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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5-04 16: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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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미국 워싱턴의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납북자 토론회 [사진: 조평세/ Why Times]


미국과 한국, 일본의 납북자 가족들이 워싱턴에 모여 사랑하는 가족의 송환을 위해 북한 정권을 계속 압박해 달라고 호소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는 북한 정권을 ‘암’으로 묘사하며, 이를 무시하면 아픔을 계속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허드슨연구소와 북한인권위원회,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납북자 토론회에서 북한정권에 의해 희생당한 웜비어의 어머니인 ‘신디 웜비어’는 "북한정권은 지구의 암덩어리다. 그냥 놔두면 계속 세상에 해를 끼칠 것이다. 지금 '외교'라는 쑈(charade)가 벌어지고 있다. 인권문제가 다뤄지지 않는 납치범과의 외교는 쑈일뿐이다."라면서 북한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아마도 최근 들었던 북한에 대한 말 중에 가장 정확한 말이 아닐까 싶다.


검은 정장을 입은 채 애써 감정을 절제하려는 신디 웜비어 씨 옆에 앉은 한국과 일본인 납북자 가족들이 눈시울을 적시며 공감을 표시했다.


▲ 3일 워싱턴에서 열린 납북자 토론회에서 `북한은 지구상의 암적 존재`라고 강력하게 비판한 오토 웜비어의 모친 신디웜비어(좌측), 그리고 납북된 아버지에 대해 증언한 황인철 씨(우측). [사진: 조평세/ Why Times]


이날 열린 '북한정권의 납치문제'세미나는 메구미의 오빠를 포함한 일본 납북자 가족과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15년 전 중국에서 납치된 데이빗 스네든의 형, 그리고 50년전 KAL기 납북 당시 아버지가 억류되어 있는 황인철씨가 증언했다.


북한 정권에 납치된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기 위해 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신디 웜비어 씨는 평생 한 번도 싸우거나 말썽부리지 않았던 아들을 살해한 북한 정권은 인간을 존중하지 않는, 원하는 모든 것을 가져가려는 “악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 찬성하지만, “진실을 절대로 말하지 않는 누군가와 어떻게 외교를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김정은은 자기 자신 만을 위해 계속 거짓말을 하고 정권도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등 주민들을 돌보지 않은 채 자신들만 챙기기 때문에 외교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란 것이다.


또 김정은과 히틀러의 유일한 차이는 그가 강제수용소 운영의 대상을 다른 나라 국민뿐 아니라 자국민 모두에게도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신디 씨는 이런 북한 정권을 압박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가 할 수 있는 압박을 계속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1969년 북한 정권의 대한항공 납치 피해자 황원 씨의 아들 황인철 씨도 “언제까지 북한 정부의 야만적 행위를 그저 지켜만 볼 것이냐”며 행동을 호소했다.


황인철씨도 민간탈북자지원단체(TNKR)와 일본정부의 지원으로 이번 토론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북한 정부는 당시 납치한 승무원 4명과 승객 46명 가운데 승객 39명만을 부분 송환했다.


황 씨는 자신을 비롯해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납북자 가족의 아픔은 “너무도 통탄스럽고 잔인한 고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살아 생전에 아버지를 만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모든 납북자의 송환을 북한 정권에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13살 때 북한 요원에 납북된 요코타 메구미의 남동생 요코타 타구야 씨 등 일본인 납북자 가족도 “납치는 인류에 반하는 범죄”라며 북한의 생사 확인과 송환을 촉구했다.


요코타 타구야 씨는 아버지가 86살로 누나를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납북자 문제는 비핵화와 함께 다뤄져야 하고 대북 경제지원은 모든 납북자가 송환된 뒤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정부는 과거 일본인 13명을 납치했다고 시인한 뒤 사망자 8명을 제외한 5명과 가족을 일본에 보냈고, 이후 이 문제는 종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공식 일본인 납북자가 17명,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가 수 백 명에 달하며, 북한 정부가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일본인들의 생사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를 진행한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라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납북자 문제는 “정부가 조직적으로 주도한 범죄”라며, “설명할 수 없는 비극이 아니란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남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포괄적인 결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이번 주 내내 진행되는 다른 북한자유주간 행사들과 달리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일본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국의 문재인정부 관계자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황인철 씨는 "우리는 나라가 없는 국민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한국의 보수우파 진영은 지금 문재인 좌파 광폭행보 때문에 정신없는 것은 이해하지만 북한 인권문제를 절대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북한 인권문제는 한국의 중도/젊은층을 깨울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이슈이며, 북한정권과 좌파세력의 '우리민족끼리' 프레임을 깰 수 있는 가장 유효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북한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이며, 미국과 국제사회가 여야정쟁을 떠나 전폭 지지할 수 있는 유일한 이슈가 북한 인권 문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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