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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0-08-09 14:05:42
  • 수정 2020-08-09 14: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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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인사 학살을 단행한 추미애장관[사진=뉴시스]


언론이 ‘학살(虐殺)’이라고 명명(命名)했지만, 추미애(秋美愛) 법무장관이 8월7일 장관 취임 후 두 번째로 단행한 검찰 검사장급 인사 내용은 윤석열(尹錫悅) 검찰총장의 옷뿐 아니라 껍질까지 벗겨 버린 것이라는 것이 보는 이들의 공통된 중론이다. 문재인(文在寅) 정권하에서 불거진 권력형 비리와 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담당하던 윤 총장 계열의 부장 검사들이 추풍낙엽(秋風落葉)처럼 모조리 한직(閑職)으로 쫓겨나가고 그 자리에 누가 보아도 문제 사건들의 수사를 성실하게 진행하기는커녕 물타기를 시도할 것이 분명한 사람들로 메워버린 것이다.


이 같은 추미애 장관의 두 번째 검찰 인사는 따지고 보면 이론의 여지 없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공공연한 항명(抗命)이다. 왜냐 하면, 문 대통령은 작년 7월 25일, 윤 총장의 부인도 동석시킨 가운데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윤 총장에게 “권력형 비리에 대해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엄정하게 해달라”고 분명하게 지시하면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되어야 한다”고 엄명했었기 때문이다.


지난 1월8일 있었던 1차에 이어서 이번에 단행된 추미애 장관의 2차 검찰 인사 내용은 누가 보아도 작년 7월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신임 총장에게 했던 지시를 우스갯거리로 만드는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거짓말쟁이가 되기로 작정한 것이던가 아니면 추미애 장관이 대통령의 지시를 어기는 항명 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 자신이나 아니면 추미애 장관의 분명한 해명이 필요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이에 관하여 만인(萬人)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없을 때는 문 대통령은 이 문제로 악질적인 ‘사기꾼’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의 추미애 장관의 검찰 인사는 그보다 훨씬 심각하고도 고약한 문제점을 수반하고 있어서 점차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1월의 1차 때도 똑같은 현상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사람들의 주목을 크게 끌지 못했던 문제가 있다. 그런데 이 문제가 이번 2차 인사에서도 여전히 반복되어서 이 현상이 단순히 1회성이 아니라 크게는 문재인 정권 차원에서, 적게는 추미애 법무부에서, 고질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것은 검찰의 4대 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및 대검 공공수사부장 자리가 계속해서 ‘호남(湖南)’ 출신 인맥(人脈)에 의하여 독점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 고위직 인사의 지역 안배 문제는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흔히 논란과 시비의 대상이 되는 문제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초대(初代) 이승만(李承晩) 정부 이래 역대 정부 때마다 시빗거리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법의 집행을 담당하는 법무부의 핵심 요직이 100% 한 지역 인맥에 의해 독식(獨食)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 문재인 정권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금년 1월과 8월에 실시된 검사장 급 인사에서 4개의 요직을 ‘호남’ 인맥(人脈)이 독점하하는 이변(異變)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은, 2017년에 등장한 문재인 정권의 ‘호남 편중(偏重) 인사’에 대한 논란이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문 정권은 이미 출범할 때 청와대와 직속 기관 가운데 비서실장(임종석•전북 장흥), 정책실장(장하성•광주), 극민소통수석(윤찬영•전북 전주), 정무(한병도•전북 익산), 정무기획(진성준•전북 전주), 시민사회(김금옥•전북 군산), 인사(김우호•전북 고창), 국정기록(조용우•전남 순천), 일자리(이호승•전남 광양), 제2부속실(유송화•전남 고흥), 국가안보실 1차장(이상철•전남 나주), 일자리위 부위원장(이용섭•전남 함평), 국민경제자문위 부위원장(김광두•전남 나주), 지방자치발전위 부위원장(김효석•전남 장성), 검찰총장(문무일•광주), 행정부 및 관련 기관 가운데 국무총리(이낙연•광주), 부총리겸교육부장관(김상곤•광주), 육군참모총장(김용우•전남 장성), 법무부장관(박상기•전남 무안), 농림수산부장관(김현수•전남 완도), 국토교통부장관(김현미•전북 정읍),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나종민•광주), 기획재정부 1차관(고형권•저남 해남), 여성가족부 차관(이수진•광주), 보건복지부 차관(권덕현•전북 남원), 외교부 2차관(조현•전북 김제), 행자부 차관(심보균•전북 김제), 금융위원장(김요범•전남 무안), 산림청장(김재현•전남 담양), 통계청장(황수경•전북 전주) 그리고 헌법재판소장(김이수•광주) 등으로 사실상 ‘호남’ 인맥으로 도배(塗褙)질을 하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그동안 3년여의 시간이 경과하는 동안에 개각(改閣)과 경질(更迭) 등을 통하여 새로운 얼굴로 바뀌었다. 예컨대 헌법재판소장이 유남석(전남 목포)으로, 국무총리가 정세균(전북 진안)으로 바뀐 것을 포함하여 상당수가 교체되었지만 많은 경우 ‘회전문(回轉門)’ 인사가 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도 바뀌어서 들어오는 새 얼굴이 대부분 역시 ‘호남’ 일색이기가 십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년에 들어 와서 검찰의 요직을 ‘호남’ 인맥이 싹쓸이한 것은 이번 경우가 처음이 아닌가 싶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은 며칠 전 국가정보원장 경질 때도 역시 ‘호남’(전남 진도) 출신인 박지원(朴智元) 전 의원을 새 원장으로 뽑아서 장안의 화두(話頭)를 자극했었다.


이 같은 현상은 매우 심각한 정치적 후유(後遺)를 수반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문재인 정권의 지역적 지지 기반이 ‘호남’이라는 특정 지역에 한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정권은 호남 사람들만을 ‘신뢰’하고 ‘편애’하여 오로지 ‘호남’인들의 지지와 충성에 의존하고 있으며 ‘호남’을 제외한 모든 다른 지역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적대시(敵對視)한다는 인상이 인사를 통하여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장기화 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이 우려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호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민심이 문 정권하에서 ‘호남’ 지역 중심의 ‘지역 차별’ 인사가 뿌리를 내리는 것을 얼마나 오랜 기간 수수방관(袖手傍觀)할 것인가가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사실은, 과거 박정희(朴正熙) 정권 때는 “호남의 소외(疎外)”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주로 ‘호남’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 안배’가 모든 인사에서 기본적 배려 사항의 하나였었다. 적지 않은 ‘호남’ 출신 인사들이 바로 이 ‘호남’에 대한 ‘지역 안배’의 수혜자가 되었었다. 고건(高建) 전 총리가 그 대표적 수혜자로 사람들의 입에 회자(膾炙)되었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두 번의 학살극(虐殺劇)을 통하여 ‘윤석열의 검찰’에서 ‘추미애의 검찰’로 옷을 바꿔입은 검찰의 ‘호남 4인방(四人幇)’이 앞으로 어떤 칼춤을 출 것인지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들의 ‘칼춤’이 혹시라도 “회자수(劊子手)들의 망나니 춤”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닌가 두려움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당사자들은 물론 문재인 씨와 추미애 씨가 인식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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