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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칼럼] 대한민국 학부모로 산다는 것 - 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 박소영 대표, 25일 발표 - 정교모 주관, '대한민국 교육 자유화 운동을 시작하며' 발표
  • 기사등록 2020-06-25 15: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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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6월 25일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 주관으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교육 자유화 운동을 시작하며"라는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 및 국민대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이다.


▲ [사진=Why Times]


저는 대한민국 학부모입니다.


대한민국의 교육이 이대로 무너지는 것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학부모의 목소리를 대신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교육이 바뀌어야한다고, 교육이 문제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누구 하나 이 지경이 된 지금의 교육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어 답답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교육을 바꿔보고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문제가 터졌을 때 대한민국의 저와 같은 평범한 학부모들은 그저 내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부모로서 자괴감마저 들었습니다. 부모로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부처럼 우리 아이들에게 해주지 못한 미안함이 아니라 힘을 이용하고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서 내 자식만 잘 되면 된다고 제도를 이용하고 룰을 어기는 그런 사회에서 살게 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었습니다.


열심히 하면 된다. 성실하게 살면 성공한다고 가르쳤던 그 너무나도 당연하고 상식적인 그 기준이 무너진 것 같아 부모로서 너무 괴롭고 힘이 들었습니다.


민주주의를 외쳐왔던 세력들이 이제 그 수고를 자리로 보상받고 돈으로 보상받아 또 다른 기득권이 된 이 대한민국은 이제 역사마저 자기들의 자리를 보전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정의연의 회계부정 의혹 문제만 해도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을 지경입니다. 전쟁의 상처로 힘들게 살아오신 할머니들을 앞세워 도대체 그들은 무슨 일을 저지른 것인지. 대한민국을 이끌어가야 할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무슨 말로 작금의 상황을 이해시켜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 뿐입니까? 지금의 대한민국은 나는 해도 괜찮고 상대방은 무조건 옳지 않다는 이분법적인 논리가 팽배해져 국민들을 분열시켜놓고, 세대간, 계층간 심지어는 가족 간에도 이념의 대립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역사의 왜곡이 그 시작이었고, 현 정권이 하는 일 외엔 모든 것을 적폐로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 도화선이 된 것입니다.


교육현장은 어떻습니까? 학생들의 행복을 표방하고 나선 전교조는 결국 입시 제도를 이용해 자신들의 평가권은 강화시키려고 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평가는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와 왜곡된 사회의식을 먼저 가르치고, 대한민국의 희망을 가르치기보다 부조리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먼저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인헌고 사태는 어땠습니까? 자신들의 부조리에 맞서 목소리를 낸 학생들에게 교사로서 그리고 교육행정당국으로서 얼마나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줬는지 우리는 똑똑히 보았습니다. 그 사건을 통해서 대한민국 교육 현장의 편향된 왜곡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학부모로서 어른으로서 인호 화랑이에게 정말 부끄러웠고, 대한민국 곳곳에서 숨소리도 내지 못하고 전교조교사들이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역사 왜곡과 사회의 불만을 고스란히 들어내야 하는 제2 제3의 인호와 화랑이를 위해서라도 대한민국의 학부모로서 바른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강조하고, 경쟁에서 벗어나게 해주겠다는 주장을 일삼으며 결국 자기 자녀들은 특목고 자사고 로스쿨에 보내고도 그것은 자기 자녀들의 선택이었을 뿐 자기들이 보내고자 한게 아니라고 하는 것을 어느 부모가 곧이곧대로 듣겠습니까. 자사고 특목고 학생들의 만족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회의 악으로 몰아 폐지시키는 것이 과연 우리 교육을 위해 옳은 선택인가요? 오히려 학부모와 학생의 선택권마저 박탈하겠다는 잘못된 정책이라는 생각은 안 드는지, 그럼 수월성 교육의 대안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정부와 교육부의 모습이 학부모들에게 신뢰를 잃은 만큼 이젠 더 이상 교육제도에 섣불리 손을 대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이제 곧 고교학점제도 마에스터고를 첫 시작으로 확산시키겠다고 합니다.


우리 학부모들은 두렵습니다.


정말 과연 이 고교학점제는 우리 교육 현장을 되살리고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는데 밑거름이 될 수 있을까. 집중이수제,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 학생부종합전형처럼 우리 학부모들이 제대로 알기 위해 또 얼마나 여기 저기 쫓아다니고 공부해야 하는 건지 마음이 복잡합니다. 그런데 먹고 살기 바쁜 우리 학부모는 이마저의 고민도 사치입니다. 도대체 교육과정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알 여력도 없고 알 수도 없습니다. 그저 조국 전 법무부장관 과 같은 뉴스를 들을 때마다 난 무엇을 한 것인지 내 아이에게 관심조차 갖지 못한 미안함에 그저 자는 아이의 등만 쓸어줄 뿐입니다.


내 아이가 내 밑에서 태어나서 정보력도 부족하고 경제적인 지원을 못 받아서 그렇지 않은 부유한 환경의 아이에게 밀려 열심히 노력했지만,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좌절한다면, 여러분은 어떠시겠습니까?


지금의 대한민국은 교육 현장마저도 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 잘 만나 공저자로 발표된 논문이 몇 편씩 된다느니, 누구의 자식이 부정입학을 했다느니 시험지가 유출됐다느니, 학교가 공부 잘 하는 학생을 위해 수행평가 기준을 바꾸고, 상을 몰아주었다느니 그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학교를 믿고, 대한민국 교육부를 믿었던 학부모들은 분노합니다.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꿈을 실현하는 학교교육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이상주의 뒤의 검은 그림자 앞에 꿈을 포기하게 하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부모들은 더 이상 입시정책에 대해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이 너무나 커진 상황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다양한 특성을 가진 아이들을 뽑겠다고 한 전형입니다. 그렇게 학생들의 다양성을 존중한다면, 태어나면서부터 성실한 아이나 방황하다 뒤늦게 철든 아이도 모두 선택할 수 있는 기회는 평등하게 줘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학부모들의 외침은 늘 학교 현장에서 고군분투 하시는 선생님들께 불만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의 입시경쟁 교육환경에 일부는 학부모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함께 하겠습니다. 대한민국 교육 현장이 건강해지고 올바르게 나아가는데 동참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학부모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10여년 전부터 늘 용기 잃지 말라고,
공교육 정상화 시키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교사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솔직히 고백해 주셨던 많은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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