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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文의 비핵화 촉구에 北 첫 반응, “박근혜 전철 밟지 말라” - 北, “역사 교훈 무시하면 심각한 후회할 것” 경고 - 北에게 신뢰 잃은 文,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사라져 - 文, 北 비난 연연하지 말고 ’先비핵화 後제재 해제‘ 원칙 유지해야
  • 기사등록 2019-06-17 09:17:09
  • 수정 2019-06-17 18: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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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선 비핵화 후 제재 해제` 등의 원칙을 밝힌 것에 대해 `역사 교훈 무시하면 심각한 후회할 것˝이라며 공고했다. 사진은 6.15선언 기념일을 맞아 북한 매체들에 공개한 선전선동 포스터 [그림: 조선의 오늘]


[北, 문 대통령의 비핵화 요구에 “역사 교훈 무시하면 심각한 후회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스웨덴 의회 연설에서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의지를 국제사회에 실질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선(先)비핵화-후(後)제재해제’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한 북한의 첫 반응이 나왔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인 ‘메아리’는 16일 “력사(역사)의 교훈을 무시하면 오유(오류)를 반복하기 마련”이라는 논평을 통해 “최근 남조선의 외교당국자들은 다른 나라들을 찾아다니며 ‘북핵 보유의 부당성’에 대해 떠들어대고 있는 한편 미국, 일본과 머리를 맞대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모의판도 벌려 놓고 있다”면서 “이것은 남조선당국이 력사의 교훈과 선임자의 실패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외교당국자’를 빗대 간접적으로 경고한 셈이다.


이 논평은 이어 “지금 남조선의 외교당국자들이 ‘북핵문제’를 입에 올리면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공조를 모의하고 있는 것은 ‘북핵공조’를 끈질기게 추구하다가 파멸당한 박근혜 정권의 전철을 또다시 밟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과거를 망각한 이런 행태는 민족의 운명과 북남관계에 백해무익할 뿐 아니라 조선반도의 핵문제해결과 긴장완화에도 복잡성과 장애만을 조성하는 시대착오적인 행위”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온갖 화난의 근원인 고질적인 외세의존에서 벗어나는 길만이 민족의 존엄과 리익을 지키는 길이고 어렵게 마련된 현 북남관계개선과 조선반도평화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는 길”이라면서 ‘민족 자주’와 ‘외세배격’을 주장했다.


‘메아리’는 지난 13일에도 “대미 추종의 종착점은”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한미동맹은 남조선 인민들의 피땀을 합법적으로 공개적으로 짜내는 미국의 음흉한 략탈(약탈) 도구”라면서 “결국 대미 추종의 길은 멸시와 랭대(냉대)가 걸름(걸음)마다 도사리고 있는 재앙의 길이며 그 종착점은 다름아닌 치욕과 파멸뿐”이라 강조한 바 있다.


[‘남북문제는 민족 내부 문제’라며 외세 배격을 주장한 북한]


조평통 산하의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16일 “민족의 운명을 우려하는 사람이라면”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북남관계문제는 어디까지나 민족내부문제로서 그 주인은 다름아닌 우리 민족”이라며 “우리 민족이 살길은 외세의존이 아니라 오직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북남선언들을 성실히 리행하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논평은 이어 “그가 누구든지 민족의 운명을 우려하고 북남관계개선과 평화와 번영, 통일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제정신을 가지고 민족의 리익을 모든것에 앞세워야 하며 북남선언들을 성실히 리행하여야 한다”면서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민족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외세의존을 견결히 반대하며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오늘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더욱 힘차게 투쟁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도 16일자 “애국애족의 힘찬 흐름에 합세해야 한다”는 논평에서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인 것처럼 북남관계문제, 평화통일문제는 그 직접적 담당자인 우리 민족이 뜻과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면서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밝혀진 대로 민족자주, 민족자결의 립장에 확고히 서서 민족의 존엄과 근본 리익을 첫자리에 놓고 북과 남이 힘을 합쳐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길을 주동적으로 개척해나가는 길에 우리 민족의 밝은 미래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일 미국을 비난하는 북한, 과연 비핵화의 길로 갈 수 있을까?]


북한이 이렇게 한국 정부에 대해 ‘민족 자주’와 ‘외세 배격’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미국에 대한 비난을 북한 선전매체들이 연일 싣고 있다.


미국과 정상회담 등의 대화 분위기 고조 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특히 북한의 연이은 미국 때리기는 지난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부쩍 늘어났다. 북한의 노동신문이나 조평통 산하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 그리고 아리랑협회의 선전매체인 ‘메아리’, 또 다른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 등에서는 매일 3가지 분야의 기사들이 빼놓지 않고 게재되고 있다.


그 3가지가 바로 자유한국당 비난, 미국과 일본에 대한 비난 기사들이다.


자유한국당 비난 기사는 많을 때는 한 매체에 하루 3건의 기사들로, 도배할 정도로 단골 기사이며 일본을 비난하는 기사도 반드시 한 꼭지 이상 실린다.


그리고 미국을 비판하는 기사들은 다른 나라의 기사들을 차용하여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노동신문은 14일 “격화되는 군사적 갈등”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러시아와 군사적 대립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거론하면서 러시아 분석가들을 인용, 미국의 군사적 야욕을 비난했다.


대체적으로 미국을 비난하는 데 인용되는 나라들은 중국이 가장 많고 러시아, 베네수엘라, 이란 등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들의 기사들을 인용하면서 미국을 비난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북한의 동향은 김정은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친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대화 분위기를 조성할만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할 것이다.


[결국 북한에게 마저도 신뢰를 잃은 문 대통령,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완전히 사라져]


문재인 청와대는 아직도 트럼프 대통령 방한 이전 남북정상회담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 그래서 고 이희호 여사 장례식장에 보내지는 김정은의 조화를 ‘최고의 예우’를 갖춰 맞이했으며 청와대 안보실장이 직접 나서서 김여정을 영접한 것이다.


격도 안 맞는 이러한 과공(過恭)을 한 것은 다름아니라 ‘남북정상회담’을 구걸하기 위한 것이었다. 결국 김여정으로부터 “김정은에게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전달하겠다”는 말을 듣고 대통령까지 흥분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과정을 보고받은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까지 시간은 없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인 것은 그만큼 김정은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는 징표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그야말로 ‘문재인만의 헛물켜기’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반응이 썩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재인 정권에 대해 ‘박근혜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경고까지 받았다.


물론 김정은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 대화의 장으로 나가야 할 것인지 그 시점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김정은은 지난 4일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 참석자들과 기념사진 촬영(보도일은 5일)을 한 뒤 12일 동안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김정은이 올해 들어 열흘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은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


[계속 압박하는 미국, 결코 대북제재 해제하지 않겠다]


문재인 대통령도 결국 미국의 기조로 돌아섰다. 일단 외견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다. ’先비핵화 後제재 해제‘ 원칙을 밝힌 것이 그렇다. 대화 방식도 그동안 꾸준히 '탑-다운(top-down)’ 방식을 주장해 오다가 갑자기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전환했다. 역시 외견상으로는 그렇게 바뀐 것이다.


왜 이렇게 방향을 틀었는지에 대해서는 별 설명이 없다. 그래서 문 대통령의 발언에 그렇게 신뢰가 실리지는 않는다. 아마도 한미정상회담을 코 앞에 두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한 연막탄 정도로 이해가 된다.


그런데 미국은 변함이 없다. 확고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가 북한에 큰 타격을 준다“면서 ”미국은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과) 서두를 것 없으며, 편안하고 느긋하게 해 나갈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의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미국은 북한에 의해 가해지는 위험과 위협들을 우리가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미국 국민은 안심해도 될 것"이라면서 ”지금 현재 맡은 역할(국무장관)에 따라 나는 북한의 손에서 핵무기를 제거하는 외교적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정보 수단을 가동하고 있으며 도발을 막기 위한 준비들도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이렇게 미국의 태도가 완강하다면 한국 정부도 당연히 동맹국인 미국의 견해대로 가야하는 것이 맞다. 그런 의미에서 비록 북한으로부터는 비난을 받았지만 문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일단 평가할만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생각은 좀 더 진화해야 할 필요는 있다. 남북정상회담 자체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정치기반을 다지는 이벤트를 위해 남북회담에 집착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북한 비핵화를 이루는데 있어, 특히 결국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최종적 과정이 될 미북정상회담을 하는데 있어 남북회담은 별 도움도 안되고 오히려 방해요소가 될 가능성이 훨씬 많다는 점을 문대통령은 분명히 이해해야만 한다.


또한 어설픈 남북정상회담이 동맹국 미국으로부터 ‘남북간 짬짜미’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고 ‘대가가 주어지는 남북회담’이 될 경우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의 비난에 연연하지 말기를 바란다.


지금부터라도 문 대통령은 대북 저자세 외교를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그것이 진짜 북한 비핵화를 위한 길이 될 것이다.


이번 문 대통령의 ’先비핵화 後제재 해제‘ 원칙 발언을 우리는 계속 주시할 것이다.

진짜인지 아니면 한미정상회담용 일회성 발언이었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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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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