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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남한 향해 도발 예고한 김정은, 3가지 의미와 3가지 문제점 - 북 도발, '9.19 남북군사합의' 김정은이 직접 파기한 것 - 김정은, 앞으로 남쪽 향한 도발 가능성 아주 높아 - 문정부, 북 도발 즉각 대응도 안했고 또 숨기려 했다
  • 기사등록 2019-11-26 14:55:03
  • 수정 2019-12-01 10: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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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이 24일 서해 완충수역인 창린도를 찾아 해안포 도발을 감행했다. [사진=KCNA]


[北, 완충수역 첫 도발… '9·19 합의' 깼다]


북한이 23일 9.19 남북군사합의를 무시하고 서해 완충수역에서 포사격 도발을 감행했다. 김정은이 서부 전선에 위치한 도서지역 방어부대를 시찰하는 과정에서 북한 군의 해안포 실사격이 이뤄진 것이다.


[관련기사: 北, 완충수역 첫 도발… '9·19 합의' 깼다(11월 2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포사격은 김정은이 직접 목표를 정해주면서 사격을 해 보라고 지시함으로써 이루어졌으며 이에 “해안포 중대 군인들은 평시에 자기들이 훈련하고 연마해 온 포사격술을 남김없이 보여드리고 커다란 기쁨을 드리었다"고 했다.


김정은이 포 사격을 지시한 창린도는 황해도 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백령도에서 남동쪽으로 약 45㎞ 떨어져 있다. 이 지역은 남북이 지난해 9·19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규정한 해상 적대행위 금지구역(완충수역)이다.


이는 남북 정상 간에 합의한 군사 합의에서 우발적 무력 충돌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서해 남측 덕적도에서 북측 초도 사이 135㎞ 수역에서 포사격과 해상 기동훈련을 완전 중지하기로 했고,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포신에 덮개를 설치하고 포문을 폐쇄하기로 했음에도 김정은은 이를 정면으로 위반함으로써 남북군사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김정은의 군사도발이 주는 의미]


김정은이 보란 듯이 대놓고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이번 해안포 실사격은 앞으로의 남북관계와 미북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의미 1: 더 이상 ‘서로 마주보고 웃는’ 남북관계는 없다.


우선 이번 김정은이 주도한 도발은 더 이상 남북대화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은 이미 하노이 노딜 이후인 3월, 남쪽과의 대화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심지어 단순한 대화 중단을 넘어 한국을 향해 위협하고 협박하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상회담 3차례를 포함하여 23차례나 남북회담을 개최했지만 올해 들어 전혀 접촉이 없다는 것이 지금의 남북관계를 말해 준다. 올해 들어서만 12차례나 도발한 미사일 발사 실험도 그러한 관점에서 철저하게 남한지역을 사정권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통미봉남(通美封南)을 강화하고 한국 축구대표단에 대한 냉대, 금강산 시설물 철수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논평]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을 함부로 대하는 3가지 이유?(11월 16일)]


[관련영상: [Why Times 논평 281] 김정은이 문재인을 함부로 대하는 3가지 이유(11월 16일)]


어디 이뿐인가? 김정은과 북한이 문재인을 향해 “주제넘게 무례무도한 궤설을 늘어놓지 말라”, “제 처지도 모르는 희떠운 훈시를 하지 말라”, “조수 노릇도 변변히 못할” 재목인 문재인은 “한반도 상황 운전자 역할을 꿈도 꾸지 말라”고 조롱하고 능멸까지 해댔다. 이것이 지금의 남북관계 수준이다.


이는 결국 남쪽의 대통령이 아무리 아부를 떨고 온갖 언사로 북한을 칭송해도 더 이상 남쪽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굳히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김정은의 의지를 더더욱 확고하게 보여주는 것이 이번 완충수역인 창린도에서의 포사격 사건이다.


*의미 2: 휴지조각이 된 9.19 남북군사합의


남북군사합의는 이미 휴지조각이 되었다. 북한이 올해 들어서만 12차례의 각종 미사일 도발을 할 때 남북군사합의는 이미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합의문에 탄도미사일 금지 규정이 없다"며 위반이 아니라고 했다.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완충수역에서 대놓고 포사격을 실시했다. 이는 더 이상 9.19 남북군사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김정은이 직접 보여준 것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26일 “국민들도 모르게 북한에 한‧아세안 초청장을 보냈다가 공개 면박·공개 망신을 당하고, 겨우 받아낸 것이 해안포 발사인가?”라면서 “9.19 남북군사합의는 휴지조각이 되었다”고 선언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국방위 등 관련 상임위에서 군사합의를 파기하는 절차를 국회에서 착수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 문제는 국회가 나서기 전에 정부가 먼저 북한의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에 대해 북한에게 강력히 항의하여야 하고 북한이 약속을 지키겠다는 재발방지 보장을 하지 않는 한 무효화를 전면 선언해야 할 것이다.


*의미 3: 앞으로 남쪽을 향한 도발을 본격화할 수 있다.


이번 창린도 해안포 발사는 한·미를 향한 ‘저강도’ 도발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이번 한 번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데 있다. 한마디로 추가적 도발 가능성, 그것도 강도를 훨씬 높인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이미 북한은 24일에도 선전매체인 ‘메아리’의 ‘공공연한 군사적 대결 선언’이라는 논평을 통해 “남조선당국이 여전히 체질화된 대결흉심을 버리지 못하고 북남관계를 판문점선언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는 위험한 대결책동에 계속 매달리고 있다.”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압박을 더욱 강화하려는 기도를 로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 매체는 이어 “남조선당국은 앞에서는 《대화》와 《관계개선》을 떠들어대고 뒤돌아 앉아서는 동족을 적대시하는 악습을 여전히 드러내면서 북남선언들과 북남군사분야 합의에 배치되는 군사적 대결 책동에 계속 광분하고 있다”면서 “동족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고 외세와 공조하여 겨레의 지향을 짓밟으며 도발적인 군사적대결 책동에 광분하는 자들은 정세악화를 초래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북한의 경고는 최근 들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런 시기에 김정은이 18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사령부’를 방문한 데 이어 24일에는 ‘창린도 방어대’를 시찰해 해안포 발사까지 명령하기에 이른 것이다.


김정은은 특히 이번 시찰에서 "철저한 무기 체계 점검과 기술 관리를 통해 임의의 단위(부대)가 임의의 시각에도 전투 임무 수행에 동원될 수 있게 철저히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지시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


김정은은 동행한 박정천 총참모장에게 방어대의 전투력증강과 변경시킬 전투임무에 대한 과업을 하달하는 등 추가 도발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제까지의 도발이 미사일 중심이었다면 김정은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까지 한국과 미국을 직접 자극할 수 있는 서해상에서의 도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며, 만약 미북간에 비핵화 협상이 난관에 봉착할 경우 더 높은 강도의 도발도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제2의 연평도 포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최근들어 지속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 또는 군사적 대비 등에 대해 직접적인 비난을 하면서 도발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언제든지 국지전적인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져 귀추가 주목된다.


더더구나 해안포를 도발한 23일이 2010년 연평도 도발을 했던 바로 그날이다. 왜 하필 이날일까? 이 역시 연평도 도발같은 사건을 또 일으킬 수 있다는 암시 아닐까?


▲ 북한 김정은이 24일 서해 완충수역인 창린도를 찾아 해안포 도발을 감행했다. [사진=KCNA]


[한심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


문제는 북한의 이러한 도발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이다.


*문제점 1: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


우선 눈에 보이는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도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이 해안포 도발을 한 것은 23일로 추정된다. 그런데 문재인 청와대나 국방부는 북한의 이러한 도발에 침묵을 지켰다.


이유는 둘 중의 하나이다. 첫째는 북한이 도발을 공개하기 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거나 아니면 알고도 못 본 척 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국방부 태도로는 전혀 모르고 있었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그랬다면 이는 심각한 안보위기다.


못 본 척 했다면 24일부터 부산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시작되는 날이라 알면서도 이를 숨겼을 가능성이 있다.


국방부는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해 북한이 언제, 어떤 종류의 해안포를 어느 방향으로 몇 발 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감지를 제대로 못해서인지 아니면 알고도 입 닫고 있는 것인지는 모른다.


현재 밝혀진 바로는 이번에 도발을 한 해안포는 사진을 통해 볼 때 76mm 해안포로 보이며 김정은이 "2(개)포에 목표를 정해줬다"고 보도한 점에 비춰볼 때 2개 해안포를 가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대포는 보통 첫발에 명중하기 어려워 한 번 쏜 뒤 탄착점을 고려해 제원값을 조정해 또다시 발사한다는 점에서 여러 발이 발사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북한이 122mm, 130mm 해안포도 있었기 때문에 이들 또한 발사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우리 국방부는 이 모든 사실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명분은 우리의 감지능력이 북한에 알려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되었건 북한의 도발에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 군의 대응태세가 사실상 무방비 상태이거나 아니면 군(軍)마저도 청와대 따라 ‘북한 눈치보기’를 하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문제점 2: 문재인 정부는 북한 도발을 숨기려 했다.


더더욱 큰 문제는 북한의 이번 도발을 문재인 정부가 숨기려 했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25일 북한의 해안포 사격에 대해 "군사합의 위반"이라며 유감을 표명했지만 이는 25일 아침 북한 노동신문 등을 통해 김정은의 창린도 방문 소식과 함께 해안포 발사를 스스로 공개하자 국방부도 어쩔 수 없이 ‘유감표명’을 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만약 북한이 선전매체를 통해 김정은의 창린도 방문을 보도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국방부 역시 그냥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우리의 안보에 엄청난 구멍이 뚫려 있음을 의미한다. 대통령 따라 군 마저도 ‘북한에 대해 눈감기’로 일관하니 북한이 우리를 우습게 보고 저렇게 막무가내로 도발하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는 것이다.


더더욱 이렇게 중요한 안보상의 문제를 국민들에게 숨기려 한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우습게 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문제점 3: 그럼에도 북한 감싸기에 여념 없는 대통령과 문재인 정부


이렇게 북한이 직접 남북군사합의를 깼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한·아세안 CEO 서밋'에 참석해 북한 도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으면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인 아세안의 포용 정신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잡은 모습을 배경으로 제작된 통일부의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카드뉴스.[사진= 통일부]


통일부도 지난 22일 '미리 보는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라는 제목의 카드 뉴스를 만들어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손을 잡은 뒷모습을 게재했다. 대통령이 친서를 통해 김정은을 바로 그 자리에 초청했지만 분명히 ‘참석 거부’와 함께 남측을 비난했음에도 그러한 카드 뉴스를 올린 것이다. 마치 김정은이 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 같은 이미지를 풍긴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대국민 사기광고 아닌가?


이런 문재인 정부의 행태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헛된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면서 “얼마나 더 속고 얼마나 더 당해야겠는가? 이 정권 핵심 관계자들은 이런 말을 한다. ‘종북이라는 말을 들으면 진짜 화난다, 본인들은 친북에 불과하다.’ 이 정도면 친북이 아니라 종북 아닌가?”라고 했다.


이게 나라 맞나? 이것도 나라냐?


[북한의 도발, 문재인 정부가 자초한 것]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북한의 도발은 사실 문재인 정부가 자초한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들어서만 12차례의 미사일 도발을 했음에도 우리 정부는 한번도 이에 대해 항의하거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북한이 그러한 미사일들이 남쪽을 겨냥했다고 해도 ‘남북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다’는 말로 얼렁뚱당 넘어갔다.


이번 서해 완충수역에서 이뤄진 포사격에 대해서도 ‘유감 표명’이 전부다. 그것도 처음이다. 강력한 대응은 아예 없다. 이렇게 ‘꼬리 낮춘’ 대응을 하니 북한이 한국을 만만하게 보는 것 아니겠는가?


그 사이에 우리 군의 국방능력은 하나 둘씩 해체되어 가고 있다. 대북감시 능력과 대응전력은 확연하게 약화되었다. 확대된 비행금지구역 때문이다. 심지어 서해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K-9자주포는 훈련도 못한다. 북한이 저렇게 마음대로 쏘고 있는데도 말이다.


대통령은 그럼에도 북한을 감싸고 돌 것이다. 지금 여전히 그러하듯이 말이다.


어쩌면 문재인 정부는 ‘제2의 연평도 사건’이 일어나도 북한 감싸기에 나설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정부를 믿고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겠는가?





[덧붙이는 글]
*국방부는 26일, 북한의 해안포 발사는 23일 이루어졌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동정이나 해안포 발사의 구체적 내역에 대해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우리 코 앞에서 이루어진 이 어마어마한 사건을 전혀 감지조차 못했다는 국방부. 도대체 이게 제대로된 나라인가? *참고로 11월 23일은 연평도 포격사6일, 북한의 해안포 발사는 23일 이루어졌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동정이나 해안포 발사의 구체적 내역에 대해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우리 코 앞에서 이루어진 이 어마어마한 사건을 전혀 감지조차 못했다는 국방부. 도대체 이게 제대로된 나라인가? *참고로 11월 23일은 연평도 포격사건이 일어났던 바로 그날이다. 2010년의 일이었다. 그래서 이 사건이 주는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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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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