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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마이바흐’, 어떻게 평양까지 들어갔을까? - 대북제재위 보고서, 8개월간 6개국 돌고돌아 평양 밀반입 확인 - 이탈리아-중국 다롄-일본 오사카-부산-러시아 나홋카-평양 - 부산 선적 과정도 의혹 투성이
  • 기사등록 2020-04-18 10:19:00
  • 수정 2020-04-19 12: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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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으로 밀반입되어 김정은 전용차량으로 활용되는 마이바흐 S-600차량 [사진=Motor1.com]


많은 화제를 모았던 북한 김정은의 전용차 ‘마이바흐’의 구입 경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패널 연례보고서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일부 외신을 통해 17일(현지시간) 알려진 내용을 보면 유엔 대북제재 결의가 고급 리무진을 사치품으로 분류해 북한으로의 수출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2대와 검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렉서스 LX570 모델이 북한으로 들어갔는데, UN 대북제재위원회가 그 경로를 추적했다는 것이다.


우선 마이바흐 S600 2대는 이탈리아에서 네덜란드,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를 거쳐 평양으로 밀반입된 것으로 대북제재위는 추정했다. 이 내용은 이미 미 비영리 연구단체인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가 지난해 7월 분석한 것인데 이번에 유엔 대북제재위도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대북제재위는 보고서에서 북한으로 들어간 ‘방탄 마이바흐’ 차량의 식별번호는 WDD222 1761A355444 및 WDD2221761A356398 두 대라고 확인했다.


이들 차량의 최초 구입처는 이탈리아 외장업체 ‘유로피언 카스 & 모어, S.R.L.’로 드러났으며, 2018년 2월 독일 공장에서 출고되어 주문을 한 이탈리아 업체로 옮겨졌으며, 차량등록도 이탈리아에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이 차량이 4개월 뒤 로테르담 항구에서 컨테이너에 적재된 것으로 보아 이탈리아에서의 차량 등록은 해외 반출을 숨기기 위한 위장등록인 것으로 보인다.


이때 선적된 이들 차량은 북한과 접촉한 사례가 있는 또 다른 이탈리아 물류업체를 통해 중국 다롄항으로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때부터 수탁인이 두 차례나 변경됐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중국 다롄 항만 측은 선박에 실린 차량의 환적을 승인하지 않았다. 이후 수탁인은 다시 7월 1일 이탈리아 물류 업체와 오사카 업체(Zuisyo) 간 판매계약을 통해 차량은 다시 오사카로 이동했다. 당시 계약금액은 90만 유로(약 12억 원)로 대당 6억원꼴이었다.


이후 8월 31일 오사카항에 도착한 이 차량은 일본에 하역하지 않고 9월 27일 오사카항을 출발해 부산항으로 또 이동을 했는데, 오사카 항에서 이렇게 오래 체류한 이유는 태풍으로 일정이 지연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김정은에게 전달된 마이바흐 차량을 부산항에서 러시아로 싣고간 DN5505 [사진=Baltic Shipping]


이렇게 부산에 도착한 이 차량들은 다시 10월 초에 토고 국적 화물선 ‘DN5505’호로 옮겨져 러시아 나홋카 항으로 향했다.


진짜 의혹은 이때부터다. 이 차량을 운반하던 DN5505호가 부산항 출항이후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동식별장치(AIS)를 껐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나홋카항도 “DN5505호의 입항 기록은 없다”고 했지만 대북제재위는 10월 5일께 도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다가 DN5505호는 10월 19일.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석탄을 싣고 부산항으로 향하는 길에 한국 영해에서 자동식별장치를 다시 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DN5505호의 선주가 도영시핑(Do Young Shipping)이며 2018년 7~8월경 당장 폐기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1987년에 건조된 고물 화물선을 싸게 인수해 다른 이름으로 운항했다는 점이다.


DN5505호의 직전 선명은 ‘샹진(XIANG JIN)’이며, 원 소유주는 미국 재무부의 대시리아 제재 리스트에 오른 A사로 나타났다. 2015년께 미 당국이 추적한 결과 A사는 시리아정부에 재정 지원을 하던 에너지업체의 자회사로 밝혀졌다. A사가 도영시핑에 배를 매각한 시점은 기록상 지난해 7월 27일 전후로 추정된다. 그리고 두달여뒤 이름을 바꿔달고 9월 16일 부산항으로 들어와 677t의 철강제품을 싣고 보름 만인 10월 2일 떠난 것으로 해수부 기록에 나온다. 이때 김정은의 벤츠차량도 함께 실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마이바흐 차량 2대는 10월 7일 북한 고려항공 소속 3대의 화물기가 나홋카 항에서 멀지 않은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으며, 이들 화물기를 통해 북한으로 수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대해서는 이미 뉴욕타임스(NYT) 도 보도한 바 있다.


결국 최초 구입 시점인 2018년 2월부터 장장 8개월에 걸쳐, 6개국을 돌고 돌아 마이바흐 차량 2대가 평양으로 밀반입된 것이다.


이와 함께 대북제재위원회는 김정은의 또다른 전용차로 사륜구동의 5.7ℓ 엔진이 장착된 렉서스 LX570의 반입과정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대북제재위는 사치품으로 지정된 보드카와 위스키, 코냑, 와인 등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대북반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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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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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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