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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악연' 만난 이해찬·김종인…金 "4년 전엔 내가 이 자리" - 덕담으로 대립각 피해…적극적 재정 역할에 공감대 형성 - 김종인, 13대 총선서 이해찬에 패배…다시는 지역구 안나가 - 이해찬은 20대 총선서 김종인에게 '컷오프'…무소속으로 당선
  • 기사등록 2020-06-03 15:49:00
  • 수정 2020-06-03 16: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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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오른쪽)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환담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정치권에서 '32년 악연'으로 유명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집권여당과 제1야당 대표로서 첫 상견례를 가졌다.


김 위원장이 취임 인사를 겸해 이 대표를 예방함에 따라 여야 대표의 회동이 이뤄진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21대 국회 여야 대표의 첫 만남이라는 정치적 의미를 뛰어넘는 주목을 받았다. 이들의 오랜 악연이 다시금 회자되면서다.


이 때문에 이날 만남에서 뼈 있는 말들이 오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오랜 경륜의 두 거물 정치인은 주로 덕담을 주고 받고 협치를 강조하면서 각을 피했다.


이 대표는 "어려운 일을 맡으셨다"며 "선거가 끝나고 한 달이 됐는데 우리나라 정당 문화와 국회를 혁신하는 좋은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


어려운 일을 맡았다는 말에 "팔자가 그렇게 되나보다"라고 웃은 김 위원장은 "이번 선거 결과로 거대 여당을 만드셨고 경제 상황도 코로나로 하여금 상당히 변화가 심한 상황에 있으니 정치권에서 옛날 사고로 (정치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여야가 나라 발전을 위해 좀 협조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 코로나19 위기에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에 공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전세계가 한번도 겪어 보지 못한 경제상황을 겪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에 서 있어서 대책을 빨리빨리 세워야 한다"며 "그런데 제가 최근 느끼는 게 한번도 정부 재정이라는 게 경제 정책에 큰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이 대표도 "그동안 너무 국가부채 얘기만 과도하게 하다보니…(그렇게 된 것 같다)"고 호응했다. 정부가 국가부채비율 증가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확대 재정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에 공감한 것이다.


그러자 김 위원장도 "(정부는) 국가부채에 대한 두려움만 있고 (국가부채가 늘면) 마치 나라가 가라앉는 것처럼 하기 때문에 정부 재정은 예산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어서 국회가 역할을 충실하게 해줘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어진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고 농담을 해 좌중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과거 악연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었다.


두 사람의 악연이 시작된 것은 1988년 치러진 13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민주정의당에서 전국구(현 비례대표) 재선 의원이었던 김 위원장은 서울 관악구을에 지역구 후보로 처음 출마했다가 평화민주당 후보였던 이 대표에게 패했다.


첫 지역구 도전에서 쓴 맛을 본 김 위원장은 이후 다시는 지역구 후보로 나서지 않은 반면 처음 금배지를 달게 된 이 대표는 이를 시작으로 총 7번 출마한 지역구 선거에서 전승을 거두는 기록을 남겼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역전된다. 당시 선거에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김 위원장은 이 대표를 컷오프(공천배제)시켰다. 이때 일각에서는 1988년 선거 때의 앙금이 남은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뒤 세종시에서 무소속으로 생환해 민주당에 복당하며 당 대표까지 올랐다.


뒤 이어 올해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김 위원장이 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두 사람은 각각 여야의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자리로 다시 맞붙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선대위원장에 임명된 게 선거를 불과 한 달 가량 앞둔 시점이어서 시간이 촉박했다는 평가가 많았고 결과도 이 대표의 민주당 압승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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