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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또 엇나가는 美北. 뒤집기 시도하는 김정은, 오판 가능성 커 - 북한, 한미훈련 핑계, 미국과 대화 중단 위협 - 협상 연기로 응수한 미국, "시간은 본질 아니다" - 당황하는 문재인 정부, 2020년 총선 전략에 영향 미칠까?
  • 기사등록 2019-07-17 13:02:29
  • 수정 2020-05-28 15: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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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15일 북한에게 `ㅅ간과 여유를 줄 것`이라면서 북한의 대화 회피에 정면 대응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사진-미국 국무부/ Flicker]


[북한, 미국과 대화 중단을 위협]


북한이 16일 다음 달 실시 예정인 한·미 연합 훈련을 비난하며 '6·30 판문점 회동' 당시 합의한 미·북 실무 회담의 보이콧과 함께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시험·발사 중지) 약속 파기를 위협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미국과 남조선이 오는 8월 우리를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이번 연습이 남조선군이 전시작전통제권을 넘겨받을 능력이 있는가를 검증하기 위한 모의훈련이라고 떠들어대고 있지만 유사시 《억제》와 《반공격》의 미명하에 기습타격과 대규모증원무력의 신속투입으로 우리 공화국을 군사적으로 타고 앉기 위한 실동훈련, 전쟁 시연회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합동군사연습중지는 미국의 군통수권자인 트럼프대통령이 싱가포르조미수뇌회담에서 온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공약하고 판문점 조미수뇌 상봉 때에도 우리 외무상과 미 국무장관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거듭 확약한 문제”라면서 “이것은 명백히 6.12조미공동성명의 기본정신에 대한 위반이며 우리에 대한 로골적인 압박”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의 담화는 이어 “미국이 일방적으로 자기의 공약을 리행하지 않음으로써 우리가 미국과 한 공약에 남아있어야 할 명분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고 했다.


또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판문점조미수뇌상봉을 계기로 조미사이의 실무협상이 일정에 오르고 있는 때에 미국은 최고위급에서 한 공약을 어기고 남조선과 합동군사연습 《동맹 19-2》를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면서 “만일 그것이 현실화된다면 조미실무협상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노딜'로 경색된 미·북 관계가 지난 6월 30일의 판문점 전격 회동으로 전기(轉機)를 맞은 지 보름 만에 다시 위기를 맞는 모습이다.


[북한이 미북대화 중단을 위협하는 이유는?]


북한은 최근 미국과의 대화에서 전형적인 접근-회피 전략을 채용하고 있다. 미국의 분위기가 냉랭해지면 얼른 대화의 장으로 나왔다가 미국이 가깝게 다가가면 다시 회피하는 식의 행동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2020년의 대통령 선거 분위기가 점점 더해지는 것을 계기로 지난 6월 30일의 미북 정상 회동을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으로 선거의 소재로 활용하자 이를 북한이 오히려 무기로 삼고 회피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름 아닌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려는 전형적인 전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폭스뉴스의 라디오 방송 션 헤네티 쇼에 출연해 “북한이 처음에 없던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기를 바란다”며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행동을 촉구한 것에 대해 북한은 오히려 미국이 빅딜 요구안을 포기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북한의 비핵화 협상 시간끌기와 함께 북한이 결코 궁극적 비핵화의 길로 나아갈 생각이 없음을 의미한다.


더불어 최근 미국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핵동결론’을 염두에 둔 북한의 선제 공격 성격도 띄고 있다. 약간의 전향적 태도를 보이는 미국에 채찍질을 가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일단 다음 달의 한미연합훈련 때까지 미북간 대화를 유보할 전망이다. 만약 한미간에 군사훈련을 진행한다면 이를 핑계로 더욱 더 강한 반발을 하며 미국의 태도변화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북한이 이번 위협에서 ‘핵·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대선 가도에 재를 뿌릴 수도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줌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사실 북한이 중단을 요구한 '19-2 동맹' 훈련은 다음 달 5~23일 실시되는데, 한국군 주도로 실시하는 한·미 연합 위기관리 연습으로 작년에 폐지된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대체한 것이다.


특히 이번 훈련의 목적은 우리 군의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협상 연기로 응수한 미국, "시간은 본질 아니다"]


북한의 이러한 반발에 대해 우선 미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한반도 방위 의지를 보여주는 통상 훈련"이라며 "준비를 계속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실무협상 재개를 고대한다"면서도 "미 협상팀과 북한에 시간과 여유를 줄 것"이라며 협상 연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급한 것은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도 15일(현지시간) "(북한에게) 시간과 여유(time and space)를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말 판문점에서 2~3주내 실무협상 개최에 합의했지만 7월 내가 아닌 더 연기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는 그동안의 기조를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16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시간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궁극적으로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 과정을 설명한 뒤 "나는 절대 서두르지 않지만, 일정한 시점엔 우리가 세계 모든 사람들을 위해 좋은 무언가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갈수록 급한 것은 북한, 김정은의 오판인가?]


북한 외무성의 이번 담화에서 특별히 눈에 뜨이는 것은 북한이 다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점이다. 이는 미국의 ‘인내의 한계점’을 시험하는 도발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칭찬을 곧이곧대로 김정은이 받아들인다면 그렇게 쉽게 도발 경고를 통해 미국의 전략을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고도의 협상전략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주 위험한 도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북한은 영변의 핵시설 폐기와 북핵동결로 대북제재 해제를 얻어내려 하지만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별로 그럴 의사가 없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핵동결’ 카드와 대북제재 일부 해제를 검토하기도 하지만 이는 트럼프 진영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정은의 이번 회담 무기한 연기 전술은 트럼프 대통령 진영에 대한 오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당황하는 문재인 정부, 2020년 총선 전략에 영향 미칠까?]


사실 지난 6월 30일의 미북정상의 판문점 회동에 대해 가장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쪽은 문재인 청와대와 민주당이었다.


급속 냉각됐던 미·북 관계가 '6·30 판문점 회담'으로 급반전되며 조만간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문재인 청와대의 계산으로는 8월내에 미북협상의 급진전이 나타날 것으로 보았고 그렇게 되면 올 년말안에 미북간 비핵화 협상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대북제재 완화, 특히 개성공단 및 금강산 재개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일부는 서둘러 ‘남북 경제 공동체’ 연구에 착수하게 된 것이다.


아예 남북경협을 넘어선 ‘남북경제공동체’라는 새로운 모델을 내세우는 것은 남북통일이 장기적 과제라는 측면에서 보다 현실적인 ‘남북 평화공존’을 정책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의미이다.


이를 2020년의 총선에서 중요한 이슈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미북간의 냉기류가 다시 엄습함으로써 정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국가정보원은 16일 국회 정보위에서 '판문점 회동'에 대해 "정체 중이던 비핵화 협상의 재가동 동력을 확보했다"며 후속 실무회담을 낙관하는 취지로 보고하기도 했던 터였다


이러한 판단 미스는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 신뢰에 바탕을 둔 데서 기인한다. 그동안 북한은 수차례 자신들이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되는 지점에서 수시로 벼랑끝 전술을 펼치면서 시간을 벌여왔는데 이를 간과한 탓이다.


[미북간 대화, 원점 회귀 가능성 커]


문제는 8월의 '19-2 동맹' 훈련이 우리 군의 전작권(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서 취소할 수도 없고 미국도 국방부를 통해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미북간 대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미국이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이전에는 대북제재를 완화할 가능성도 전혀 없다는 점에서 미북간의 벼랑끝 대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만약 북한이 ICBM을 포함한 중장거리 미사일이나 핵실험 재개 등의 도발을 감행한다면 한반도는 그야말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위기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결론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


김정은이 그동안 체제 보장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중국이나 미국이 모두 그에 대한 상응하는 체제 보장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한미군사훈련을 핑계로 또다시 미북간 대화를 연기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김정은이 비핵화를 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관점에서 북한도 비핵화 협상에서의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15일 노동신문을 통해 “물과 공기만 있으면 된다”며 자력갱생을 강조한 바 있다. 어떠한 제재에도 끝까지 버티겠다는 의지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의 이러한 계략을 이미 눈치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지난 6월 30일의 미북간 정상회동에 거의 한 시간 가까운 대좌를 했음에도 이를 회담이라 부르지 않고 ‘회동’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북한 비핵화에 대해 뭔가 협상한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깜짝 이벤트 성격의 만남“이었을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에 대해 안전 보장을 장담해 왔다. 그런데 북한이 만약 도발을 감행한다면 2020년의 대선을 감안해서라도 그냥 뭉개고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근 미국이 ”(지난 5월 4일과 9일 발사한)북한의 이스칸데르를 막을 무기가 필요하며 스텔스기를 활용한 방어체계를 개발중“이라고 육참총장이 밝힌 점과 주한미군이 ”북한의 화성-15형(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 전 지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밝힌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미국은 지금 북한과 대화도 준비하지만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막기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판이 김정은 최후의 날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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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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