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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쪼개기] 김정은, 정치국회의에서 대남문제 언급안한 이유? - 김정은, 김여정 대남-대미정책 총괄로 역할분담 한듯 - 김정은 급변 대비한 후계 구도 일환, 자연스러운 승계 준비 - 김정은과 '굿캅-배드캅' 역할 분담 가능성도 있어
  • 기사등록 2020-06-08 11:10:22
  • 수정 2020-06-08 18: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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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이 지난 7일 북한 정치국회의를 주재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김정은 주재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 대남 현안 언급은 없었다]


북한이 지난 7일 김정은 위원장 주재한 가운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고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립경제 발전과 인민생활 향상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했을 뿐, 연일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대북 전단을 비롯한 대남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지난달 24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 회의를 주재한 이후 보름 만이다.


노동신문은 “정치국 위임에 따라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사회하시었다”며 “회의에서는 나라의 자립경제를 더욱 발전시키며 인민들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데서 나서는 일련의 중대한 문제들이 심도있게 토의됐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정은은 “화학공업은 공업의 기초”라면서 “화학공업의 구조를 주체화, 현대화의 요구에 맞게 개조하고 지속적인 발전궤도에 올려 세우기 위한 방향과 방도를 밝혀주셨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은 주택 건설 등 평양 시민들의 생활 보장을 위한 국가적 대책도 세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 지난 7일 열린 북한 노동당 정치국회의 장면 [사진=노동신문]


[뉴스쪼개기: 뉴스에 대한 와이타임스의 시각]


참으로 특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남관계에 있어서 소위 ‘최고존엄’이라는 김정은은 침묵하고 있는데 김여정이 김정은에게만 사용되는 ‘지시’라는 단어를 써가며 대남(對南) 및 대미(對美) 문제에 대해 올 들어 세 차례나 담화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5일 통일전선부 담화에서는 김여정을 가리켜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제1부부장”이라고 소개했고, “(김여정이 4일 발표한) 담화문을 집행하기 위한 검토사업에 착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도 했다.


이는 이미 김여정이 사실상 2인자 반열에 섰으며 김정은과 거의 동급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의미다.


더더욱 의미심장한 것은 4일의 김여정 담화 이후에 곧바로 5일 통일전선부의 김여정 담화를 옹위하는 성명이 이어졌고, 이후 북한 전역에서 김여정 담화를 따르는 군중집회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의 거의 모든 매체들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노동신문이 김정은 관련 ‘1호 행사’ 보도 외에 이렇게 엄청난 지면을 할애해 집중 보도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이례적이다.


김여정의 대외적 위상과 함께 대내적으로도 대남(對南) 및 대미(對美) 정책을 총괄하는 실질적 책임자요 집행자로 우뚝 선 것으로 보인다. 통일전선부가 김여정 지시와 관련해 "개성 북남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할 것” “접경지역에서 남측이 골머리가 아파할 일판을 벌여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고 한 부분에 대해 눈여겨 봐야 한다. 이는 김여정이 대남 공작기구인 통전부와 국무위원회 직속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그리고 심지어 군부까지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여정이 이렇게까지 전면에 나선 이유는 아마도 김정은의 건강이 가장 큰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지만 사실 그렇게 상태가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다. 그래서 지금 미국 내에서는 ‘김정은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북한 급변사태를 대비하는 플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대남(對南) 및 대미(對美) 정책 수행을 아예 김여정에게 맡겨 권한 위임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역할분담을 했다는 의미다.


이렇게 북한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 분야인 대남·대미전략을 김여정이 수행하면서 통치 전면에 나섬으로써 혹시 김정은에게 변고가 생기더라도 자연스럽게 권력 승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굿캅-배드캅(Good Cop, Bad Cop)’ 전략 가능성이다. 이는 북한 주민을 위한 경제 부문 등의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분야는 김정은이 전면에 나서는 ‘굿 캅’ 역할을 맡고 대신 미국과 한국과의 싸움은 김여정이 나서는 ‘배드 캅’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대남도발로 인해 나중에 문제가 심각해지더라도 ‘굿 캅’이었던 김정은이 다시 전면에 나서면서 문제 해결의 여지를 남겨둘 수 있게 된다.


어떻게 해석을 하든 북한은 이제 정면돌파전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단 북한은 김여정을 앞세워 대남도발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에 김정은은 북한 내부를 다독거리는 일, 특히 경제 분야에 집중해 현지 지도 등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김정은이 아닌 김여정이 직접 전면에 나섬으로써 대남도발의 강도는 더욱 매서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남쪽을 윽박지르듯 강경하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래저래 우리 국민들만 스트레스 받게 생겼다.


*뉴스 한 줄 평:

“그저 북한, 오직 북한... 그럼에도 소박맞은 문재인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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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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