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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핵·ICBM 시험’ 말 폭탄 던진 김정은, 신년사는 취소 - 김정은의 말폭탄, ‘연말시한’의 재연장에 불과한 위장술 - 전원회의 연설 신년사 대체, 北정권 출범후 4번째 신년사 취소 - 답답한 것은 오직 문재인 정부, 오히려 '심대한 타격' 위협
  • 기사등록 2020-01-01 13:06:15
  • 수정 2020-05-28 15: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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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지난 12월 27일부터 4일간 진행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31일 막을 내렸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사진=KCNA]


[4일간 진행된 노동당 전원회의, 말폭탄 던진 김정은]


북한 김정은이 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미국이 대화가 아닌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며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등 자신이 약속한 비핵화 조치를 계속 이행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이어 "우리는 결코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북한-미국)대화를 불순한 목적 실현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의 이러한 발언은 새해에 미국이 대북제재 완화 등의 조치가 없다면 핵실험이나 ICBM 도발 중단 등의 약속을 깰 수 있으며 새로운 전략무기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김정은은 더불어 “미국이 지난 70여년간 우리 국가를 적으로, 《악의 축》, 《핵 선제 공격대상》으로 규정하고 가장 야만적이며 비인간적인 제재와 지속적인 핵위협을 가해왔으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으로 말미암아 오늘 조선반도 정세는 더욱 위험하고 엄중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면서 그동안 미국과의 신뢰 구축을 위해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와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등 선제적 중대 조치를 취했음에도 미국은 한미군사연습과 첨단무기 도입, 추가 제재로 응답했다면서 "우리 제도를 압살하려는 야망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다시금 세계 앞에 증명해보였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그러면서 "이러한 조건에서 지켜주는 대방도 없는 공약에 우리가 더 이상 일방적으로 매여 있을 근거가 없어졌다"며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또 "미국의 강도적인 행위들로 하여 우리의 외부환경이 병진의 길을 걸을 때에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기 위한 투쟁을 벌리고 있는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것이 없고 여전히 적대적 행위와 핵위협 공갈이 증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가시적 경제성과와 복락만을 보고 미래의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며 "이제 세상은 곧 멀지 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특히 “미국의 본심을 파헤쳐본 지금에 와서까지 미국에 제재해제 따위에 목이 매여 그 어떤 기대같은 것을 가지고 주저할 필요가 하나도 없으며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조선반도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는 것, 미국의 대조선적대시가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안전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결적인 전략무기개발을 중단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해나갈 것”임도 천명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은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립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말해 미국과 대화의 여지를 열어 놓았다.


▲ 지난해 31일 끝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사진=KCNA]


[노동당 전원회의 결론을 신년사로 대치한 김정은]


12월 31일 4일간에 걸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막을 내리면서 발표한 김정은의 보고문을 매년 실시하던 김정은 육성 신년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곧 전원회의 결론이 곧 신년사와 같은 성격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특별한 경우 외에는 당연히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한 정형을 발표해 왔었다.


신년사를 하지 않은 경우는 김일성이 체재내 위기를 맞았던 1957년이었다. 당시 김일성은 1956년 동유럽 국가 순방 중 '연안파'와 '소련파'가 '중공업 우선 노선'을 수정하라는 소련 지도부의 지시를 따라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충격적 소식을 접하고 일정을 중단한 채 급거 귀국, '8월 전원회의'를 열고 반대파를 숙청했었다.


그리고 12월 또다시 당 전원회의를 열어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선언했고, 강선제강소(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를 찾아 지지와 강재 생산량 증가를 호소했는데, 이를 계기로 '천리마운동'이 탄생하게 됐다.


그리고 1966년에는 신년사 없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사설로 대신한 바 있으며, 1987년에도 김일성은 신년사를 하지 않았었는데 대신 이번 김정은과 유사하게 1986년 12월 30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8기 1차 회의 시정연설로 대체했었다.


▲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북한 노동장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사진=KCNA]


[김정은의 말폭탄, ‘연말시한’을 덮으려는 위장술]


결국 김정은의 이번 과도한 말폭탄은 김정은 스스로 발설했던 ‘연말시한’을 덮어보려는 시도로 보여진다.


이미 우리 신문이 분석한 바 있지만 김정은의 ‘연말시한’은 북한의 절대적 명령처럼 여겨졌고 이에 따라 북한의 외교책임자들은 미국에 연말시한을 강조하면서 대북제재 해제 등의 과감한 조치를 요구해 왔었다.


그리고 만약 미국이 연말시한의 협박에 걸맞는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대대적 대미항쟁을 펼칠듯한 분위기를 풍겨왔지만 미국이 이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강경하게 군사적 대응을 하자 북한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고 조용히 물러날 수는 없으니 1000여명이 넘게 참석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전례없이 4일간씩이나 거창하게 열어 ‘김정은의 연말시한’도 조용히 덮고 그러면서도 미국을 향한 강경 자세를 취하는 듯 하면서 체면치레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북한 노동장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사진=KCNA]


[또다시 미국을 협박하고 나선 김정은의 의중은 무엇일까?]


김정은이 전원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을 통해 보면 다음 7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①북한은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를 기대하지 않는다.

②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한다면 한반도비핵화는 영원히 없을 것이다.

③미국의 대북 적대시가 철회되고 한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안전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결적인 전략무기개발을 중단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해 나갈 것이다.

④미북대화를 불순한 목적 실현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제껏 북한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다.

⑤이제 세상은 곧 멀지 않아 북한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⑥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등 북한이 약속한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겠다.

⑦북한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북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다.


김정은의 발언을 정리해 보자면 ‘김정은의 연말시한’을 또다시 연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하노이회담이 결렬된 후 4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2019년말까지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겠다고 한 바 있다. 미국이 뭔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고 협박했던 것이다.


그 ‘연말시한’이 지나갔다. 그런데 이번에 또 다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북한에 대한 입장 변화를 요구하면서 미국의 태도에 따라 북한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4월 당시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북한은 협상의 레버리지를 키우려 또다시 미국을 협박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에는 ‘연말’이라는 시한부로 협박했다면 이번에는 시한을 없앤 ‘미국의 태도’를 걸고 또다시 미국을 위협하는 것이다.


[김정은 메시지에 대한 미국의 태도는?]


그러나 이러한 김정은의 메시지에 대해 미국이 별다른 반응을 보일 것 같지는 않다.


우리 신문은 이미 북한의 도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 5가지로 분석한 바 있다.


①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VID)를 결코 포기하지 않으며 이를 끝까지 추구할 것이다.

② 미국은 북한이 제시한 연말시한에 대해 관심이 없다. 그 연말시한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정한 것일 뿐이다.

③ 미국의 인내의 한계, 곧 레드라인은 북한의 ICBM도발이다. 미국은 북한이 ICBM 도발을 통해 선거에 개입하려 해서는 안된다.

④ 미국 정부는 북한이 만약 ICBM 도발을 한다면 반드시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 여기에는 군사옵션도 포함된다.

⑤ 미국은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한 번도 내려놓은 적이 없다.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군사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


[관련기사: [논평] 북한 비핵화, “쇼는 끝났다!”(12월 9일)]


[관련영상: [Why Times 논평 299] 북한 비핵화, “쇼는 끝났다!”]


미국의 이러한 5가지 태도에 비추어본다면 김정은이 12월 31일 발언한 내용들은 사실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한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할 의사가 없다는 것은 미국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고 ICBM 도발을 포함해 충격적인 행동을 북한이 행한다면 이에 걸맞게 미국도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것이니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북한이 만약 핵실험을 재개한다면 거기에 걸맞게 미국도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다. 미국도 지난해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행동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2020년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변수 때문에 전략에 차질이 오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기 때문이며, 특별히 미국의 경우 북한과의 전쟁 국면으로 돌입하게 된다면, 그것도 북한이 원인을 제공하여 미국으로서는 국토 수호라는 명분을 내걸고 북한과의 전면전 또는 군사적 대응을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결코 불리하지 않는다는 것을 트럼프 자신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2020년의 군사적 대응에 더욱 가벼운 마음으로 행동할 여지가 충분하다.


그런 면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1일(현지시간), 미 언론들과의 잇단 인터뷰에서"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화와 번영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점잖게 응수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나는 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무기 발사시험, 핵무기시스템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때 (그 자리에) 있었다"며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한미합동)군사훈련을 하지 않는데 동의한데 따라 위와 같은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우리는 우리의 약속을 지켰다. 그(김정은)도 자신의 약속을 지킬 것이란 희망을 계속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미국은 지금 김정은의 31일 발언에 대해 차분한 대응을 하고 있다. 이미 기조가 확연하게 서 있기 때문이다.


[답답한 것은 오직 문재인 뿐]


이번 김정은의 메시지로 가장 답답한 쪽은 문재인 정부일 것이다. 김정은은 이번에도 남쪽의 첨단무기 도입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남쪽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적대세력들' 또는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적대세력들'이란 표현을 동원해 우리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난했을 뿐이다.


오히려 "우리 당은 꿋꿋이 뻗치고 서서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적대세력들에게 계속 심대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북한은 선미후남(先美後南)을 넘어 통미봉남(通美封南)과 통미절남(通美絶南)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남쪽을 향한 협박을 하고 있다.


그러니 4월 총선 이전에라도 김정은을 서울로 불러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그러한 꿈들이 '일장춘뭉'이 되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심지어 남북관계가 회복될 조짐 역시 1도 없다. 금강산 관광? 역시 '꿈깨라'이다. 경제도 끝모를 추락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정성들였던 북한마저 저러니 어찌 답답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더욱 답답한 것은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김정은의 ‘충격적인 실제행동’의 첫 번째가 우리 쪽을 향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방을 자해하는 수준으로 해체를 하고 있고, 북한은 지속적으로 도발 위협을 하고 있다.


2020년은 시작되었지만 한반도에는 지금 먹구름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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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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