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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7-16 12:32:19
  • 수정 2019-07-17 10: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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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조국 수석이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죽창가 [조국 페이스북]


시대적 감각이라는게 있다.


민주화 과제도 친일적폐 청산 과제도 이 시대에서 굳이 찾으라면 못 찾을 바는 아니다. 과거와 단절되어 있는 현재란 없으므로. 하지만 1945년 해방된 지 70여년, 1987년 6월항쟁 30여년이 더 지났어도 그때와 같은 비감하고 무거운 정서를 가지고 민주화 과제와 친일 적폐청산을 외친다면 그건 분명 시대착오적이다.


해방공간의 혼미함과 6.25전쟁 직후의 적개심을 가지고 현 정부를 빨갱이라고 몰아부치는 것도 시대의 번짓수를 한참이나 잘못 찾은 것처럼.


아무리 자유한국당이라고 해서 이완용같은 친일파가 어디 있겠는가. 이 시대 나라를 팔아먹는 친일을 해서 뭣에다 쓰게? 일제의 총칼 위협에서 가문의 안위를 지키고 그 한 몸 보신할려고? 아니면 일본의 작위를 노리고?


일본과의 관계를 중요시한다고 토착왜구니, 이완용의 재현이니 몰아부치는 사람들을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국제정세를 달리 읽고 일본과의 대립보다는 한일간 군사경제적 긴밀한 공조가 현 정세에서는 절실하다고 판단하는 다 나름의 애국으로 보면 안 되나? 나에게 진실이 있듯이 다른 진영에도 진실이 있다고 믿고 들어가면 안 되나?


우리 시대 그런 친일파는 없다. 아무리 더불어민주당이라고 해서 나라를 들어다가 김씨조선에 팔아먹는 빨갱이, 친북파가 없듯이. 정신병자 빼고는.


가벼운 것을 가볍게, 무거운 것은 무겁게 들어야지. 택도없이 시대감각 없이 구한말, 일제시대의 무게와 비감한 정서만 강조하는 사람들을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바위를 들 때 컵을 들 것처럼, 컵을 들 때 바위를 들 것처럼 헛힘을 쓰는 이들이다.


상대 진영의 가장 극악한 이념적 모형을 상정해놓고 비난만 일삼으면 대화와 정치라는 것은 실종되게 되어 있다. 분열은 극복하지 못하고 다 망하게 되어 있다.


조국 수석의 죽창가가 입에 오르내리길래 페이스북을 찾아들어가 보았다.


못듣겠더라. 음질도 안좋고 빠른 템포의 가느다란 고음, 매끄러운 음색을 유지하려 긴장하는 창법도 마음에 안들었다. 무엇보다 30년전 술자리에서 부르던 때와 시대 감각이 달랐다.


녹두꽃 드라마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청와대 수석이라는 양반이 대학시절의 비장한 감각을 가지고 이 노래에 취해 있었을 생각을 하니 좀 기가 막히더라.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 통계와 주판알을 들어야 할 때 죽창을 든다면 그건 정말 헛웃음 나올 일이 아니라 무서운 일이기에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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