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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북한이 ‘3월 위기설’에 펄쩍 뛰는 이유? - 사면초가 김정은, 집권후 최대의 위기 맞고 있어 - 북한, 2020년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될 것 - 文정권의 독자적 대북정책, 오히려 위기로 몰 수도
  • 기사등록 2020-01-14 10:03:58
  • 수정 2020-05-28 1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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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제거 작전에 사용한 공격용 드론 ‘MQ-9 리퍼. 이 리퍼가 김정은을 불안과 초조함으로 몰아가고 있다. [사진-위키디피아]


[北, '3월 위기설'에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일"]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예정된 3월을 전후하여 북한이 무력 도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3월 위기설'에 대해 북한이 연일 "치졸한 모략소동"이라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북한 조선평화통일위원회 산하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10일 '죄 지은 자들의 비명소리'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통일연구원과 아산정책연구원을 비롯한 정책연구기관들과 조선일보, 동아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들의 이름까지 거론하면서 "(이들은) '북이 충격적인 실제행동에 나서기 전에 내적준비를 면밀히 하고 합당한 명분을 갖추어야 하므로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진행되는 3월전까지는 긴장수위를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느니, '2월말 3월초에 한미합동군사연습이 개시되면 북이 새로운 전략무기시험을 단행할 수 있다'느니 하면서 그 무슨 '3월 위기설'을 내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어 "이것은 철두철미 우리 공화국에 조선반도정세악화의 책임을 넘겨씌우려는 음흉한 모략소동"이라면서 한반도 정세긴장의 원인은 자신들이 아닌, 미국의 대북적대시정책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미국의 밑씻개노릇이나 하는 가련한 하수인들이 '3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주도적인 (대북)유화메시지니, '창의적 방안 발굴'이니 하는 꼴을 보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것은 죄 지은 자들이 덴겁(뜻밖의 일로 놀라 허둥지둥)하여 내지르는 한갖 비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하했다.


또다른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도 연일 ‘3월 위기설’에 대해 극력 반발하는 논평들을 게재하고 있다.


‘조선의 오늘’은 11일 “뭇매를 부르는 《3월위기설》”이라는 논평을 통해 ‘3월 위기설’이 “극도의 불안과 위기감에 몰린 자들이 제발 저려 늘어놓는 횡설수설“이라면서 ”그것은 조선반도 정세를 대결과 전쟁국면에로 몰아가는 미국과 그에 적극적으로 추종하는 남조선당국이 자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남조선각계층이 극성스럽게 불어대는 《3월 위기설》이 진짜 《위기》의 근원으로 될 수 있다“면서 3월 위기설의 사실화를 극도로 경계했다.


‘조선의 오늘’은 13일에도 ”교활한 속심을 드러내다“는 제목의 실명 논평에서 ‘3월 위기설’은 ”남조선당국이 조선반도정세악화의 책임을 우리에게 넘겨씌우려는 교활한 속심을 드러낸 것“이라 규정했다.


‘조선의 오늘’은 14일에도 ”앞날을 어둡게 하는 허세와 객기“라는 제목의 실명 논평을 통해 정경두 국방장관의 ‘지휘서신 8호’와 합참의장의 ‘신년서신’, 그리고 공군참모총장의 지휘비행에 대해 ”동족대결에 환장을 한 군부깡패들의 본색이 그대로 엿보이는 추태“라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새해벽두부터 가소로운 객기와 허세를 부리는 것을 보면 동족에 대한 적대감이 머리끝까지 꽉 들어찬 전쟁 호전광들이 분명하다“면서 ”군부호전광들의 분별없는 허세와 객기는 그들의 앞날을 더욱더 어둡게 할뿐“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3월 위기설’에 질겁하며 호들갑을 떠는 이유]


북한이 ‘3월 위기설’에 대해 이렇게 호들갑을 떨면서 극구 부인하는 이유는 최근 미국의 이란 실세 솔레이마니에 대한 제거 작전으로 인한 충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솔레이마니’에 대한 미국의 제거작전은 똑같은 방식으로 김정은도 당할 수 있다는 엄청난 위기감을 불러일으켰고 그로 인해 미국에 북한과 김정은을 공격할 수 있는 명분을 결코 주지 않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해 김정은이 미국에 제안했던 ‘연말시한’ 자체가 무위로 돌아가자 이를 회피하려는 방법으로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이나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이른바 비핵화 조치에 대한 모라토리움을 선언하면서 "우리는 결코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북한-미국)대화를 불순한 목적 실현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큰 소리를 치기는 했지만 사실 그러한 말들을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지금 김정은이 처한 상황 자체가 너무 엄중하다 못해 위기감을 느낄 정도이다.


많은 전문가들과 언론들이 12월 도발설을 거론할 때 우리 신문은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정은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것은 과거의 북한 전유물인 ‘벼랑끝 전술’이 트럼프 대통령 들어와서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북한이 저렇게 엄포를 놓으면 미국은 북한 달래기를 하면서 뭔가 당근을 내놓곤 했는데 트럼프 정부 들어와서는 당근은커녕 더욱 더 군사적 압박을 가하면서 대화를 하더라도 원칙에서 전혀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믿었던 구석인 중국마저도 단호하게 비핵화를 요구한다. 미국과 협상해서 비핵화 절차에 들어가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으로서는 사면초가이다. 북한의 관리들과 주민들에게 체면 세우려고 강력한 응징 같은 군사행동이라는 말폭탄을 쏘기는 했지만 이에 대해 ‘3월 위기설’을 남쪽 전문가들이 내세우며 군사적 대응을 주장하고 나서자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위기설의 현실화를 겁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3월 위기설’이 실제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위기설’만으로도 미국의 북한에 대한 경계 태세 강화는 물론이고, 한미군사훈련의 강도 자체가 더욱 거세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3월 위기설’이 진짜 김정은에 대한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의 더욱 거세진 압박, 김정은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김정은이 가장 절망적으로 느끼는 것 중의 하나는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심지어 야당인 민주당, 더불어 야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까지도 북한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 하원의 엘리엇 엥겔 외교위원장의 태도가 대표적이다. 엥겔 위원장은 한마디로 미-북 비핵화 협상에 대한 강한 회의감을 드러내면서 ”김정은은 ‘평화를 위한 타당한 파트너’가 아니라며, 미국은 북한 문제를 다루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북한에게는 큰 충격을 주었다.

엥겔위원장은 ”만약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재개한다면 미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VOA기자의 질문에 대해 ”미국이 강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심지어 ”경미한 도발에도 미국은 분명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정치적으로 이렇게 여야가 하나되어 북한을 압박하고 있으며, 경제제재 또한 더욱 강력해지고 있어서 김정은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집권 9년차를 맞은 김정은이 대내외적 최대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지난 7일, 김정은이 겪는 위기에 대해 ”국내적으로는 낮은 농업생산과 경기침체를 겪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외교 실패로 제재 완화를 얻지 못했다“고 정리했다.


”특히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김 위원장이 새벽에 텅빈 평양역에 도착했던 순간은 북한 지도자가 국제 외교에서 공개적으로 실패한 전례없는 상황을 함축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금 북한 상황은 자력갱생을 통해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해 보려 하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김정은에게 닥친 위기이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조지타운대학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2020년은 북한에 지난해보다도 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1년 12월 17일 부친인 김정일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은 이듬해 4월 첫 공개연설에서 주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그러한 약속이 2020년에도 이루어질 가능성은 전무하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이 김정은에게 실질적 위기로 다가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가장 큰 위기는 역시 군사적 측면이다. 미국의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에 투입된 MQ-9 리퍼 무인공격기는 김정은을 경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1.7t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고 링스(Lynx) II SAR 레이더와 전자광학 센서 시스템을 탑재해 주간뿐 아니라 야간 및 악천후에도 작전 수행이 가능하며 스텔스 기능도 있어 적의 레이더망을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는 MQ-9 리퍼.


북한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김정은 참수무기가 이번 솔레이마니 제거에 사용된 것이다.


여기에 북한을 샅샅이 뒤지고 있는 첨단 정찰자산의 위력에 대해 김정은도 이미 알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의 권력 최상층부에 침투해 있는 공작원도 김정은에 대한 참수작전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CIA 산하 코리아미션센터가 북한에 대한 휴민트 공작을 열심히 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어벤저 스텔스 무인기도 언제든지 투입할 수 있다. MQ-9 리퍼가 김정은 표적 제거라면 어벤저 스텔스 무인기는 김정은의 공개적 행보에 함께 하는 수뇌부 동시 제거에 활용될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김정은을 위축시키고 있고, 그래서 한반도에 위기가 온다는 말조차 꺼내는 것을 두려워할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선 대내적으로는 북한내 식량 위기와 불안감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들이 취해질 것이다. 그러나 식량 위기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중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중국의 심기를 거스르는 행동을 하기 쉽지 않다. 당연히 핵실험 같은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다.


더불어 형식적이라도 미국과 대화를 하려 한다는 시늉을 계속할 것이다. 그것을 중국이 원하기 때문이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미국의 간을 보기 위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있다. 2019년 13차례나 시도했던 단거리 미사일이나 초대형 방사포 같은 도발, 미사일 엔진 시험같은 것으로 일단 미국의 반응을 떠보려 할 것이다.


그리고 남한을 향한 국지전적 도발도 테스트해 볼 가능성이 있다.

물론 문재인정권을 향한 조롱과 무시는 계속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한반도는 겨울이다. 계절적으로도 겨울이지만 심리적으로, 군사적으로도 겨울이다.


어떻게 이 겨울을 극복해야 할까? 당연히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이겨내야 하지만 문재인 정권은 오히려 독자적 대북정책을 펼치려 하고 있다. 그것이 오히려 문재인 정권에게 최대 위기를 가져다 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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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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