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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발사 26일만에 北미사일 ‘이스칸데르급’ 인정한 국방부 -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할 군(軍)마저 정치에 함몰된 나라 - “북한 눈치보느라 군을 뇌사상태로 만든 문재인 정부" - 국방과 외교의 축이 무너지고 '호국' 의지마저도 병든 대한민국
  • 기사등록 2019-06-02 14:08:46
  • 수정 2019-06-02 21: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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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4일과 9일,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에 대해 정경두 국방장관이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이라 처음 시인했다. 사진은 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본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사진: 국방부/ 뉴시스]


[정경두 국방장관, 北 미사일 발사 26일만에 겨우 ‘이스칸데르급’ 인정]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일 지난달 4일과 9일 북한이 발사했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러시아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많이 유사하다"고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동안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명확하게 말하지 않고 계속 ‘분석중’이라는 말만 해 왔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정 장관은 질의응답 시간에 "일설에는 러시아 이스칸데르와 동일한 신형 미사일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우리 정부는 현재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스칸데르와 많이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부분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확인 가능한 자료로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정 장관은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에 대해 ‘이스칸데르급’이라 일부 시인하면서도 남북관계를 고려해 말꼬리를 흐렸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국방부의 태도와는 달리 주한미군은 이미 지난 달 14일 북한의 발사체를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이라 결론 내리고 이를 KN-23으로 명명해 인도-태평양사령부를 거쳐 미 국방부에 공식 보고했다. 당연히 우리 국방부에도 이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이 미사일이 탄두 중량이 최대 500kg으로 핵탄두 탑재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결론내렸다.


다수의 군사전문가들도 북한이 지난달 4일과 9일 발사한 미사일이 최대 사거리 500km에 이르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국방부는 아직도 ‘분석중’이라 말하면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로 일부 인정한 것이다.


[북한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믿고 싶지 않은 문재인 정부]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북한 발사체를 명확하게 판정하지 않고 그저 ‘발사체’ 또는 ‘단거리 미사일’ 정도로만 표현해 왔다.


사실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전략과 맞물려 탄도미사일이라고는 말했지만 안보리 회부 여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격적 발언은 자제해 왔다.


그래서 청와대도 미사일 성격에 대해 질문하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 트윗을 보라”면서 답변을 미국으로 미뤄왔다.


그러다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 새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까지 나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이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발언하고 나서자 정경두 국방장관도 어쩔 수 없이 일부 시인만 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을 탄도미사일로 믿고 싶지 않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미적거리는 사이 미사일 양산체제에 들어간 북한]


이렇게 북한이 도발적 행동을 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북한 감싸기’에 급급하는 사이 북한은 ‘함흥 미사일 공장 단지’에서 고체연료를 활용하는 미사일 동체와 엔진 등을 양산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 달 발사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도 바로 여기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의도가 이렇게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핵이나 미사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우리 국방부는 이를 애써 외면하려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의 실체를 국민들에게 딱 부러지게 말하지 못하면서 그저 눈감고 있는 것이다.


[‘북한 눈치보기’에 ‘다리 풀린’ 대한민국 국방]


이른바 공관병 갑질 사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부도덕한 육군대장’으로 처절하게 추락당한 박찬주 육군 대장. 아마도 사드 배치에 앞장선 그를 문재인 정부는 말도 되지 않는 이유를 붙여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당연히 무죄가 되어 다시 일어섰지만 박찬주 대장을 향한 문재인 정권의 행태가 지금 대한민국 국방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군인다운 군인’, ‘정치와 무관하게 그저 대한민국 안위만 생각하는 군인’들을 대한민국 군대에서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 박찬주 대장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박찬주 대장은 뒤늦게 발표한 이메일 전역사를 통해 ‘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다. “과거에는 군이 정치에 개입했다면 지금은 정치지도자가 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문제”라는 말도 했다.


"평화 만들기(Peace-making)는 정치의 몫이고 평화 지키기(Peace-keeping)는 군대의 몫"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박찬주 대장의 발언이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특별한 발언으로 치부되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정치가 군을 오합지졸로 만들어 패전국 군대같이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가?

바로 철저한 ‘북한 눈치보기’가 그 원인이다.


대통령이 ‘김정은 심기 보호’에 앞장서니 국방부까지 따라서 ‘북한 눈치보기’에 동조한다.


그래서 ‘북한=주적’이라는 단어도 없애 버렸고 주적이 사라졌으니 정신교육 시간에 장기자랑이나 하는 ‘당나라군대’로 점점 무력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주적’이 없는 군대는 ‘공격성’의 ‘날카로운 이빨’이 필요없게 된다.

그저 ‘존재를 위한 존재’로서만 의미가 있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한미군사훈련의 축소’에 대해 미국에서도 우려한다고 하자 "보완하긴 해야 하는데 북한 입장에서 굉장히 애매한 부분이 생길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할 정도가 되어 버렸다. 다름아닌 국방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이 그렇다. 이것이 대한민국 국방의 현실이다.


국방부가 청와대 눈치 보고 한술 더 떠 김정은 심기 경호를 하는 판에 무슨 국가를 방위한다는 ‘국방(國防)’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그러다보니 F-35A 스텔스기가 들어왔는데도 혹시나 북한이 마음 상해 할까봐 조용히 숨기듯 들어온다. 그전에는 도입했다고 자랑하면서 국방의 위력을 과시했는데 이젠 그러한 형식도 사라져 버렸다.


국가를 방위하는 국방부가 아닌 '통일부 2중대'로 전락한 국방부의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국방부는 국가방위라는 개념보다 ‘남북관계 평화 정착 이미지를 심기위한 일’들에 더 관심이 많다. 강원도 고성과 철원, 경기도 파주 세 곳의 철책선을 넘나드는 DMZ 평화의 둘레길을 개방한다고 요란스럽게 홍보한다.


그뿐인가?


남북간 군사 대치로 불이 꺼졌던 연평도 등대도 45년만에 다시 불을 밝혔다. 남북간 평화수역 논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남쪽만 이렇게 일방통행으로 조급하게 점등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평화가 이만큼 도래했다고 홍보하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을지훈련마저 기지방어도 반격훈련도 사라져버린 “얘들 장난‘이 되어 버린 것 아닌가?


북한이 도발한 미사일에 대해 어정쩡하게만 말하고 있는 '혼(魂)'이 없는 태도도 결국 이러한 북한 눈치보기의 결정판이요, 국방에 대해 무지한 문재인정부에 대한 '눈치보기'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국방(國防)'에 대한 의지가 별로 없는 '국방부'가 과연 존재할 이유가 있는가?


[‘호국(護國)’이 대통령에 의해 무시당하는 나라, 군대가 존재할 이유 있나?]


호국의 현장에 대통령이 없다. 수학여행 가다가 일어난 사고인 세월호에 대해서는 그렇게도 끔찍이 여기고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를 챙기는 대통령이 정작 북한의 도발에 의해 숨져간 호국 영령들에 대해서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2년째 대통령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나라를 위해 군에서 복무하다 숨져간 청춘들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별로 관심이 없다.


며칠 전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임무를 마치고 돌아와 입항 행사 도중 홋줄 사고로 숨진 최종근 하사 장례식장에 대통령도 총리도 찾지 않았다. 민간 사고 희생자에겐 국무회의 묵념도 하던 문재인 정부가 정작 나라를 위해 희생한 ‘호국전사’에 대해서만 유독 냉대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미국의 어느 6·25전쟁 참전용사 장례식에 고인과 인연이 없는 수천 명의 시민이 몰려들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90세에 별세한 참전용사 헤즈키아 퍼킨스 씨 장례식이 지난 5월 25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스프링 그로브 묘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는데, 가족인 딸이 건강 문제로 올 수 없게 되자 묘지 측은 장례식 하루 전날인 24일 페이스북에 이런 사연과 함께 주민들의 참석을 호소하는 안내문을 올렸다.

드라마는 25일 장례식 당일 일어났다. 묘지 당국의 페이스북을 본 많은 시민들이 이에 호응했다.


오토바이가 이끄는 수백 대의 차량 행렬과 군악대의 나팔 연주, 백파이프의 ‘어메이징 그레이스’ 연주, 제복을 차려입은 퇴역군인들의 장례행렬이 벌어진 것이다.


특별한 전쟁 영웅이 아닌데도 조국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 대한 이런 존중감, 바로 이것이 미국의 힘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멋진 장면을 볼 수 없는 것인가?


[앞뒤가 다른 문재인 대통령의 국방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15일, "우리는 종전 후 70년 가까이 흐른 지금 이 시점까지 한미동맹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고 독자적인 전작권까지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 강한 군대에 대해 절치부심하는 정신을 가져달라"고 말한 적이 있다. 각군 대장·중장 진급자 등에게 진급 및 보직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한 말이다.


문 대통령은 "결국 힘이 없으면 평화를 이룰 수 없다"면서 "북한의 핵도 대화와 외교를 통해서 해결해야 하지만 그런 대화를 통한 그런 식의 해결도 강한 힘이 뒷받침 될 때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한 문 대통령이 정작 하는 일은 정반대다.


결국 대통령의 그 말이 진심이 전혀 아니라는 것은 행동으로 나타난다. 지금 대한민국 국방부가 어떤 짓을 하고 있는가를 보면 문 대통령의 본심도 보여진다.


오죽했으면 지난 5월 23일 최전방 감시초소를 찾은 황교안 대표가 “북한 눈치를 살피느라 우리 군을 뇌사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겠는가?


황교안 대표는 이날 “남북한이 철거한 감시초소의 숫자는 같지만 비율로 말하면 우리가 훨씬 더 많은 감시초소를 철거해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남북군사합의도 조속히 폐기하고 국민과 나라를 지키기 위한 법제의 완비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그렇게도 신뢰하는 김정은마저도 지난 4월 12일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나는 어떤 도전과 난관이 앞을 막아서도 국가와 인민의 근본 이익과 문제에서는 티끌만 한 양보나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고, 5월 4일의 미사일 발사 현장에서는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진정한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고 담보된다는 철리(哲理)를 명심하라."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에서 나와야 할 말이 되려 김정은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이 말을 문 대통령은 어떻게 해석했을까?

관심이라도 가졌을까?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할 군(軍)마저 ‘평화’를 노래한다면...]


지금 국방부는 감군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군 힘빼기’도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국방부 장관을 지낸 조영길 전 장관은 “국가안보의 마지막 보루를 자처하는 군인들이 앞장서서 군대를 마구 줄이면서 그것이 국방개혁이고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고 강변하는 것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이 나라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사실 남북간 군사합의 내용들을 보면 완전한 국방 해체를 문재인 대통령이 받아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전시작전권을 ‘자존심 측면’에서 서둘러 전환하려 한다. 한마디로 ‘자해적인 안보와 국방 정책’이 문재인 정부에 의해 서둘러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정책은 ‘설마’가 우선하는 것으로 보인다. “‘설마’ 김정은이 한국을 향해 직접 도발을 하겠는가?”라는 김정은의 선의(善意)에 기댄 국방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할 군(軍)이 ‘정치적 평화’라는 미몽에 이끌려 대한민국의 존망마저 위협받을 수도 있는 처지로 이끌려가고 있다.


‘새뮤얼 노아 크레이머’는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는 책에서 "군사력이 약한 국가의 정문에는 적이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평화를 담보하는 것인 ‘수려한 말’이 아니라 ‘굳건한 안보’다. 안보가 빠진 평화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그 안보는 ‘강력한 국방’과 ‘국익을 우선하는 외교’로 지탱된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그 두 기둥이 다 무너지고 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런데 2019년 6월의 대한민국은 '호국'의지도 별로 없고 '보훈'마저 병들대로 병든 치욕으로 점철되고 있다.


호국영령들을 존중할지도 모르고 나라를 위해 숨져간 영웅들을 대접하려 생각하지 않는다.

세월호로 숨져간 사람들보다 더 못한 대우를 우리의 호국 영령들이 받고 있다.


여기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만드는 데 방해를 하고 총질까지 했던 공산당 출신까지도 '보훈'하려 드는 시국이다.


'강력한 국방'도, '든든한 외교'도 실종된 나라, 여기에 '호국 보훈'이라는 단어까지 병들게 만드는 나라에 지금 우리는 살고 있다.

그저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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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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