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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06 10: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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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의 트라이포스 졸업시험은 주교 지망생도 예외 없어… 8일간이나 수학시험 지속
-트라이포스 시험으로 영국은 19세기말부터 20세기초까지 세계 물리학의 프론트 위상 유지
-한국은 암기식 지식중심 대입 교육이라는 비판 때문에 학생의 학습부담에 지나치게 온정적



이제 휴얼은 시선을 반대로 돌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최종적으로 도달한 개념이 왜 정당한지를 구체적으로 입증(verification)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뉴턴의 만유인력의 정당성은 거기서 연역적으로 유도한 케플러 법칙의 정당성에서 입증할 수 있고, 다시 케플러 법칙의 정당성은 거기서 연역한 모든 행성들의 운동이 관찰 데이터와 일치하는 데서 거듭 입증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휴얼의 과학사는 과학적 개념의 정당성을 역으로 입증해준다는 의미에서도 개념의 논리적 역사라 할 수 있었다. 요컨대 역사의 순방향이 귀납적 발견의 개념사라면, 역사의 역방향은 연역적 정당화의 개념사라는 것이 휴얼의 역사철학적 결론이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과학적 발견 – 과학의 발견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 (21세기 교양 과학기술과 사회, 2016.01.23)


‘과학자(Scientist)’라는 단어를 만든 윌리엄 휴얼의 과학철학에 대한 논의입니다. 과학적 발견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하여는 오스트리아의 논리적 검증주의나 경험주의가 가장 앞선 것 같습니다. 인용문에 대한 논의에서 그런 과학철학이 바로, 베이컨이 법률에서 과학으로 벤치마킹한 결과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논리 경험주의는 여러 방향에서 반박을 받게 됩니다. 그 중 하나의 원천이 휴얼이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런데 그의 논의는 엘리트주의에 입각해 있다고 합니다. 천재 과학자가 영감에 기초하여 발견을 이룩하면 이후 그의 이론은 실험 혹은 자연현상 자체 속에서의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확정된다는 것입니다. 귀납적으로 발견하고 역사적으로 연역적 검증을 거친다는 사유입니다.

 

맞고 틀리고를 넘어 휴얼은 나폴레옹 프랑스가 과도한 종교교육을 지양하면서 순수 수학과 과학, 기술공학 중심의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국립대학 체계를 형성했다는 사실에서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는 케임브리지에 주교 지망생도 필수적으로 봐야 하는 트라이포스 졸업시험을 도입했습니다. 수학시험이었고 무려 8일간이나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그 시험에서 2위를 기록한 제임스 클럭 맥스웰이 그의 사위였고 맥스웰은 유감없이 그의 역사주의 과학철학 이론에 딱 맞아 떨어지는 과학자였습니다. 율곡 선생처럼 불과 48세로 요절하고 말았지만.

 

▲ 케임브리지대학 덕분에 영국은 20세기 초까지 세계 물리학의 프론트에 있었습니다


휴얼이 케임브리지대학 학장을 하던 시절에 도입한 트라이포스 시험 덕분에 영국은 19세기말과 20세기 초까지 전자기학에서 원자핵물리학에 이르는 기간에 세계 물리학의 프론트에 있었습니다. 맥스웰과 그의 후학이라 할 만한 톰슨과 그의 제자들이었습니다. 특히 톰슨은 불과 34세의 나이에 캐번디쉬 연구소장에 취임하여 거의 평생을 소장으로 보내면서 숱한 발견을 이룩했습니다. 그의 뒤를 이은 러더포드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고로 세상을 뜨는 일이 없었다면 죽을 때까지 소장으로 재임했을 것입니다.

 

수학공부, 죽을 맛으로 힘들다고 한탄만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의 현재 문제는 교육개혁을 지향하는 해석 프레임에 있습니다. 벌써 30년간 ‘지식중심 암기식 대입중심 교육’이라는 비판이 스테레오타입으로 계속되면서 교육은 그 과정에서 과도하게 온정적으로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가버렸습니다. 휴얼과 같은 트라이포스 시험 도입은 꿈도 못꾸는 것일까요? 한국의 심각한 소인주의는 정말 어느 지점에선가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것입니다. 휴얼 같은 사람이 꼭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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