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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01 09: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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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얘기 나오면 주눅들거나 반대급부로 북한에 지나치게 기대하는 좌파 지식인 많아 -제국 시스템 이끄는 지도국만이 아니라 시스템 안정화시키는 중간층 핵심 국가의 역할도 중요 -후진국도 노력하면 잘살 수 있다는 발전주의 가치 현실화시킨 한국이 세계체제 안정화에 기여


종종 한국을 너무 무시하거나 폄하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좌파쪽 분들이 격한 언어를 구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같다. 특히 국제관계에서 미국과 중국 얘기만 나오면 주눅들거나 또는 반대급부로 북한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우리가 만든 사회•경제•문화적 성취는 상당하다. 너무 우리나라를 헬조선이니 뭐니 무시하거나 미국 중국을 경외감으로 바라보는 일은 안 했으면 좋겠다. 또한 남한에 대한 무시와 병행해 북한에 대한 과도한 호의도 사실은 현실을 잘 몰라서 발생한다.

 

▲ 한국이 없다면 미국은 세계시스템의 핵심인 아시아에서 후퇴하게 된다.


우리는 미국 중국에 비교해서 작은 나라다. 어떤 사람들은 아프리카 어디에 우리가 있다면 우리는 강대국이 되고도 남는다고 위안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아프리카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취는 이루어내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 현재 미국의 힘이 오롯이 북미대륙의 미국 영토의 크기나 군사력 때문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 중국의 수천년에 걸친 중화제국도 마찬가지다.

 

제국은 특정한 국가가 아니라 헤게모니 국가가 이끄는 시스템으로서만 존재하게 된다. 현재 미국 중심의 세계시스템, 과거 아시아지역의 중화시스템 등이 그것이다. 이런 시스템에서 시스템을 이끄는 지도국만이 아니라 이 시스템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중간 층위의 핵심 국가가 있어야만 한다. 세계시스템에 참가함으로써 누리는 이익에 적극성을 보이는 그런 국가가 없다면 세계시스템은 불안해지고 헤게모니 국가의 헤게모니는 상시적 위협에 놓이게 된다.

 

조선이 없는 중화시스템은 불구가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조공무역 시스템을 통한 경제와 문화의 교류가 조선을 번성하게 만들었듯이 현재 한국의 성취는 미국 주도의 세계시스템에 참가함으로써 얻게된 것이다. 조선이 수백년간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영된 것에는 중화시스템이 존재하고 조선이 그 시스템의 핵심 일원으로 역할을 했던 영향이 크다. 대한민국의 발전에도 미국의 세계시스템이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헤게모니 국가와 하위 국가를 매개하는 중간수준 즉 중견국은 헤게모니 국가의 상대적 크기에만 심리적으로 눌리는 경향이 생기기도 한다. 과거 중국에 대한 모화사상인 소중화 정신 그리고 현재의 미국에 대한 무조건적 애정은 중견국의 존재감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다. 조선이 없었다면 중화시스템은 불안하게 되고 한국이 없다면 미국적 세계시스템의 핵심인 아시아에서 미국은 후퇴하게 된다.
즉 우리가 세계체제의 지도국은 아니지만 세계시스템의 공동 건설자는 되는 것이다.

 

좌파 지식인 중에는 <발전주의의 종언>을 말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미국적 세계체제는 약소국에게 강제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세계체제는 그 시스템에 참가함으로써 이익이 된다는 것을 직접 보아야만 한다. 로스토의 경제발전 단계설을 설파한다고 여타 국가들이 자진해서 세계체제에 들어오고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것이 아니다. 후진국도 열심히 노력하면 잘살 수 있다는 발전주의는 세계시스템의 안정화를 위한 핵심가치였고 이 가치를 가장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 한국이다. 우리가 최강대국은 아니지만 세계시스템의 핵심국가인 것은 분명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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