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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16 09:57:46
  • 수정 2018-02-18 10: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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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공유경제가 내 것을 남에게 공짜로 쓰게 해주는 자선행위라고 오해한다
-내 사업 망하면 공정경쟁 아니다? 우버, 구글 지도, 원격 진료, 핀테크도 허용 못한다는 태도
-‘공정한 시장’은 동일한 기업 간의 시장이 아니다.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아래 기사를 보고 조금은 화가 나신 제주도의 호텔업을 하신다는 분이 전화를 주셨다. 공유경제 혁신을 옹호하는 나에게 항의를 하기 위해서다. 내 이름과 사무실 번호가 공개되어 있는데서 오는 부작용이다.


‘기존사업 충돌 공유경제 문제, 시민 눈높이서 풀어야’


대뜸 에어비엔비(Airbnb)는 공유경제가 아니란다. 기가 막히다. 

공유경제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나에게 공유경제가 무엇인지 이 말의 정의를 가르치려 한다.


▲ 시장경쟁에 무지한 사람들이 우버의 등장을 반대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공유경제가 내 것을 남에게 공짜로 쓰게 해주는 자선행위를 뜻하는 줄 안다. 우리말 공유나 서비스라는 말이 그렇게 통용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영어의 공유경제나 서비스는 공짜라는 말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공유경제란 개인이 갖고 있는 자산을 다른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산을 빌려준 사람은 사용료를 받고, 그 수요와 공급을 안전하게 연결해준 중간업자(공유경제 플랫폼 업자, 즉 Airbnb 등)는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고 안전하게 대가를 지급하게 해준 서비스에 대해 수수료를 받는,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경제의 한 모습일 뿐이다. 그냥 실시간 연결해주는 중간업자가 존재하는 스마트 임대업이다.


나는 짜증이 나서 전화해온 그분에게 “공유경제의 정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혁신으로 경쟁하면 소비자, 즉 시장이 선택하게 두어야지 공급자들의 이해만을 대변하는 것에 대해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한다. 공유경제와 자신과 같은 영세 숙박업자는 공정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혁신적 공유경제 서비스를 허용하면 자신이 망할 수 있으니 자신이 안 망할 때까지 공유 서비스를 허용해주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게 안되면 공정한 시장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 논리로 연장선에서 우버도 허용이 안되고, 구글 지도도 허용이 안되고, 원격 진료도 안되고, 대부분의 핀테크도 허용이 안된다.


공정한 경쟁이 무엇일까?


이들의 주장은 대등한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로 이루어진 시장에서만 경쟁과 혁신을 허락해야 한다는 논리다. 시장이 공정하지 않다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주장은 시장경쟁에 대한 지극한 무지의 소산이다. 경쟁력이 다른 것을 극복하고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것이 시장에서 기업의 숙명이고 다른 경쟁력을 극복하고 초월하기 위해 혁신이 존재하는 것이다.


정부가 대기업으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시장의 심판자가 되고 경찰이 되겠다는 것도 이런 무지, 공급자 중심의 억지에 기반한다. 작은 기업은 차별화와 속도로 경쟁하고 창의성으로 경쟁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항상 골리앗의 승리로 귀결된다면 시장 혁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스타트업 아마존이 업계의 골리앗인 반스엔노블스와 월마트를 위협하는 게 혁신이고, IT업계의 낙오자 애플이 IBM을 초월하는 것이 혁신이다.


“나는 다윗이기 때문에 골리앗을 막아 주세요.”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은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소비자를 위해 기업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업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과 동일하다. ‘공정한 시장’은 동일한 기업 간의 시장이 아니다.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세상에 존재할 뿐이다. 기업도 동일하다.


기업가 정신 잃은 좀비 기업가들이 시장에서 판을 친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혁신은 길을 잃었고, 점점 더 목표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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