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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03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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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만에 한국에 와보니 언론보도 등에서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았다
-한국 언론은 일방적으로 한쪽 이야기 보도. 기사들이 편협하고 선동적으로 느껴지곤 한다
-기자의 자의적 해석을 대중의 일반적인 의견인 것처럼 포장. 독자들을 오도하는 것 아닌가


몇 개월 전, [제3의길]이라는 언론 그룹에 대해 들었을 때, 나는 즉각 호감이 갔다. 왜 호감이 갔을까? 한 가지 이유는 한국 언론이 진리와 진실의 선봉자가 되도록 도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미국에 20대에 와서 35년을 살다가, 2010년에 한국에 와서 놀란 것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어리둥절할 때가 자주 있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언론 보도다. 미국 언론매체는 어떤 이슈에 대해 양쪽 의견을 보도한다. 판단과 선택은 독자들이 하게 한다. 자세히 양쪽을 보도하고, 관련된 참조 사항까지 명기해 준다. 그래서 신문 기사나 방송 보도가 길고, 자세히 읽으려면 긴 시간을 써야 한다.

 

한국 언론은 흔히 일방적이다. 주로 한쪽 이야기만 보도한다. 때문에 기사들이 편협하고 선동적으로 느껴진다.

 

원래 양쪽 말을 다 듣기 전까지는 판단을 보류해야 한다. 그러므로 항상 반대의견을 듣고 나서 판단을 내려야 한다. 한국 신문에서는 그런 기사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아주 드물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쌍방이 실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진술하고, 반론을 제기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미디어 매체는 이에 가장 버금가는 환경을 독자들과 청중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어떤 기사들은 한국 신문들끼리 너무 흡사하다. 일부 문구와 문장까지 똑 같다. 사진도 똑 같다. 지인이 어느 시(市)와 협조하는 행사를 네 개의 신문이 보도 했는데 모두 똑 같은 사진을 실었다. 기사 문구들도 너무 흡사했다. 지인에게 그 사실을 알리니, 보통 홍보 팀이 기사와 사진을 보내면 신문사들이 그에 의거하여 보도한단다. 그 방식 자체가 그릇되지는 않다. 그 다음이 문제다.

 

신문사가 직접 취재하지 않았고, 단순히 ‘홍보 받은 자료에 의해 보도한다’는 언급을 네 개의 어느 신문도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모든 신문들이 기자 이름을 기재하여 마치 신문사에서 직접 취재한 것처럼 처리했다. 게다가, ‘성대히 거행되었다’거나, ‘열띤 토론이 진행 되었다’는 등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간 표현도 홍보 팀의 말을 자기 것처럼 인용하고 있었다. 더욱이 한 신문만 제외하고는 사진의 소스를 기재하지 않았다. 미국에선, 모든 사진에 소스를 명기한다. 기사의 소스도 그렇게 한다. 기자의 이름이 적혀있는 한, 그 기자가 그 소스이다.

 

▲ 미국은 언론매체마다 독립적으로 쓰고 보도하기 때문에 내용과 각도가 다양하다


미국 미디어들은 누구의 말인지도 정확히 밝히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인용 표를 사용하여 인용된 말도 정확히 전달하여, 마치 독자들이 인용문의 본인으로부터 직접 듣는 효과를 갖게 한다.

 

같은 토픽을 다루어도, 미국 미디어는 내용과 각도가 다양하다. 언론매체마다 독립적으로 쓰고 보도하기 때문이다. 같은 토픽을 다루는 여러 매체를 경청하거나 시청하면 새로운 시각, 관점을 얻는다 한국 미디어는 한 토픽에 대해 한 기사를 읽거나 방송을 시청하면, 다른 매체의 보도를 읽거나 들을 필요가 거의 없다.

 

한국 신문들은 선동적이고 편협하면서도, 자신을 숨기는 경향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한국어 표현에는 자주 주어(主語)가 생략된다. 그래서인지 신문 기사에 주어(主語)가 명확치 않거나 아예 빠지는 경우가 흔하다. “… 하다는 소리가 높다”거나 ”… 이라는 지적이다” 등, 주어 없이 표현 되는 문구의 신빙성이 의심된다. 그런 문구는 기자의 자의적인 해석을 대중의 일반적인 의견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독자들을 오도하는 행위일 수 있다.

 

다른 이야기 같지만, 국회 청문회를 보면, 증인들이 비록 선서 하에 진술하지만 그들이 얼마나 진리와 진실을 말하는지 확신이 가지 않을 때가 많다. 진행 분위기를 보면, 질의하는 국회의원들도 증인들이 거짓을 말하리라는 전제하에 진행하는 것 같다. 그러한 분위기에서는 증인들도 진리와 진실보다, 자기를 방어하기 위해, ‘오직 진실만 말하겠다’는 선서도 내팽개친 것처럼 보인다.

 

한국의 언론이 진실, 정의, 자유의 횃불로서 사회적 사명을 충실히 이행하여, 국민들의 개인적, 사회적 역할을 이행하도록 하자.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轉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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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niel Suh '제3의 길' 칼럼니스트 Daniel Suh '제3의 길' 칼럼니스트의 다른 기사 보기
  • 한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1974년에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자녀들 키우고 재무경제학을 공부하였다. 미국 산업계와 학계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다가, 2010년부터 포항공대에서 가르치고 연구하고 2017년에 은퇴했다. 지금은 미국에서 경제를 비롯해 교육, 사회(governance, ethics, and leadership), 문화(culture), 혁신(social and technological innovation) 등 공부를 하면서 인생 ‘제2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암행어사처럼 사회의 악행을 제거하고,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인본 중심의 사회문화 형성을 위한 어린 꿈을 향해 정진 중이다. 이를 위한 좌우명은 진리(목표), 사랑(동기), 양심(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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