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 큰 사고가 나면 Why라고 묻는다. 그러면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원인을 철저히 추적한다. 조선은 큰 사고가 발생하하면 Who라고 묻는다. 죽일놈을 찾는 것이다, 인민재판, 멍석말이 할 놈.
외국은 직원이 실수를 저지르고 일을 그르치면 듣고 싶어한다. 왜 이런 실수를 했고 코를 빠뜨렸는지. 하지만 한국은 왜 실수를 했고 일을 그르쳤는지 조금이라도 부하와 직원이 말을 하면 치졸한 변명과 해명한다고 더 몰아세운다. 그저 죄송하다는 말만 들으려하는데.
왜 일이 발생했는지 따져봐야지. 쫀쫀-찌질하다고 하지 말고 직원의 해명과 변명을 들어봐야 하고. 그렇게 인과관계를 정확히 밝혀내야 시스템적 결함을 정확히 찝어낼 수 있고 다음에 유사한 사고와 문제가 안 일어나게 할 수 있는데 죽일놈만 찾고 면피하지 말라고 윽박지르고. 그럼 속이 다 후련하나? 속이 다 후련해서 뭐하게, 같은 사고 발생하면?
합리적 시스템주의자, 사람이 아니라 상황을 보라고 말한 한비자가 와서 이런 모습을 보면 월매나 어이없을꼬.
유교 하면 그저 여성억압적 봉건문화 어쩌고 허는 사람들이 많지만 유교의 가장 큰 죄는 저런 합리적 사고와 지성을 방해하는 것이다.
정치에서 명분만을 핏대 올려 말하지만 정작 개혁과 명분을 말하는 이들에게 컨텐츠가 부실한 것, 정확히 말해 컨텐츠가 부실해도 명분만 옳다고 생각하면 싸워도 된다고 착각하게 하는 것 그리고 정치인을 볼 때 지나치게 도덕성, 이미지만 보게하는 것 그 사람이 말하는 정책과 비전은 보지 않고 그저 이미지만 보고 우쭈쭈 광신.
이렇게 유교가 남긴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지적기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많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저거다. 사건 사고가 일어났을 때 저 왜?라는 것을 묻지 못하게 하는 것. 저게 가장 큰 문제고 시급히 버려야 할 사고습관이며 중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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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hytimes.kr/news/view.php?idx=703작가, 철학자. 서강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철학 전공. 팩트 폭력, 적을 만드는 글쓰기. 위선과 도그마와 싸우는 싸움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