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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미래통합당, ‘미래’가 안 보인다! - 당내 중진들이 앞장서서 '비대위 불발' 자폭 테러한 셈 - 2년후 대선향한 ‘완전한 리셋’과 환골탈태 거부한 것 - 미래한국당, 통합당과 합당말고 차라리 독자세력화하라!
  • 기사등록 2020-04-29 10:28:22
  • 수정 2020-04-29 1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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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차 상임전국위원회가 28일 오후 여의도 63컨벤션센터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사진=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사실상 무산시킨 미래통합당]


이럴 줄 알았다.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이 부활의 날갯짓을 위한 김종인 비대위를 사실상 무산시켰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권과 대권을 노리는 중진들의 탐욕 때문이다. 자신들의 이해 관계가 미래통합당의 미래보다 더 중요하다는 그 이기적 욕심이 결국 김종인 비대위를 날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28일 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을 겨우 가결했지만 앞서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정족수 미달로 차기 전당대회 개최 시한을 8월 31일로 규정한 당헌 부칙을 개정하는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곧바로 출범해서 당을 추슬러야 할 비대위가 4개월 시한부 체제가 되면서 사실상 비대위 출범 자체가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 당의 부활을 위한 비대위가 아니라 그저 당 대표 선출까지의 관리형 비대위 역할만 하라는 요구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


그렇다면 28일의 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4·15총선에서 낙선한 심재철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강행하려 했지만 최고위원 중 유일한 당선자인 조경태 최고위원은 의견 수렴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김종인 비대위 체제 출범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조경태 의원과 함께 김태흠 의원 등 3선급 이상 중진들은 자신들의 당대표 출마, 대선 출마에 김종인 비대위가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이 전국위원회를 지켜본 당내 인사들의 관전평이다.


그래서 중진들이 주축을 이룬 상임 전국위원회를 정족수 미달로 무산시켜 김종인 위원장의 임기를 4개월로 제한해 버린 것이다. 당내 중진들은 전국위원회 상임위원들의 출석을 하지 못하도록 독려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체 상임 전국위원 45명 가운데 17명만 출석해 과반수 미달로 성원을 채우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결국 비대위원장의 임기를 다음 전당대회 때까지 제한해 버림으로써 자신들의 바람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전국위원회에서도 미래통합당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났다. 전혀 ‘통합’이 되지 않은 산산조각난 통합당의 현재 모습, 그리고 중진들의 미래만 바라보는 ‘미래’없는 미래통합당의 추한 꼴이 그대로 까발려진 것이다.


재적 위원 과반(330명)을 채워 개최된 전국위원회 회의장 안에서도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많았다. "당헌·당규 무시하고 왜 제멋대로 하느냐?"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정병국(5선·경기 여주·양평) 의원 등은 "일방적 표결은 의미가 없다"면서 도중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반대하면서 전당대회를 통한 지도 체제를 강력하게 주장한 중진들은 5선에 성공한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과 김태흠(3선·충남 보령·서천), 조해진(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등이다. 여기에 장외에서의 홍준표 전 대표가 바람을 잡은 것도 큰 몫을 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총선을 망친 당 지도부는 당연히 물러나고 당선인총회가 전권을 갖고 비대위를 구성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반감을 갖게 된 것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밝힌 ‘40대 경제통 대선 후보론’과 ‘세대교체론’, ‘지난 대선 출마자(홍준표, 유승민)들의 시효 만료’ 등에 대한 반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8일의 이러한 당내 혼란은 마치 2016년 총선 패배후의 새누리당의 모습과 판박이다. 총선 패배 직후 새누리당은 ‘김용태 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려 했지만 친박(親朴)계가 조직적으로 참석 거부를 유도하면서 전국위원회가 무산된 적이 있었다. 그때도 선거 패배후 부활을 논의해야 했으나 결국 당내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의 싸움을 벌이면서 끝없는 추락을 했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정진석 의원은 "친박의 자폭 테러로 당이 공중분해됐다"고 했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4년 전에는 당의 주류였던 친박계가 당권을 계속 장악하려는 욕심 때문이었다면 이번에는 당내 중진들이 당권과 대권을 바라보면서 미래통합당의 ‘미래’를 없애버린 셈이고 당내 중진들이 앞장서서 자폭 테러를 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 남은 길은 공중분해밖에 없다.


당장 당의 앞날을 걱정하는 인사들은 "국민에게 이렇게 혼이 났는데 중진들이 기득권 집착을 버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쏟아냈으며 "국민에게는 '자기네끼리도 싸우기만 하는 야당'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김학용 의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이번 전국위원회를 사실상 무산시킨 당내 중진들은 정작 보수정치를 몰락시킨 당사자들 아닌가? 그런 자들이 중심이 되어 미래통합당을 이런 꼴로 만드는 것은 한마디로 미래통합당의 ‘완전한 리셋(재개발)’과 환골탈태를 거부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미래가 없는’ 미래통합당을 누가 지지해 줄까?


[일단 시한부 비대위 체제 거부한 김종인 위원장]


우리 신문이 총선 패배 직후인 지난 18일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지금 해야할 일 7가지”라는 논평을 통해 비대위를 조속히 꾸려야 하고 이를 맡을 비대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선대위원장을 추천한 것은 선거 패배 직후여서 조속히 당을 추슬러야 한다는 명제도 있었고, 지금은 당권이나 대권 같은 욕심이 있는 사람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면 당 자체가 완전히 추락할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관련기사: [논평]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지금 해야할 일 7가지(4월 18일)]

[관련 영상: [Why Times 논평 405]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지금 해야할 일 7가지]


미래통합당은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속 패배했다.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보수 정치의 존립 기반조차 무너질 위기인데도 그런 의식을 전혀 못하고 있다.


우리 신문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찬성한 것은 당연히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당을 추스르는데 차선의 대책은 될 것이라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권과 대권에 욕심이 있는 당내 중진들은 대안 제시도 없이 비대위 출범을 흔들었다. 당의 미래와 쇄신 때문이 아닌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우선해서였다. 그동안 미래통합당 속성상 이런 일들이 일어날 것으로 예견했기 때문에 당권이나 대권에 욕심이 없는 사심없는 사람이 일단 비대위를 꾸리면서 당의 부활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그런데 28일의 통합당 전국위원회는 우리 신문이 우려했던 일들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미래통합당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형국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김종인 위원장 측도 “4개월짜리 비대위원장은 의미가 없다”고 진을 치고 나왔다. 물론 김 위원장 입으로 직접 말한 것은 아니지만 측근들을 통해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힌 셈이다.


마음이 급한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8일 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찾았지만 비상대책위원장직 수락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심재철 원내대표는 “당헌 개정은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지만 김 전 위원장 측은 “4개월짜리로 들어와 임기를 스스로 늘려서 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의 속내는 한마디로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관리하는 비대위원장이라면 맡지 않겠다”는 것이고 “당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내년 3월까지는 해야 한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김종인 위원장이 위원장 추대에 입을 닫은 상태여서 미래통합당의 비대위는 일단 걸음마도 못 하고 표류하게 생겼고, 그렇다고 ‘김종인 비대위’가 아닌 다른 비대위 체제 구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말 정신 못 차린 미래통합당, 미래가 안보인다!]


미래통합당 구성원들이 정말 착각하는 것이 보수정당인 미래통합당을 마치 자신들의 것인양 생각한다는 점이다. 미래통합당은 당원들만의 것이 아닌 보수정당 미래통합당을 지지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것이고 소속된 국회의원이나 당직자, 당원들은 그 국민들의 위임을 받아 당을 운영하는 주체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통합당이라는 보수정당을 지지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눈을 바라보면서 정치를 하고 또 당을 운영해 가야 하는데 말로는 ‘국민의 뜻’이라 하면서 하는 짓은 미래통합당을 쳐다보는 국민을 외면하고 우롱하면서 자신들의 욕심만 채우려 한다면 결국 국민들은 그 정당을 버릴 수밖에 없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민주당도 싫지만 미래통합당은 더 싫다”는 수많은 원성들에 대해 미래통합당 구성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러한 미래통합당에 대한 부정적 기류에도 그럼에도 나라를 살리기 위해 미래통합당 후보들을 지지한 1200만여 유권자들의 마음을 그렇게도 헤아리지 못하는가?


지금 미래통합당에게 가장 절박한 과제는 2년후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 아닌가? 그러기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당을 원점에서 새롭게 출발시키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이를 부인하고 자신들의 당권이나 다가올 대통령선거에서의 자리 다툼에 혈안이 되어 있다면 그런 정당을 누가 지지하겠는가? 이번에 미래통합당을 지지했던 1200만 유권자들이 그렇게 무너진 집에서 대권놀음이나 당권싸움을 하는데도 계속 지지해 줄 것으로 생각하는가? 착각하지 말라. 저렇게 무책임하고 자신들의 욕심이나 챙기려는 정당을 누가 지지하겠는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번에 미래통합당 후보들을 지지한 1200만여 유권자들은 미래통합당을 지지해서 표를 준 것이 아니다. 나라가 이렇게 가면 안된다는 생각, 나라의 미래, 우리 후세대들이 이어가야할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가슴 절절한 애국심에서 미래통합당에 표를 던진 것이다.


그러한 ‘간절함’을 미래통합당이 끝내 수렴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과감하게 미래통합당을 마음에서 지워버릴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례정당으로 출범한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과 통합할 생각을 일단 저버리라. 미래한국당이 저렇게 썩어빠진 미래통합당과 함께 한다는 것은 수많은 보수우파 국민들의 희망마저 송두리채 살아지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한국당이라도 온전하게 남아 보수우파 국민들의 바램을 채워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말 안타깝다.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참패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수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미래통합당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저러니 선거에 질 수 밖에 없다”는 자조섞인 한탄과 함께 “미래통합당의 선거 참패는 더불어민주당이 잘해서, 문재인 정권이 잘해서가 아니라 미래통합당 스스로 패배를 자초한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거다.


정말 이젠 마음 둘 데가 없는 것인가?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마음을 과연 누가 달래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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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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