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논평] 문대통령 취임 2주년과 레임덕 시작, 판이 뒤집히고 있다 - 레임덕에도 ‘자화자찬’하면서 오만한 문재인정권 - 민주당 비주류 원내대표 당선, 검찰의 반란, 4대강 보철거 무산 등 - 피부에 와 닿은 ‘체감 지지율 지표’, 권력기관과 민주당마저도 실감
  • 기사등록 2019-05-09 10:17:11
  • 수정 2019-05-09 19:06:20
기사수정


▲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을 맞아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자화자찬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이미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2주년 정책 컨퍼런스에 참석해 발언하는 장면이다. 【사진: 서울=뉴시스】


[문 대통령의 취임 2주년, 자화자찬이 넘쳐 나지만 국민들은 이미 등 돌려]


문재인 대통령이 9일로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정부·여당은 8일 '문재인 정부 2년'을 자평하며 또다시 소득주도성장을 찬양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부문 성과와 과제'를 발표하면서 "소득 주도 성장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제 패러다임 전환의 성과가 나타났다"고 한 자화자찬이 그것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박광온 최고위원도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로 소비자 심리지수가 다섯 달 연속 상승하는 등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소비 심리가 살아날 때 재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누가 봐도 지금 한국 경제가 최악이고 심지어 마이너스로 추락하는 마당에 자기들 눈에 좋은 지표만 핀셋으로 쏙 뽑아가지고 자랑질 하고 있는 셈이다.


하기야 “경제 상황에 대해 비판을 하는 것이 경제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하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막는 참으로 ‘기묘한 민주적 정권’이라 더 할 말도 없지만 문재인 정권은 계속해서 ‘하반기가 되면 좋아질 것’, ‘년말이면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희망고문만 계속하고 있다.


아무리 이념도 좋지만 ‘먹고 사는 문제’는 생존의 차원이라 국민들이 먼저 피부로 느끼고 이에 따라 대통령을 지지하기도 하고 반대하기도 한다.


그래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도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정부가 8일 39페이지 분량의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부문 성과와 과제' 자료를 내놓고 흔들면서 호객질을 하지만 그 내용들이 사실상 가짜뉴스에 가까운 것들이라는 것쯤은 이젠 웬만한 국민들이라면 다 알고 있다.


그만큼 문재인 정권에 대한 희망도 사라지고 있으며 믿음과 신뢰 또한 급격히 하락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문 대통령 취임 2주년 즈음에 시작된 레임덕 현상들]


그렇게 국민적 지지가 추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최근 나타나는 레임덕 현상들이다.


우선 최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51%라고 했지만 이러한 수치가 얼마나 의미 없는 것인지는 지난 4.3보궐선거에서 입증됐다.


피부에 와 닿은 ‘체감 지지율 지표’를 권력기관들,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구성원들부터 먼저 알고 있다.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이인영 원내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레임덕 현상 1: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의 반란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취임 2주년을 앞장서 홍보하고 자신감을 보이지만 사실은 그들부터 내년의 국회의원 선거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들이 만약 문재인정권의 미래가치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연히 이해찬 대표 등 친문(親文) 주류의 지원을 받는 김태년 의원이 당선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결과는 비주류인 이인영 의원의 당선으로 나타났다. 그것도 표 차이가 76대 49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한마디로 1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지금같이 문재인 청와대와 이해찬 당 대표 시스템,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현재의 국정, 정치 운용 방식으로는 내년 총선에서 당선이 힘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당내에 만연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들부터가 51%라는 수치를 전혀 믿지 않는다. 사실 국회의원들은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가 없는가이다. 자신의 정치 생명이 연장되지 못할 상황이 오면 대통령이 아니라 그 누가 뭐라해도 당당하게 자신의 재선을 위한 길을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한 위기감이 지금 민주당 내에 퍼져 있으며 문재인-이해찬의 시스템으로 내년 총선을 맞이해서는 안된다는 절박감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표출된 것이다.


민주당내의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 4.3선거를 기점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여주었던 민주당의 압승현상은 이번 4.3선거에서 이미 실종되어 버렸고 심지어 호남에서 조차 확실한 당선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불안감까지 느끼기 시작했다.


여기에 경제 상황은 정부의 선전과는 달리 더욱 더 악화의 길을 걷고 있고, 전가의 보도처럼 써 먹었던 남북관계도 다시 원점으로 회귀했으니 불안할 만도 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이인영 원내대표의 당선에 담긴 의미는 크다.


이번 이인영 원내대표의 당선은 지난 박근혜 정권때인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비주류 유승민 의원의 당선과 분위기가 너무나도 흡사하다. 그리고 1년 뒤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어떻게 참패를 했는지는 모두가 다 안다. 지금 그 데자뷰가 민주당에서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레임덕이 거칠게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징표이다.


▲ 문무일 검찰총장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레임덕 현상 2: 검찰의 반란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의 힘이 어느 정도 강한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바로 검찰이 청와대에 보이는 행동이다. 곧 검찰이 청와대에 대들기 시작하면 이미 레임덕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


분명한 것은 검찰은 청와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검찰 스스로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권 초기에는 그저 청와대에 엎드리지만 2년 정도 지나면서 현 정권에 대한 여러 자료들을 축적하고 나면 그때부터 검찰의 태도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청와대에 의미 있는 화살들을 날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관련 법안 그리고 선거법 개정안들을 ‘패스트트랙’에 올린 지 사흘도 되지 않아 문무일 검찰총장이 강력하게 반기를 들고 나섰다.


특히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같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하거니와 강력한 시행의지를 가지고 있고 여기에 청와대의 조국 수석이 심혈을 기울여 실행하는 것인데 이를 검찰총장이 정면으로 거부한 셈이다.


검찰총장이 반기를 들자 대검찰청 검사들을 비롯해 여기저기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여기에 여당 일부까지도 반대하고 있다.


심지어 검찰총장은 해외 출장 일정을 단축해 귀국하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아예 “국민들을 상대로 직접 설득하고 나서겠다”고도 했다. 그렇다고 물러날 뜻도 없다. ‘자를테면 잘라보라’는 것이다. 이것이 검찰의 위세이다.


만약 청와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총장을 교체한다면 그때부터 청와대와 검찰의 관계는 파국으로 가면서 현 정부에 대해 검찰이 직접 칼날을 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청와대 입장에서도 함부로 검찰을 건들지 못한다.


한마디로 검찰총장의 반기로 말미암아 공수처법이나 수사권 조정은 이미 물건너 갔다. 이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 KBS내 적폐청산 기구인 `진실과미래위원회`의 불법성이 드러나 양승동 사장이 법의 심판대 위에 서게 되었다. [사진: 뉴시스]


*레임덕 현상 3: KBS 양승동 사장, 적폐청산위원회 철퇴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을 보여주는 세 번째 단서는 KBS 양승동 사장에 대해 근로기준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다.


검찰 송치도 다름아닌 고용노동부가 했다. 공영방송에 만들어진 이른바 '적폐청산기구'가 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MBC에 대해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번 고용노동부의 판결이 인민재판식으로 진행되어온 KBS의 적폐청산기구인 ‘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에 대해 엄밀한 법적 잣대를 적용하지 않을 경우, 법원이나 노동부 담당자들이 향후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강력하게 작용해 거대방송사의 사장을 법의 심판대에 올렸다는 점이다.


그동안 KBS는 공영방송의 취지에 전혀 걸맞지 않게 일방적인 정부 편향 보도를 해 왔었다. 여기에 ‘사드 배치’, ‘4대강’, ‘세월호’ 등 지난 정부 시절 보도가 공정성을 잃었다며 이를 담당했던 기자와 PD 등 50여 명을 징계 대상으로 조사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홍위병식 경영이 이번에 철퇴를 맞은 것이다.


이젠 공무원들도 더 이상 문재인 청와대의 눈치보지 않고 자신들의 안위를 스스로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미 요즘 공무원들은 상사의 불법적 지시를 받을 때 다 녹음을 한다고 한다. 정권에 충성하다가 희생되는 사람들을 이미 여럿 받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 KBS의 적폐청산 과정에 불법성이 있어 법정에 서게 된다면 이미 정부의 각 부처들에게서 진행된 적폐청산위원회 활동들 역시 언제든지 법의 심판대에 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KBS 양승동 사장에 대한 이번 법적 조치는 굉장히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이렇게 분위기가 돌변하고 있는 것이다.


▲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영산강 승촌보의 모습 [사진: 환경부 영상]


*레임덕 현상 4: 4대강을 둘러싼 '정부의 밀어붙이기'도 스톱


또다른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은 4대강에서 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2년간 추진해온 '4대강 재(再)자연화' '보(洑) 해체 철거' 사업이 사실상 전면 중단될 위기에 빠졌다.


내일이라도 보를 다 허물어 버릴 것같이 몰아 붙였고, 심지어 작년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속도를 내달라"고 특별 지시까지 했던 사안이었지만 의외의 곳에서 암초를 만난 것이다.


우선 정부가 지난 2월 조달청에 의뢰한 '4대강 보 처리 방안 세부 실행 계획'이라는 25억원짜리 '마스터플랜(기본계획)' 수립 용역 입찰에 공공기관을 포함해 민간회사들이 입찰을 거부한 것이다.


이들은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정부에서 주는 돈 얼마 벌자고 이 일을 했다가 다음 정권에서 어떠한 철퇴를 맞을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 안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이는 4대강 16개보 철거사업이 얼마나 문제가 많은 것이며 해서는 안될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이 대형 국가 프로젝트 용역을 맡으려 하는 기관이나 회사가 전혀 없는 것이다.


4대강의 보 철거? 이미 결론났다. 이번 정부에서는 결코 처리하지 못한다. 마스터플랜 수립에 최소 22개월이 걸리고 이후에도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와 타당성 조사(6개월),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한 실시 계획 수립(12개월)이 기다린다.


결국 이번 정부 임기내에 시작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되었음을 4대강 보 철거 과정에서도 알 수 있다.


▲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를 끝낸 김관영 원내대표가 밝게 웃으며 오신환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뉴시스】


*레임덕 현상 5: 바른미래당 사태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을 지적하자면 끝이 없지만 하나만 더 지적하자면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 교체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였던 김관영 의원이 결국 물러나면서 바른미래당에 의지했던 패스트트랙도 좌초 위기에 빠졌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을까?

역시 문재인정권에 대한 심판 분위기가 바른미래당 내부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여론에 민감한 국회의원들이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쪽에 붙어서는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러한 파동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아로써 이해찬-손학규의 연대도 좌초 위기에 빠졌으며 손학규 대표는 이렇게 될 경우 ‘식물대표’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바른미래당을 지렛대 삼아 정국을 끌고 가려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기게 된다.


의회를 장악하지 못하는 민주당은 아마도 문 대통령의 레임덕을 더욱 부채질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레임덕에도 ‘자화자찬’하면서 오만한 문재인정권]


자고로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이 넘어서기 시작하면 더욱 더 권력은 겸손해져야 하고 한 번 더 조심하면서 낮아지는 자세를 보여야만 한다.


그런데 중반기에 들어섰음에도 오만한 권력들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우리는 여러 번 목격해 왔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2주년이 지났는데도 기세등등하다. 아직도 적폐청산 할 것들이 남아 있다고 하고, 야당과의 협치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 오만함의 극치다.


이럴수록 레임덕은 더욱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아마도 올 하반기에는 ‘날개 없이 추락하는 문재인 정권’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


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낮아지고 고개 숙이며 겸손해지는 것’인데 문재인 청와대는 이러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387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치더보기
북한더보기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