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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갈 길 잃은' 김정은, 대남도발로 분풀이 가능성 - 美 압박에 이어 중국도 北 급변사태시 중립선언 - 北 노동당 전원회의 이틀째 딴소리만... - 북한 내부, 준전시상태 돌입, 대규모 군사훈련 진행
  • 기사등록 2019-12-30 08:33:16
  • 수정 2020-05-28 15: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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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김정은 주재하에 이틀째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했다고 북한매체들이 보도했다. [사진=KCNA]


[북 노동당 전원회의 이틀째, 알맹이 없었다]


김정은의 ‘연말시한’ 발언으로 중대한 기로에 섰던 북한이 미국의 대대적인 군사적 압박에 완전히 꼬리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2월 29일 이틀째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첫날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내용 없는 김정은의 훈시로 마무리됐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30일자에서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 2일 회의에 대해 김정은이 “당중앙위원회 사업정황과 국가사업전반에 대한 보고를 계속했다”면서 “현 시기 국가 관리와 경제건설을 비롯하여 국가건설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전면적으로, 해부학적으로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날 “우리 혁명과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에서 결정적인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투쟁방향과 그 실천적 방도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제기했다”면서 “자립경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들을 강구할 데 대하여 강조”했다고 전했다.


군사적인 내용은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취할데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대외사업부문과 군수공업부문, 우리 무장력의 임무에 대하여 밝혀주시였다”고 보도했을 뿐이다.


북한은 28일 첫날 회의에서도 "조선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사업 전반에 대한 보고를 시작하시었다"며 "전체 참가자들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의 역사적인 보고를 주의 깊게 청취하고 있다"고 전했을 뿐 특별한 사항은 보도하지 않았다.


이번 회의 의제는 "현 정세 하에서 우리 당과 국가의 당면한 투쟁 방향과 우리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상정됐다"면서 "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우리 국가의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진군 속도를 비상히 높여나가기 위한 투쟁 노선과 방략이 제시될 것"이라면서 "우리 당 역사에 거대한 의의를 가진다"고 했을 뿐이다.


[관련기사: [분석]북한 어제 노동당 전원회의 열어, 1일차는 맹탕(12월 29일)]


결국 이틀째 계속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는 북한의 경제에 관련된 자력갱생이 주로 논의되었다고 볼 수 있다.


▲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이틀째 진행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사진=KCNA]


[말의 성찬만 있고 실속은 없는 전례없는 연속적 전원회의]


이번 북한의 전원회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에 딱 어울린다. 최근 김정은의 연말시한을 들먹이며 대대적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큰 소리 친 북한이 ‘전원회의’를 통해 미국을 향한 포문을 열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 그야말로 ‘먹을 것 없는 잔치’로 전락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직접 전원회의를 소집하라고 지시해 열리기는 했지만 미국의 대대적 군사적 압박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대북 적대적 자세가 아닌 완전히 꼬리내린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4월, 올해 4월의 전원회의가 모두 단 하루였던 것에 반해 이번 전원회의가 30일에도 진행된다고 예고된 것을 보면 그야말로 이례적이다.


진행되는 내용으로 보면 딱히 3일간이나 할 것도 아닌데 이렇게 시간을 질질 끄는 것은 역으로 그만큼 실속이 없기 때문에 기간이라도 길게 해 마치 아주 중요한 논의를 하는 듯 과시하려는 허세처럼 보인다.


[30일까지 이어지는 전원회의, 김정은의 다음 수순은?]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는 30일에도 이어진다. 3일째다. 아마도 3일째 전원회의에서도 대미항쟁 같은 특별한 선언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력갱생 같은 구호들만 나올 가능성도 커 보인다.

그리고 ‘연말시한’과 관련된 핵심 내용은 1월 1일의 김정은 신년사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내용 또한 말은 거창하게 하겠지만 곧바로 군사적 도발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게 되면 김정은의 체면도 말이 아니라서 뭔가 조치를 취하기는 할 것이다.


*예상 1: 김정은 신년사에서 또다시 ‘새로운 길’ 천명 가능성


자존심 하나는 ‘끝판왕’인 김정은이 신년사를 통해 또다시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천명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 식대로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는 수준의 도발적 언어를 차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곧바로 ICBM 발사 같은 미국의 심기를 거스를 행동은 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 2: 한국에 대한 국지적 도발 가능성


가장 우려스러운 것 중의 하나는 미국을 향한 직접적 도발보다 한국을 향한 분풀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연이어 북한 선전매체들이 남한을 향해 강력한 비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 영 심상치 않다.


지난 26일에는 ‘메아리’가 “멀찌감치 물러나 앉아야”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미국의 대조선 압박책동에 편승하여 아주 푼수 없이 놀아대고 있다”면서 “최근 남조선당국의 행동을 보면 남의 조소거리정도를 넘어 매를 청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미리 권고하건대 앞에 어떤 낭떠러지가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잘못된 타성에 떠밀려 미국이 이끄는 위험한 마차에 그냥 함께 앉아 있다가는 무슨 끔찍한 화를 당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또다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26일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장본인”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지금 북남관계는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나날이 격화되고 있으며 조선반도에는 전쟁의 불구름이 항시적으로 떠돌고 있다”면서 “남조선당국의 군사적 도발행위로 일관된 올해의 날과 달들은 그들이야말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27일에도 26일과 같은 제목의 논평을 이틀째 게재하면서 이번에는 “속담에 불을 즐기는 자 불에 타죽는다는 말이 있다”면서 “올 한해동안 은페(은폐)된 군사적 도발 행위들로 동족사이에 불신과 적대를 부추긴 남조선당국의 범죄적 책동은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우리민족끼리’는 28일에도 3일째 같은 제목에 “정세악화를 초래한 발광적인 무력증강책동”이라는 부제를 추가한 논평을 통해 “북과 남은 판문점선언 리행을 위한 군사분야합의서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무력증강을 하지 않기로 확약”했으면서도 “올해 남조선당국은 북남선언들과 합의서를 란폭하게 짓밟고 무력증강책동에 광분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미국을 향한 공격적 메시지는 완전히 사라지고 오히려 남쪽을 향한 이러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연일 보내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내용들을 핑계로 남쪽을 향한 국지전적 도발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진퇴양난의 길목에서 난감한 김정은]


북한이 미국을 향한 공격적 메시지가 아니라 남쪽을 향해 분노를 보내는 것은 지금 김정은이 그만큼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는 것을 역으로 보여준다.


*이유 1: 미국의 강력한 대북압박


지금 북한을 향한 미국의 압박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미 군사적 대응 수순은 사실상 거의 마무리가 됐다.


대북 감시도 최고도 수준으로 올렸다. 북한이 ICBM을 도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이지스함까지 동해를 지키고 있고 핵잠수함 편대까지 이미 동해로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모함도 이미 3대가 한반도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 언제든지 전쟁까지 갈 수 있다는 의지를 미국이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은 27일 북한이 ICBM을 발사하는 상황을 가정해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가데나 주일 미 공군기지가 이를 요격하는 장면을 담은 1분 분량의 홍보 영상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미 공군이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북한 미사일에서 탄두가 분리되자 미군이 요격미사일로 이에 대응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주에서는 정찰위성이 북한을 감시하고 있고, 이지스함과 MQ-1 뿐 아니라 전투기가 긴급 출격하고,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서 화염이 솟구치는 모습도 등장한다.


미국은 22일에도 미군 전략사령부를 통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 2' 발사와 스텔스 폭격기 B-2, 전략폭격기 B-52 비행 장면 등을 담은 영상을 SNS에 올린 바 있다.


한마디로 북한에 대한 강력한 협박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29일(현지 시각) 미국 ABC 방송 '디스 위크'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나 핵실험 등을 하면 미국은 매우 실망할 것이고 군사와 경제 강국으로서 적절한 대응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면서도 "두 나라(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의사소통 라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아주 부드러운 어조이지만 북한이 대화를 통하지 않고 도발을 한다면 군사적 대응도 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나 다름없다.


이러한 미국의 압박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북한이 도발할 경우 미군의 판단에 따라 신속하게 대북 압박을 가하도록 했다는 일련의 군사옵션 승인과 결부되어 김정은에게 함부로 도발을 할 수 없도록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김정은이 큰소리치면서 ‘연말시한’을 이야기했는데 미국이 대화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주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것이다. 이것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3일째 질질 끌고 있는 요인인 것이다.


*이유 2: 중국의 대북 압박


미국만 북한에 대해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까지 북한 압박에 동참했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이미 지난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엿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 주석과의 대화를 거론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코멘트는 지난 2018년 12월 3일 G20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북한 문제에 대해 '100% 협력'을 약속했다”고 말한 것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19, 20일 이틀간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친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우리 신문의 취재에 의하면 시진핑 주석은 “북한에 중대한 사변이 생겨도 중국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미국에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는 곧바로 미중간 무역합의를 이끄는 토대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항미원조’식의 적극적 지원하에 미국과 대결을 펼쳐보려 했던 김정은의 꿈이 완전히 뒤틀어진 것이다.


[길을 잃은 김정은, 우리만 피 볼 수 있다]


지금 김정은은 길을 잃었다. 앞길이 캄캄하다 할 정도로 갈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럴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대남도발이다.


지금 북한은 ‘준 전시’ 분위기를 강조하며 혹독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의 동계훈련은 보통 정규군인 인민군 외에 한국의 전투경찰격인 내무군, 예비군인 교도대, 민방위인 노농적위군, 소년단인 붉은 청년근위대 등이 참여하여 12월에는 야전훈련과 사상교육을, 다음해 1월에는 야외훈련을, 2~3월에는 야외기동훈련을 한다.


그런데 올해는 이미 10월부터 평양시내에서는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등화관제 훈련과 주민대피 훈련이 실시됐고, 주민들에게는 ‘전쟁에 돌입할 수 있는 각오를 갖자’고 교육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라면 2020년 1~2월경에 남쪽을 향한 국지전적 도발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우리는 과연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에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가? 설사 북한이 도발해도 이에 응징할 태세가 갖춰져 있기라도 한가? 그러한 도발마저도 북한 입장에서 옹호하려 들지는 않을까?


문재인 정권의 종북적 태도에 국민들만 가슴 졸이며 신년 새해를 맞이해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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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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