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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10-21 21:13:16
  • 수정 2019-10-23 12: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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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국민대학교 정치전략연구소 이영미 비상임연구위원이 쓴 것이다.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여기에 게재한다. 


▲ 지난 10월 16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백두산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사진=KCNA]


며칠 전,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당대표가 강연자로 나와서 자유한국당은 작금의 대한민국의 비정상을 정상화하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민의 명령이 사퇴시킨 조국 (전)법무부장관의 사퇴와 무관중, 무중계, 무득점이라는 기괴한 남북올림픽 예선경기와, 그리고 현정권을 지지했던 20대 학생들의 황교안 당대표에 대한 환호가, 오버랩되면서 본인의 마음을 오히려 무겁게 하였다.


현 정권의 최대의 지지세력이었던 20대들이 등을 돌린 지는 오래다. 66일간의 조국 게이트를 겪으면서, 아니 2년 이상 조국(전) 장관이 민정수리에석 자 있으면서 가장 중요한 업무인 인사검증을 무능력하게 처리함으로써, 국민들은 너무나도 오랜시간 고통스러워했다.


앞에 본인의 마음을 무겁게 한 이유는, 위의 그 많은 시간에 겪었을 국민 갈등의 골과 상처, 그리고 비정상들의 아픔이, 또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야 치유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그 젊은 청년들의, 그리고 국민들의 환호가, 기쁜 환호가 아닌, 도와달라는 안타까운 환호처럼 들렸기 때문이었다.


의식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지금 우리 대한민국이 얼마나 비정상의 상황인지 느낄 것이다.


경제, 외교, 안보, 하다 하다 스포츠에서까지도 비정상의 상황에 직면하였다. 우리는 우리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아들들인 축구대표단이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를 걱정해야만 했고, 올림픽 예선이고 뭐고, 차라리 무승부여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왜 우리 선수단을 보냈냐라는 생각에 하루 종일 화가 났다. 해외언론에서는 "한국이 이겼으면 우리의 세계적 스포츠 스타 손흥민이 다리가 부러졌을 것이다. 살아 돌아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라고 할 정도이다. 지금 우리는 이런 비정상의 상황에 살고 있다.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날 김정은은 우리 축구선수단을 생사의 볼모로 잡고서는, 이제까지 정상국가 코스프레를 하던 것을 벗어던지고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라 ‘나는 신이다’라고 다시 외치고 나섰다. 여론들은 어이없어 대한민국과 미국에게 여봐라라고 보여준 것에 대서특필 여기저기서 난리이다. 그런데도 우리 문재인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아무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故노무현 대통령 말씀대로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를 벌써 수백번도 더 말해서 입이 아플 정도다.


이처럼 비정상적인 남과 북의 상황에서 2019년말과 앞으로의 한반도 정세를 예측해본다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차라리 2018년에는 한반도 정세가 나아지리라는 희망이라도 있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의 위상은 오히려 더욱 쪼그라들고, 문재인 정부는 외교 분야에서 완전히 고립되고 말았으며, 현재의 한반도 정세는 너무나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였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조건은 북한의 무조건적인 핵폐기 즉, 완벽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라는 사실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2018년 북한은 핵보유국을 선언하면서,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넣고 한반도는 물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핵공포에 떨게 하는 위력을 발휘하였다. 급기야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던 선제 타격론을 불식시키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키면서 세계외교무대에 화려하게 등장,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성과를 달성하였다.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기며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킨 북한은,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면서,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재선, 탄핵 등의 정치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기어이 2019년에는 11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대범함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너무 성급하게 대한민국만 빗장을 풀고 대환영 퍼주기 준비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뒤로하면서까지, 남북관계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볼 때, 북핵 문제, 남북관계개선의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는 선 비핵화가 아닌, 비핵화와 남북관계를 동시에 진행시켰다. 그러나 이중에 남북관계 개선 방안이 비핵화 원칙과 충돌하고 국제적 대북 제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내용이 적지 않다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으로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반드시 필요하며, 그렇게 해서 남북한 관계 개선, 남북평화, 궁극적으로 통일로 가는 한반도 시나리오를 그린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완전한 핵폐기를 선행후, 대한민국이 경제지원(개성공단, 남북철도사업, 금강산관광사업 등)을 해주고, 이산가족상봉을 확대하고 전화, 편지를 자유롭게 왕래 가능케 하고, 민간투자, 사업등을 확대하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문화와 이념을 교류하면서 통일을 이룩해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하겠다.


즉, 북한핵문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북한지원에 대한 명분이 생기고 남북관계개선의 물꼬가 트여 한반도 평화정착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결론이다.


본인은 2018년, 북한 핵문제는 남과 북뿐 아니라 전세계 평화가 관련하여 있고, 한국과 북한, 미국, 중국 등의 국제역학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이겠거니와, 정작 키를 쥐고 있는 북한은 셈법을 복잡하게 풀어나가며,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은 최대 전략적 요지인 한반도를 절대 놓지 않고, 예나 지금이나 처절하게 각축하고 있다. 미국은 본토까지 위협하고 있는 북한의 비핵화가 필요하고, 중국은 역시 전세계 패권싸움의 요지이며 최우방 공산국가인 북한을 절대 수호해야만 한다.


김정은은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 개최 직전에, 중국을 방문하는 모습을 보이며 상호 긴밀한 관계와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북한을 함부로 할 수 없음을 직접 보여주었다. 이에 세계 패권을 다투는 미국 트럼프 정부는 중국에게 북한과 북핵문제에 ‘손대지마’를 외치는 듯, 세계중심은 미국이라며 미중무역전쟁을 계속하면서 세계경제를 들었다 놨다 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 핵문제와 비핵화 문제는 단순한 핵문제에서 그치지 않고 강대국들의 복잡한 이해문제와 주도권 다툼까지 심각하게 얽혀 있어서 당분간 북한은 그것을 충분히 이용하려 할 것이고 또한 이용하기 최적의 시기인 것이다.


이러한 때, 대한민국의 외교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외교 실종이라고까지 불리는 상황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걱정되는 바이다.


끝으로, 당연히 당분간 북한은 비핵화 카드를 끊임없이 만지작거리면서 수없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체재보장과 경제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액션을 계속할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가 보이지 않고 대한민국의 안보가 보장되지 않는 가운데, 우리 국민은 핵을 머리에 이고 사는 위태로운 상황이 계속되며 안보 불안이 계속될 것은 자명하다. 안보 불안 상태가 하루빨리 해소되기를 바랄 뿐이다. 더 이상 북한 비핵화 진전 없이 우리의 안보방어 능력만 약화되는 상황이 지속되지 않아야 하겠다.


본인은, 무엇보다도 남북문제로 인한 의견 대립으로 남남갈등만 더욱 가속화되는 것이 우려되며 그 갈등이 전부 국민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 그리고 걱정된다. 이제는 끝도 없이 되풀이 되는 '걱정이 된다, 가슴 아프다'를 끝내야 한다. 국민들도 같은 바람일 것이다.


요즘 국민이 나라 걱정하기는 처음이라고들 한다.

나라가 국민 걱정하는 것이 정상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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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휘락 논설위원 박휘락 논설위원의 다른 기사 보기
  •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원장)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국제정치 박사
    미국국방대학교 대학원 국방안보 석사
    2014~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원장
    2012~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
    1978~2009 대한민국 육군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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