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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中 시진핑 20~21일 방북... ‘백기’들까? ‘홍기’들까? - 백기(白旗): 시 주석이 직접 북한 비핵화 중재자로 나서는 카드 - 홍기(紅旗): 시 주석이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선언하는 카드 - 시진핑 주석의 선택은 ‘홍기’아닌 ‘백기’들 가능성 높아
  • 기사등록 2019-06-18 09:59:55
  • 수정 2020-05-28 1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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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주석이 오는 20일 1박2일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한다. 시 주석의 중재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일러스트=SCMP]


[시진핑 주석, G20 1주일 앞둔 20~21일 평양간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의 관영 매체들이 17일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가 우리 나라를 방문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로동당 위원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동지의 초청에 의하여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 동지가 6월 20일부터 21일까지 우리나라를 국가방문(국빈방문)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주석의 북한 방문은 2005년 10월 후진타오 당시 주석의 방문 이후 14년 만으로 김정은은 지난 1월 베이징 방문시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을 요청한 바 있었다.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 의미]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은 미국과의 패권전쟁이 격렬하게 진행되는 시점이라 더욱 주목을 끈다.

더불어 한국의 끈질긴 정상회담 개최 요구에도 묵묵부답이던 시 주석이 한국이 아닌 북한을 방문하게 된다는 것 역시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 준다.


우선 방문 시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만나게 될 G20 정상회의를 일주일 여 앞둔 시점에 북한을 방문한다는 것은 미국에 중요한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미국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확실한 메시지를 주면서 미중간 무역전쟁으로부터 시작된 패권전쟁에 전환기를 만들어 보려는 의도가 강하다는 것이다.


어찌되었건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의 대선을 앞두고 출정식을 시작하는 시점이고 재선을 위해 올인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이 시점에서 패권전쟁의 상대인 시진핑 주석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가가 내년 대선가도에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중국이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에서 선택할 카드는 둘 중의 하나이다.


그 하나는 미국이 북한에게 원하는 검증 가능한 완전한 비핵화(FFVD)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재자 역할을 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과 빅딜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방법이 그 첫째다.


둘째는 그야말로 미국과의 전면전을 각오하고 더 이상 중국을 흔들 경우 대북제재 해제 등 미국에 직격탄을 던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가도에 재를 뿌리겠다는 카드다. 한마디로 시진핑 주석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위협 카드이고 대 결전 신호이기도 하다.


▲ 지난 1월 10일 베이징을 방문해 북중정상회담을 가진 김정은. 당시 김정은은 시 주석의 북한방문을 요청햇었다. [사진=KCNA]


[선택 1:백기(白旗): 시진핑 주석이 직접 북한 비핵화의 중재자로 나서는 카드]


이번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을 통해 중국이 노릴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전략은 시 주석이 직접 북한 비핵화의 중재자 역할을 하여 미북정상회담의 장으로 이끌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세우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트럼프-시진핑의 브로맨스를 통해 보여주었던 것 같이 서로 ‘가까운 친구’라는 것을 다시 입증하는 것이다.


곧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은에게 미국이 원하는 빅딜을 수용하도록 하면서 일시적 비핵화가 아닌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목표 시점은 미북간에 약속을 하되 그 진전 방법은 단계적으로 하는 방안”을 도출해 G20 정상회의때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중재를 하는 방안이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는 중국도 강력히 원하는 것이고 이렇게 김정은이 비핵화를 결단하면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은 물론이고 경제적 지원도 시 주석은 약속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시 주석의 중재가 성공한다면 미북정상회담은 빠른 시일내 재개될 수 있을 것이고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난제를 해결한 시진핑 주석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준하는 선물을 줄 수밖에 없다.


이는 당연히 지금 벌어지는 미중간 패권전쟁의 마무리 수순이 도래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진핑 주석이 ‘백기(白旗)를 들고 평양에 가는 것인지의 여부는 이번 시 주석의 평양행을 미국에 사전 통보했는가의 여부를 보면 된다.


만약 시 주석이 북한 비핵화의 중재자로서 북한을 가기로 했다면 당연히 트럼프 정부에 사전 통보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주시해 보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도 아마 표정관리를 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21일 시 주석이 베이징으로 돌아갈 때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선택 2:홍기(紅旗): 시진핑 주석이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선언하는 카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선택할 수 있는 두 번째 카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시 주석의 운명을 건 투쟁‘의 국면으로 돌입하는 방안이다.


지금 미중간 벌어지는 갈등은 단순한 무역전쟁이 아니라 패권전쟁의 개념에서 중국의 체제 자체를 글로벌화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겨 있다.


자칫 시 주석의 기반 자체도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시점에서 시주석은 뭔가 결단을 해야만 한다. 미국과의 화해를 도모하기 위한 선물을 주는 것이 ’백기(白旗)전략‘이라면 미국과의 결사항전을 각오하며 ’트럼프 대통령 흔들기‘에 나서는 것이 바로 ’홍기(紅旗)전략‘이다.


만약 시 주석이 홍기전략을 선택한다면 우선 북한을 향해 행해지는 대북제재의 기본 틀부터 완전히 해체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방안 자체가 좌초하게 된다. 이를 무기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협박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그야말로 시주석도 운명을 건 승부를 하게 될 것이다.


만약 시주석이 홍기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과 자리를 마주하게 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위협에 굴복하여 중국과의 패권전쟁 종료의 수순으로 가는 방안으로 타협이 가능할까?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호락호락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이 이미 중국의 그러한 전략을 예상하고 있고 그것에 대한 준비도 착착 진행해 가고 있다.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미군의 군사력 증강은 1차적으로 북한의 도발을 대비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이 곧 중국을 향한 군사적 준비태세와도 맞물려 진행되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시 주석이 홍기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위협한다면 아마도 미국 역시 ’중국+북한‘과 정면 대결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명분상 결코 꿇리지 않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인들에게 있어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이미 북한이 제1위로 부각되어 있고 더불어 북핵의 위협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는 상황에서 이를 보호하려는 중국에 대해 전면전 선포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전략에도 별로 나쁠 것 없어 보인다.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홍기를 들고 결사항전을 선언하는 즉시 항공모함 군단을 즉각 한반도에 투입할 것이다.


그것도 동해에 하나, 그리고 중국이 끔찍하게도 싫어하는 서해에 하나. 여기에 남부쪽에 또 하나를 둘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 오면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그야말로 자신의 자리를 건 운명적 싸움을 해야만 한다.


이러한 도박을 시 주석이 감행할 수 있을까?


[미국, 시진핑 주석의 방북 사실 미리 인지한 것으로 보여]


이 시점에서 미국의 반응은 어떠할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는 조용하지만 공식적으로 나오는 반응들은 ’시진핑 주석의 백기전략‘을 예감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 당국자는 17일(현지시간) “세계는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기본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미 국무부도 “미국은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동맹국과 동반자 국가들과 북한의 FFVD라는 공동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북한의 FFVD란 목표를 향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공통된 이해를 갖고 있고, 당연히 국제 공조를 해야한다는 원칙적 대응을 강조한 셈이다.


미국의 언론과 전문가들도 시진핑 주석의 전격적 방북이 교착 상태에 빠진 미북 협상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중국과 북한은 수십년간 골치 아픈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시 주석의 갑작스러운 방문은 14년 만으로 예상치 못한 것”이기는 하나 “일부 중국 분석가들은 시진핑 주석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실패한 회담을 재개하는 데 돕기 위해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본다”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즈는 특히 이번 시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 특히 주목했다.


“무역 문제로 미국과 중국 사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트럼프에게 비핵화 대화 재개라는 ‘아름다운 선물’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월 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중국이 대북 영향력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북한을 압박할 중요 역할이란 점을 부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카네기-칭화 글로벌 정책 센터의 북한 전문가 자오 통의 말을 인용해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매우 도움이 될 수 있단 점을 미국에 주지시킬 것”이라 전했다.


[시진핑 주석의 선택은 ‘홍기’아닌 ‘백기’들 가능성 높아]


미국의 이러한 반응이나 현재 중국이 처한 상황으로 봤을 때 시진핑 주석이 이번 평양 방문시 미국과의 전면전을 가상한 ‘홍기’가 아닌 ‘북한 비핵화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백기’를 들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


그것이 사실 중국이 지금 처해 있는 현실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기도 하다.


더불어 ‘시진핑의 백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에 웃음을 던져주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번 달 말의 G20 정상회의는 미국과 중국 간의 대타협을 하는 단초가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


과연 어떻게 진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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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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