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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김정은의 착각, 문재인의 환상” - 박지원-이인영 안보라인 거세게 밀어붙인 이유 있었다! - 김정은이 ‘핵보유국’을 천명했지만 이는 착각일뿐 - 핵보유국 인정, 美와 핵군축협상? 모두 착각에 빠진것
  • 기사등록 2020-07-29 18:47:57
  • 수정 2020-07-29 22: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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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이 지난 27일 북한을 스스로 핵보유국이라 지칭하면서 핵억제력을 강조했다. [사진=KCNA]


[“핵보유국” 공개 언급한 김정은]


북한 김정은이 정전협정 체결일인 지난 27일, 2018년 미-북 비핵화 협상 이후 처음으로 직접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규정하고 ‘자위적 핵 억제력’을 거론했다.


김정은은 이날 열린 제6차 전국노병대회에서 “온갖 압박과 도전들을 강인하게 이겨내며 우리는 핵보유국으로 자기 발전의 길을 걸어왔다”면서 "세상이 무시할 수도 없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전략적 지위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언급한 것은 지난 2016년 5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화 보고 이후 4년 만이다.


김정은은 이어 “믿음직하고 효과적인 자위적 핵 억제력으로 이 땅에 더는 전쟁이라는 말은 없을 것이며 국가의 안전과 미래는 영원히 굳건하게 담보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정은이 ‘핵보유국’을 천명한 이유]


김정은이 미북 비핵화 협상을 시작한지 처음으로 ‘핵보유국’임을 천명한 것은 두 가지의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이유1: 북한은 이미 핵을 완성해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대우해 달라!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인정하는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 6개국이다. 그러나 인도와 파키스탄은 1974년과 1998년 각각 핵실험까지 했고, 이스라엘은 핵실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핵보유국으로서 사실상 인식되고 있다.


이란은 2006년 4월 11일 스스로 핵클럽 국가로 선언했고, 북한도 2006년 10월 9일 핵무기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발표했지만 국제 사회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스스로 핵보유국이라 천명한 이란과 북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핵 포기를 요구하고 있고 비핵화를 이룰 때까지 제재를 가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대선정국이 혼란스런 틈을 타 북한 김정은이 다시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천명했다는 점은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준다.


우선 북한은 비핵화 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 북한더러 비핵화하라고 요구하지도 말라는 것이다. 그 말은 곧 비핵화를 전제로 대북제재를 하고 있으나 이를 전면적으로 거부한다는 뜻도 담겨있다.


*이유2: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은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과 만약 협상한다면 ‘핵군축’ 차원에서 테이블에 앉겠다.


결국 북한 스스로 핵보유국으로 선언했다는 것은 비핵화 할 의사가 전혀 없으니 미국과의 향후 협상 주제 자체를 ‘군축’의 차원에서나 다룰 수 있다고 미국에 통보한 것이라 보여진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18년 8월 28일자 노동신문 논평에서 ‘북부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을 결심하면서’ “(이러한 결단이)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는 점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이때 이미 북한을 핵보유국이라는 기본 전제하에 향후 미국과 진행할 비핵화 대화를 ‘북핵 폐기’가 아닌, ‘핵동결’ 또는 ‘미북 간 동시 핵군축’으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러한 전술은 전형적인 '빨치산 전략'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과거 냉전 시절 소련과 중국·북한이 보여줬던 공산주의자들의 고전적 술수를 차용한 것이다.


이미 1979년 6월 미국의 지미카터 대통령과 소련의 브레즈네프 공산당 서기장과의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II)’ 체결 당시 미국은 소련의 기만과 허세, 겁주기 전술에 완전히 속아 넘어간 적이 있었다.


전략무기 제한 협정을 두고 미국에선 ‘평화의 길을 열었다’며 자부심에 가득 찼지만 소련 권력층에선 ‘기만전술의 개가'라며 조소했다는 것이 이미 정설로 되어 있다.


미국은 소련의 공산주의적 기만술에 속아 핵무기를 적재한 전략 폭격기와 ICBM, SLBM을 더욱 줄이는 SALTⅡ 협정 체결로 이어졌지만, 소련의 진짜 협상 목적은 핵무기를 줄이는 게 아니라 기술에서 앞선 미국의 탄도탄 요격미사일(ABM)의 무력화가 주 목적이었던 것이다.


당시 소련은 다량의 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미국은 이를 중간에 요격해 무력화할 수 있는 ABM을 확보하고 있었다. 이는 소련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그런데 당시 소련은 철저한 기만술로 자신들이 전혀 가지고 있지도 않았던 ABM이 있는 척 미국을 속이면서 결국 미국과 동시에 ABM 기지도 줄이고 수량도 제한하는 협정에 미국이 체결하도록 만들었다. 결국 소련은 있지도 않은 ABM을 폐기한 척 했고 미국은 도저히 소련이 넘을 수 없는 기술을 스스로 폐기해 버리는 우를 범하게 되었다.


마찬가지다. 분명한 것은 북한은 어떤 방법으로든 미국의 대 북한 군사적 압박을 이겨낼 수 없다. 북한이 미국과 핵군축 협상을 하겠다는 것은 냉전 당시 소련이 했던 방식 그대로 아직 최종적으로 완성되지도 않은 미국 공격용 ICBM 및 SLBM들을 위협용으로 미국에 카드로 흔들면서 이들을 몇 개 줄이는(군축)의 대가로 우선 북한을 위협하는 미국의 전력을 미국 본토로 철수시키고 더불어 대북제재도 해제시켜 보려는 빨치산 전략을 사용하려 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그러한 계략은 이미 드러난 바 있다. 2년전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문구 중 ’한반도 비핵화‘라는 단어가 미국은 당연히 북한 비핵화라고 생각했지만 김정은은 한반도를 둘러싼 비핵화, 곧 북한을 위협할 수 있는 모든 지역의 비핵화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북한을 위협할 수 있는 지역에는 미국령 괌(Guam)까지 포함된다. 곧 김정은이 주장하는 한반도 비핵화에는 일본에 있는 미군 철수와 함께 괌의 북한 위협용 전력까지의 철수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김정은식 빨치산 군축협상 전략인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김정은이 “북한은 이미 상당 수준의 핵무기를 가진 핵보유국이며 핵으로만 안보를 보장할 수 있기에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앞으로 미국과 협상을 하더라도 핵군축 차원에서 논의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의 착각 1: 미국은 결코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김정은의 생각은 그야말로 엄청난 착각이다. 물론 김정은이 그러한 착각을 하게 된데는 남쪽의 주요 인사들이 그렇게 착각하도록 부추긴 측면이 분명히 있다.


문재인 정권 출범 초기부터 집권세력 핵심인사들이 그야말로 낭만적인 ’북핵론‘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 같은 이는 지난 2017년 9월 27일의 한 토론회에서 “인도·파키스탄처럼 북한의 핵보유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감동을 느꼈다”면서 “않은 분들이 한미동맹이 깨진다 하더라도 전쟁은 안된다고 한다”는 주장을 했었다.


과거 햇볕론자들은 북한이 핵개발을 할 능력도, 의사도 전혀 없다고 하더니 이제는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도 남쪽은 절대 핵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강변한다. 도대체 무슨 논리인지 알 수가 없다.


이렇게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자는 집권세력 핵심인사들의 주장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면서 한미동맹 폐기까지 주장들을 하니 북한도 이러한 남쪽 핵심인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주장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는 단지 미국만의 뜻이 아니고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도 적극 찬성하는 일이다. 그래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제재를 함께 하겠다고 약속까지 한 것이고 그래서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그 말은 북한이 아무리 핵을 가지겠다고 주장해도 전 세계가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해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 말은 한국의 좌파인사들이 북핵 용인을 해 주고 싶어도 유엔을 비롯한 회원국들마저 반대하는 상황이니까 결코 들어줄 수도 없는 ’불가능한 과제‘라는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이 민주당 바이든으로 바뀐다면 김정은의 생각도 펼쳐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그것은 더더욱 착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탑-다운 방식이라 김정은이 미국의 대통령 얼굴이라도 보면서 대화를 할 수 있지만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는 실무선 협상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아예 정상회담도 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김정은의 입지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 말은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든 북한의 핵보유는 인정할 수가 없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북한을 향한 제재는 풀리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금 김정은이 가지고 있는 큰 착각인 것이다.


[착각 2: 핵 포기 하지 않고도 북한 경제 살릴 수 있다]


지금 북한 김정은의 초미의 관심사는 북한의 경제다. 그래서 시시때때로 김정은은 북한 경제에 대해 말하고 특히 평양시민들의 생활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동안 강력한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의 경제의 숨통은 이미 조일만큼 조여졌다. 그래도 중국과 러시아라는 생명줄이 있어 유지될 수 있었고 그래도 나름 북한 우호국들과 인력 장사를 해 달러벌이를 해 왔었다.


그러나 올해 초 갑자기 닥친 코로나19는 그나마 인공호흡기 같은 그 숨줄 마저 조여버렸다. 지금 얼마나 북한 경제가 처참한 상황에 놓여 있는가는 김정은의 지난 20일 노동신문이 보도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평양종합병원을 이대로 내버려 두면 당의 이미지에 흙탕질이 될 수 있다고 준절히 비판하셨다"는 내용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 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 [사진=KCNA]


김정은이 19일, 이른바 1호사업인 평양종합병원 건설현장에 나타나 불만에 가득 찬 표정으로 격노하며 책임자까지 전면 교체했다. 평양종합병원 건설은 무려 20층에 달하는 고층건물로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기 시작하던 3월 17일 김정은의 지시로 착공했다. “인민의 삶을 하염없이 책임지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3월 17일 직접 첫 삽을 뜨고 발파 단추를 누르기까지 했다.


당시 김정은은 다가오는 노동당 창당기념일(10월 10일)까지 완공할 것을 지시하며 내각에 필요한 자재와 설비를 최대한 앞당겨 공급하라고 지시까지 했다. 이는 김정은의 '애민(愛民·인민 사랑)'을 상징하는 대표성을 띄고 있었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사를 수행했어야만 했다.


그런데 완공목표일인 10월 10일을 세달 여 앞둔 시점임에도 평양종합병원 공사는 지지부진했다. 건설재재 공급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병원에 넣어야 할 의료기구들 역시 태부족 상태였던 것이다.

그동안 북한 당국이 주민들로부터 자재료 등 각종 명목으로 돈을 뜯기도 했음에도 중앙에서의 기본적인 예산 지원 부족으로 이렇게 엄청난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김정은이 평양종합병원 책임자부터 전면 교체하고 내각에 총동원령을 내리자 우선 북한의 해외 조직들에게 병원건설을 위한 자금 송금을 긴급 지시했다. 각 나라들에 세포같이 퍼져있는 해외조직원 및 공관에게 긴급히 평양으로의 송금을 지시한 것이다. 북한 소식통의 전언이 그렇다.


이뿐 아니라 남쪽의 북한 우호세력에게도 인도적 차원에서의 북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도 평양종합병원 건설 지원을 명분으로 북한과 접촉하려고 전면적인 인적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이인영 통일부장관-박지원 국정원장을 그렇게 급하게 밀어붙였던 것이다.


이인영 장관도 후보자 시절이던 지난 19일 북한의 관심이 높은 평양종합병원 등 병원시설·의료인력 개선, 개성이나 비무장지대(DMZ)에 '남북생명보건단지' 구축 등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해 북한측과 이러한 교감이 오갔음을 암시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장관 같은 이는 남북협력기금 1조 2000억원을 평양종합병원 건설에 지원하고, 남북정상회담의 밑바탕이 될 수 있도록 하자며 구체적 방안까지 제안하기도 했다. 그래서 3차 추경 당시 쓰지도 않은 남북협력기금 삭감을 야당이 주장하자 민주당이 그토록 반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병원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 필요한 CT·MRI 등의 첨단 기기는 모두 대북제재 대상이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추진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착각]


이러한 김정은의 착각에 문재인 정부도 함께 거대한 착각에 빠져 있다. 이번에 새롭게 개편된 안보진용은 ’제2의 햇볕론자‘들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대북지원을 함으로써 북한과 온기를 만들어 보려 할 것이다.


그 첫 단추가 평양종합병원’ 건설 지원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들의 엄청난 착각은 그렇게 북한에게 ‘따뜻한 옷’을 입혀주면 평화가 저절로 올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남쪽 정부가 북쪽에 그야말로 선의(善意)로 지원해 주면 줄수록 ‘북갑남을(北甲南乙; 북한이 갑, 남한은 을)의 공식만 강화될 뿐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한국은 북한의 노예가 되어 북한이 요구하는 대로 다 퍼주면서도 수시로 ’삶은 소대가리‘, ’돌부처도 웃길 추태‘ 같은 조롱을 받게 될 것이다.


하나만 이야기하자.


6·25전쟁 당시 중국·북한과의 정전협상을 이끌었던 미 해군의 터너 조이 제독이 『공산주의자들은 어떻게 협상하는가(How Communists negotiate)』이라는 저서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알아듣는 논리는 오로지 힘뿐이다’ ‘공산주의자들이 요구하는 대로 하지 말고 모든 사안에서 똑같은 양보를 요구하라’ ‘서두르지 말라’ ‘정치적인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협상에 들어가라’ ‘적이 원한다고 협상하지 말라’ 라고 말했다.


1956년에 출간된 책인데 지금도 그 말이 그대로 유효하다. 왜냐하면 공산당의 전술은 지금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말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숱하게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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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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