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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말 심상찮은 중국, 시진핑 위상에 변화생긴 듯 - 베이다이허 회의를 이유로 미중무역협상도 무기 연기 - 미중무역 협상 권한을 시진핑에서 리커창에게 넘긴 듯 - 리커창의 업무 영역 대폭 확대, 시 주석 위상 변화 불가피
  • 기사등록 2020-08-16 22: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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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권력 시진핑 중국주석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양회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 [사진=Why Times DB]


[베이다이허 회의 일정을 이유로 미중무역회담 무기 연기]


15일(미국시간, 한국시간 16일) 열기로 했던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회담이 중국의 요청으로 무기 연기됐다.


지난 2월 15일 발효된 1단계 미중무역협정이 6개월을 맞아 8월 15일 중간점검을 겸한 고위급 회의를 열기로 예정된 것이었지만 중국이 돌연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이유로 연기하자고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언제 다시 열릴지 날짜도 잡지 않았다.


회의도 직접 만나는 것도 아니고 미국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중국의 협상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화상으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회담의 연기 사유를 베이다이허 회의 문제라고 했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중국은 베이다이허 회의를 공식적으로 입에 담지도 않았고 특히 중국 언론에서는 아예 거론조차 안하는 금기 단어 중의 하나였는데 그런 베이다이허 회의를 대외적으로 꺼내면서 회의에서 내용이 아직 조율되지 않아 회의를 연기할 수밖에 없다고 중국측이 말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베이다이허 회의,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우리 신문은 지난 4일 “中 공산당 원로들, 시진핑에 사임요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진핑 운명 가를 ‘베이다이허 회의’ 시작한 듯 하다”고 단독 보도를 한 적이 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中 공산당 원로들, 시진핑에 사임요구(8월 4일)]

{관련 동영상: [Why Times 논평 498] 中 공산당 원로들, 시진핑에 사임요구}


또 지난 10일에는 “긴박한 중국, 베이다이허 회의 연장 강행”이라는 두 번째 단독기사를 통해 “시진핑, 사임 거부하면서 당 원로들에게 타협안 내놨으며, 시진핑의 책사였던 왕후닝을 문책하고 대(對) 미국 유화정책안을 제시한 듯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정세분석] 긴박한 중국, 베이다이허 회의 연장 강행(8월 10일)]

[관련 동영상: [Why Times 정세분석 503] 심각한 중국, 베이다이허 회의 연장 강행]


이 기사들을 통해 올해의 베이다이허 회의가 중국의 시진핑 정권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으며 중국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2020년 8월의 베이다이허회의를 열고 싶지 않았지만 당 원로들이 시 주석의 해임안을 논의하기로 해 어쩔 수 없이 참석했고 사전 정지작업을 통해 1주일 안에 끝내려 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차 않아 2주를 넘어 3주째 열띤 토론을 하면서 회의 기간을 계속 연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터져 나온 미중무역회담의 무기연기는 지금 베이다이허 회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또한 어떠한 난관을 겪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서가 된다.


현지의 중국 소식통들이 전해오는 바로는 지금까지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다음의 5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①시진핑 주석의 외교전략 실패 시인 및 보완책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가장 큰 이슈로 다뤄진 것은 덩샤오핑의 도광양회(韬光养晦;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를 무시한 시진핑 주석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인 것으로 보인다.


당 원로들의 가장 큰 불만은 대미정책에 대한 것이다. 당 원로들은 “중국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다”면서 “미국이 중국공산당을 변화시키겠다는 결심이 섰다”면서 불안감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여기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일정 부분 잘못을 인정하면서 책사인 왕후닝 등의 문책을 통해 이를 시정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나온 것이 ’대미(對美) 유화책‘이다. 그래서 회의 도중인데도 중국 외교 사령탑인 양제츠가 지난 7일 '역사를 존중하고 미래를 향하며, 확고히 미·중 관계를 지키고 안정화해야 한다'는 장문의 글을 통해 미국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인 것이고, 왕이 외교부장 또한 지난 5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선과 내정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대결 회피" "진솔한 대화" "협력 유지" 같은 단어로 미중 관계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그동안의 기조와는 180도 다른 발언들이다. 이런 대미 유화책이 바로 베이다이허 회의의 산물로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베이다이허 회의의 결과를 집약한 것이 ’3연3경(3軟3硬) 정책‘이다. 유화책을 펼칠 대상 3, 그리고 그럼에도 강경하게 나아가야 할 분야 3, 이렇게 정리한 것이 바로 ’3연3경‘ 정책인 것이다.


우선 미국과 서방에게는 유연하게 대하고(對美國軟,對西方軟) 행동 역시 유연하게(行動上要軟) 하는 것으로 정리됐고 반면 국내정책과 선전, 그리고 홍콩 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하게 대처하겠다(對國內硬,宣傳要硬,對香港硬)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외적으로는 허리를 굽히고 대내적으로는 강압적 통치를 이어가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도 강하다. 홍콩 문제만 해도 그렇다. 홍콩문제를 강경하게 대처한다면 그것은 곧 미국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중국 당국이 이러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 내외의 비판인 것이다. 그러한 잘못된 방향이 ’3가지 유연한 대책‘을 덮고 넘어가 버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결코 미국이 속아 넘어갈 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어찌되었던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대 미국 정책을 실패로 봤고, 즉각 대미유화노선으로 변경하는 것으로 정리된 것으로 판단된다. 시진핑 주석도 “미국과의 관계를 잘 유지함으로써 미중 관계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②2035년까지의 계획 철회와 시진핑 주석의 위상 조정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작되기 전, 시진핑 주석 측이 가장 심혈을 기울였고 또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추인을 받으려 했던 것은 ’제조 2025(Made in China 2025)를 넘어 2035년까지의 중국 발전 계획이었다. 이는 곧 2035년까지 시진핑 주석이 장기집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제조 2035’ 계획‘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짐은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보도에서도 드러난다. 신화통신은 며칠전 중국국가철로집단공사(中国国家铁路集团公司)가 발표한 ’2035년 철로강국‘이라는 비전을 보도하면서 과거처럼 시진핑의 이름을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이 계획은 ’2035계획‘의 핵심 부분이어서 시진핑 주석이 직접 발표했어야 한다. 그런데 2035철로강국계획을 시진핑도, 리커창도 아닌 국가철로집단이 직접 발표했다.


특히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의 이러한 보도 흐름의 변화는 오는 10월의 5중전회에서 확정할 예정이었던 ’시진핑의 2035계획‘을 원로들이 거부했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시진핑 주석의 3연임도 거부했다는 의미이다. 이는 시진핑 주석의 위상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래서인지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에 대해 보도하면서 그동안 관례대로 써 왔던 ’당 핵심‘이라는 단어를 삭제했다. 단지 당서기로만 호칭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분명히 시진핑 주석의 위상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시진핑 주석의 위상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또다른 대목이 있다. 지난 12일자(현지시간) 뉴욕타임스의 보도다. 뉴욕타임스는 시진핑 주석과 서열 3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서열4위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의 가족들이 홍콩에 최소 5100만 달러(약 604억 원)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큰 누나인 치차오차오(齊橋橋)는 드러난 것만 최소 1900만 달러(약 225억 원)어치 고급 빌라 등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홍콩 제재가 강화되면 이들의 재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내용이 중국 내부의 핵심으로부터 빠져나간 정보라고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시진핑 주석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③리커창 총리와의 업무 영역 정리


특히 중국의 경제 운용에 있어 시진핑 주석의 위상변화는 분명히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원래 시진핑 주석 취임 당시에 당 운영과 이데올로기를 시 주석이 책임지고 리커창 총리는 경제사업을 주관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은 자신의 권한을 강화하면서 리커창이 맡고 있는 경제영역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시 주석은 자신의 심복인 류허(劉鶴)를 앞세워 미중무역협상을 이끌었고 자연스럽게 경제문제도 리커창을 소외시키면서 류허가 직접 시진핑 주석에게 보고하고 집행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동안 이러한 변화에 인내해왔던 리커창 총리가 8월의 베이다이허 회의를 계기로 당 원로들의 지지를 업고 시 주석에게 정면도전하게 된 것이며 그래서 공개석상에서 공공연하게 시 주석의 경제 정책에 반기를 든 것이었다.


사실 시진핑과 리커창의 경제발전 방향은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리커창은 시장과 민영(民營) 경제파에 속하는 반면 시진핑은 ‘마오쩌둥 시대로의 회귀(回毛时代)’와 국가가 경제를 직접 지배하는 국유기업 중심 경제를 주창한다. 그런데 당 원로들은 시진핑이 아닌 리커창의 경제운용방식에 손을 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 이후 시진핑 주석이 즉각 물러나지 않더라도 최소한 업무 영역에 대한 전면적 개편은 어쩔 수 없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제 부문과 과학기술 분야는 원래대로 리커창 총리가 직접 관장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의 무역도 리커창 총리가 직접 관장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중간 최고위급 무역협상이 무기연기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 류허로 이어지는 미국과의 무역문제 책임자 라인이 리커창으로 변경되게 되면 무역협상 전반에 걸쳐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무기 연기한 뒤에 미중간 무역체제를 완전히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것이 리커창 총리의 뜻인 것으로 보여진다.


리커창 총리는 또 그동안 시진핑 주석이 맡아왔던 ‘중앙과학기술영도소조(中央科技领导小组)’를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당 원로들에게 시진핑 주석이 가장 질책받은 것도 바로 이 분야였기 때문이다.


④국내 경제 문제


지난 10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이번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기간 중 중국 공산당 고위층이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지금 중국의 경제 상황이 극도로 위축되어 있다는 의미이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왕(新華網)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7년 만에 다시 잔반(殘飯·먹고 남은 음식) 얘기를 꺼냈는데, “음식 낭비 현상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면서 “음식 낭비를 단호히 막아야 한다”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지시를 시진핑 주석이 직접 했을까? 홍콩 밍(明)보는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식량안보 문제에 부닥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사태는 물론 중국 남부지방의 홍수피해, 메뚜기떼 피해 등으로 식량안보가 불확실성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더 근본적인 문제는 올 여름 양쯔강 유역의 집중적인 홍수로 인한 식량 생산의 대폭 감소다.


실제로 양쯔강 유역에서의 쌀 생산량은 중국 전체 쌀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번 여름 대홍수로 이 유역 상당부분이 물에 잠겼다. 그렇다면 그 피해가 얼마나 될지는 상상을 불허한다. 여기에 메뚜기떼의 습격도 있었다.


시진핑 주석의 잔반 문제 제기는 이러한 최악의 식량난을 대비하라는 지시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미중간 정면 충돌로 가는데 부족한 식량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사와야 하는 입장인 중국은 당연히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단순한 쌀 문제만 아니라 중국인의 필수 식품인 콩과 돼지고기도 문제다. 이번에 비 피해를 크게 본 쓰촨성의 경우 돼지고기 생산량은 중국 1위지역이고 전 세계 생산량의 10%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번 홍수 피해가 이러한 중국인들의 필수식품 수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도대체 예측불가다.


인구 14억 4천의 중국에게 있어서 쌀과 콩, 돼지고기는 생명과도 같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필수 중의 필수 식품이다. 그런데 이러한 필수식품의 수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정권이 뒤집어지고도 남을 정도의 위기로 가게 된다. 시진핑 주석은 바로 이러한 우려를 말하고 있는 것이고,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도 이 부분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 논의도 이루어진 것이다.


⑤대만이나 남중국해 문제로 인한 미국과의 충돌 억제


마지막으로 전운이 감도는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에 대한 강력한 당부가 당 원로들에게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요지는 이것이다. “미국과 절대 충돌하지 말라!”


이를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자에서 “분쟁 수역에서 베이징은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으려 하고 있다"면서 ”모든 군인들에게 절대 발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시 주석이 조종사 및 해군 장교들에게 미국 항공기와 군함과의 잦은 대치 속에서 자제할 것을 지시했고, 미 국방장관과의 대화에 동의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3주차로 가는 베이다이허 회의, 이제 끝이 보인다]


2020년 8월의 베이다이허 회의. 이제 끝으로 향하고 있다. 결과는 아마도 시진핑 주석에게 별로 좋지 않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강도가 어떻게 나타나는가의 마무리만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베이다이허 회의가 지금의 미중관계를 넘어 동남아시아 정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리의 주 관심사는 바로 이것이다. 계속 추적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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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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