의 산업체인에 영향을 미쳤고, 다른 국가의 식량 수출 제한에 따른 영향으로 중국 국내 식량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에 현재 중국은 다년간 나타나지 않았던 식량 안보의 압박과 시험에 놓여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미국과 중국간에 대충돌이 일어나면서 미국으로부터의 식량 수입이 중단되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면 당장 중국에서 서민들의 식탁 꾸리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가격 폭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의미다. 당장 돼지고기의 가격은 물론이고 두부 가격까지도 상승할 것이다. 그러면 서민발 폭동이 불가피해 진다.


자칫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의 충돌이나 대만에서의 전쟁 운운하기 전에 미국이 마음먹고 중국으로의 식량 수출을 전면 중단만 해도 중국이 저절로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지금 중국 상황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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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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