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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미·북, 적대 종식'말한 文, 전형적 혹세무민의 선전선동 - ‘더닝-크루거 효과’ 전형 보여준 문재인 청와대 - 文, 국무회의서 "트럼프·김정은 판문점 회담 새로운 평화시대 선언" 주장 - 미북간 실무협상 시작도 하기 전 ‘김칫국 원샷 드링킹’한 文
  • 기사등록 2019-07-03 13:25:23
  • 수정 2019-07-04 05: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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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文, 국무회의서 "트럼프·김정은 판문점 회담 새로운 평화시대 선언" 주장]


문재인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에서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의 미·북 및 남·북·미 3자 회동 자체를 '사실상의 종전(終戰) 선언'으로 규정하고 나섰다.


조국 수석이 지난 30일, 남·북·미 3자 회동 직후 "사실상(de facto) 종전선언을 천명한 역사적 날"이라고 한데 이어 문 대통령까지 ‘사실상의 종전선언’ 운운하고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남북에 이어 북·미 간에도 문서상의 서명은 아니지만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 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으면서 북한이 주로 쓰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만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비무장지대(DMZ) 오울렛 초소(OP)를 방문했을 때 "눈앞에 보이는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와 우리 안보에 가져다줬던 긍정적 효과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가졌다"며 "제가 평소 늘 강조해왔던 남북 관계 개선과 북·미 대화의 진전이 서로 선순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다시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완곡하게 요구한 셈이다. 물론 청와대는 "개성공단에 대한 설명이지 제재 해제와는 무관하다"며 일단 선을 그었지만 문 대통령의 머릿속에 ‘개성공단 재개’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것이다.


[또다시 시작된 문대통령의 ‘평화 쇼’]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공개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청와대는 ‘평화협정’ 체결 추진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2일 문 대통령의 "북·미 간에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는 발언과 관련해 '향후 평화협정 체결의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해석은 언론에 맡기고 싶다"고 말해 앞으로 종전선언 추진 및 ‘평화 시대 개막’을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대대적인 홍보를 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북간 실무협상 시작도 하기 전 ‘김칫국 원샷 드링킹’한 文]


이번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발언은 그야말로 대 국민 선전선동용 발언이다. 지금 북한이 비핵화를 본격적으로 시도한 것도 아닌데 ‘평화라는 마취제’를 국민들에게 또 주입하려고 작정하고 나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혹세무민이다.


이번 만남은 오래 전부터 기획된 것도 아니고 그동안 침체상태였던 미북간 대화를 다시 살리기 위한 ‘응급 이벤트’에 불과하다.


아직 본격적인 미북간 실무대화가 시작되지도 않았다.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른다. 예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표현해야 옳을 것이다.


그런데 문대통령과 청와대는 항상 앞서 나간다. 팩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직 국민들에게 ‘평화’를 선동하기 위한 혹세무민이 우선이다.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때도 문 대통령은 그러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직전인 2018년 5월 31일,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경우에 대비해 한반도신경제지도를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의 역할과 준비에 대해서도 미리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김칫국물을 마셨었다.


회담 한 번에 한반도 평화체제가 정착될 것이라고 착각한 셈이다. 심지어 싱가포르 회담이 진행되는 그 순간까지도 남북미정상회담 동시 진행을 꿈꾸면서 언제든지 싱가포르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그였다. 착각은 자유지만 이는 도를 넘어선 환상이었다.


얼마나 정도가 지나쳤으면 당시 미국 워싱턴 조야에서 남북정상회담 직후 한국 내 분위기를 ‘도취 상태(euphoria)’라고 했겠는가?


문대통령은 지난 3월 5일 해군사관학교 임관식에서도 “한반도에서 총성이 사라졌으며 곧 평화경제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는 너무 쉽게 생각한다. 설상 미북간 협상이 급진전된다고 해도 북한에 시장경제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험난한 일정들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완전한 비핵화의 구체적 행동에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 그리고 북한에 시장경제 체제 및 신용 문제 해결 등 이 모든 문제들이 해결되려면 지금 당장 미북간 비핵화협상이 이루어졌다 할지라도 문 대통령의 임기와는 무관한 일들이다. 그런데 문재인 청와대는 이런 모든 것들을 다 생략한다. 곧바로 뭔가 이루어질 듯한 분위기로 몰고 간다.


이러한 조급함과 현실을 무시한 환상에 근거한 판단을 문재인 청와대가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분명히 의도적이다. 현실이 아닌 환상을 국민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혹세무민 아니고 또 뭔가?


[지금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도... 마치 모두 변화된 것처럼....]


우리 국민 어느 누구도 평화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연하다.


그러나 그 평화는 말로 떠든다고 오는 것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평화 중독자’다.

문제는 그 평화의 속살이 가짜라는 데 있다.


정상들이 만나 서로 껴안고 웃는다고 평화가 순식간에 오는 것은 결코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문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정상간 회동에 완전히 도취되어 또 평화를 부르짖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발상대로라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손을 붙잡고 포옹할 때 이미 평화가 왔어야 했다.


아니 문 대통령이 평양에 가고 판문점에서 또 만나고.... 이 정도 했으면 평화가 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 북한이 변한 것이 뭐가 있는가?

핵무기를 포기하기라도 했는가? 핵이나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기라도 했는가?


뭐가 달라졌는가? 아무 것도 없다. 오직 말의 성찬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혼자 자가발전하고 스스로 먼저 ‘평화’라는 단어에 함몰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과 북한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고 또 남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은 것은 의미가 있지만 그렇다고 진짜 중요한 비핵화의 실질적 조치는 이루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


적대 관계 종식?

그동안 미국의 '적대시 정책' 을 핵개발 명분으로 삼아온 북한이 핵무기를 내려놓기라도 했는가?


지난해 6월 12일의 싱가포르 회담과 2월의 하노이회담에 이어 또 새롭게 대화를 시작했을 뿐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아직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북한이 진짜 핵무기를 다 포기할 것인지 아직도 모른다. 아마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많다. 그렇다면 앞으로 북핵 폐기 협상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으면 언제든 위기는 재연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은 협상장에서 웃으면서도 경계를 결코 게을리하지 않는다. 심지어 미 국무부는 “과거 북한과의 협상 역사를 봤을 때 어느 누구도 북한보다 더 부정직하게 목표점을 바꾸거나 협상한 곳이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 한마디로 북한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훅 국무부 정책계획 국장이 한 이야기다. 이 기조는 미국의 흔들림없는 원칙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직 문 대통령과 청와대만 북한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그러면서 비핵화 진전도 없는데 평화를 노래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렇게 ‘평화’를 자꾸 강조하는 것은 평소의 ‘선 평화, 후 비핵화’ 지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결같이 평화를 추구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평화기획비서관’도 둔 것이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이러한 ‘선 평화, 후 비핵화’ 이론은 한마디로 북핵을 용인하자는 것이고 비핵화보다 선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근거가 된다.


이번 문 대통령의 남북미 3자 회동을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 말한 근거도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작년 판문점 선언을 통해 "올해(2018년) 종전 선언을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적극 추진하자"고 합의했었다.

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이 카드를 이번 기회에 다시 꺼내든 셈이다.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평화협정은 정치적 의미의 종전 선언과는 달리 주한미군 및 유엔사 등 한반도 안보 환경의 근본적 변화를 국제법적으로 변경하는 작업이다.


당연히 북핵의 완전한 폐기가 전제되어야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무시하고 또 평화협정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핵 폐기 없는 평화협정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지금은 중국대사로 가 있는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퇴임하면서 “그동안 무지개를 좇았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말 그대로 문 대통령이나 조국 수석, 그리고 청와대 사람들은 그렇게 무지개를 좇는 사람들인 것처럼 보인다.


현실은 아예 도외시한 채 그저 평화 노래만 부르면 한반도에 평화가 도래할 것처럼 말이다.


심리학 이론에 ‘더닝-크루거 효과’라는 것이 있다.

능력이 떨어질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은 더 강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여기에 집단사고까지 겹치게 되면 이건 재앙에 준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금 문재인 청와대가 바로 이러한 ‘더닝-크루거 효과’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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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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