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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팩트 아닌 허구가 넘쳐나는 한국 언론의 북러회담 왜곡보도 - 트럼프, "푸틴이 북러회담 관련 미국을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 발언 소개 - 트럼프, "시진핑 주석, 북중 국경관련 도움주고 있다" 확인 - ’북-중-러‘가 아닌 ’미-중-러-일‘의 구도, 美 군사적 압박 가능성 경고
  • 기사등록 2019-04-27 10:21:27
  • 수정 2019-04-27 11: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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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27일 새벽 평양에 도착한 김정은 [사진: KCNA}


[김정은, 북러정상회담 마치고 27일 평양으로 돌아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에서 푸틴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27일 새벽 평양에 도착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우리 인민의 자주적 삶과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마련된 이번 정상회담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4월 27일 새벽 전용열차로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26일 김정은이 태평양함대 전투영광기념비에 화환을 증정했다는 것과 ”연해변강장관 올레그 꼬줴먀꼬가 마련한 오찬“에 참석했다는 사실, 그리고 블라디보스톡을 열차를 이용해 출발했다는 사실 등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전했다.


▲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이 26일 저녁 블라디보스톡을 출발하는 장면 [사진: KCNA]


[한국 언론, 편향적 시각으로 북러회담 보도. 팩트인가, 허구인가?]


그렇다면 이번 김정은의 북러정상회담은 과연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일단 26일자 한국 언론들을 보면 대체적인 흐름이 이번 북러정상회담으로 인해 대북제재에 구멍이 생길 수 있을 것이며, 미국에 상당한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도했다.


더불어 6자회담에 대해 크게 비중을 두고 보도하고 있으며 심지어 이번 북러회담의 유일한 패배자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기사까지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북한 비핵화에 푸틴 대통령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진단한 언론도 있었다.


*북러회담에 대한 전반적 평가


“푸틴까지 끼어든 북핵 줄다리기, 제재 또 다른 구멍 생기나?”(동아일보 사설)

”美대북제재 흔드는 김정은-푸틴의 악수“(동아일보)

”푸틴, ’힘 합치면 산도 옮길 수 있다‘... 한반도 비핵화 개입 공식화“(동아일보)

“외신, ‘푸틴, 워싱턴에 한 방 먹였다”(세계일보, AFP통신 인용)

“북러정상 워싱턴에 은근히 한방” (내일신문)

“외신, 푸틴의 '北 체제 보장' 발언 주목…"워싱턴에 은근한 한 방"(SBS)

“美언론 ’푸틴 개입으로 북미셈법 더 복잡해져” (서울신문, AFP 인용)

“북러회담, 유일한 패배자 트럼프” (아시아경제)

“北은 ‘러 지지’ 업고, 러는 ‘北불만’이용.. 美태도변화 촉구”(문화일보)

”북·러 친선의 역사 강조하며 밀착... 비핵화 공동전선“ (세계일보)

”러, 푸틴-김정은 회담 긍정 자평…"미 외교실수 수정한 회담" (JTBC)

”푸틴, ’북·러 비핵화 입장 유사‘... 미국에 ’건설적 대화‘ 촉구“ (한겨레)


*6자회담에 대해 크게 평가한 보도들


“푸틴이 꺼낸 6자회담, 변수만 복잡해질 뿐이다”(국민일보)

”불씨 되살아난 북핵 6자 해법.. 중러 부추기고 한미 떨떠름“(한국일보)

”남북미 톱다운 흔든 푸틴 ’6자회담 필요‘“ (서울신문)

”다자안보 협력체제 급부상... 비핵화 협상판 바뀌나“ (국민일보)


*북러간 경협관련


”북·러 경협논의는 빈수레“(경향신문)

”북·러 경제협력 주목“ (세계일보)


중앙일보의 토요판인 ’중앙선데이‘도 27일 북러회담과 관련 ”북·중·러 삼각 연대, 복잡해진 비핵화 방정식“이라 보도했다.


과연 한국 언론의 보도대로 이번 북러회담이 미국의 대북방정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더불어 6자회담이 앞으로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될 수 있을까?


그리고 북러간 경협도 더 활발해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북러회담과 관련된 한국언론들의 보도는 거의 대부분이 팩트가 아닌 허구이며 사실과 상당히 거리가 먼 기사들이라 결론내릴 수 있다.


[팩트 아닌 기자 나름대로의 스테레오 타입화된 고정관념을 벗어나지 못한 북러회담 보도들]


이미 우리 신문이 정세분석을 통해 자세히 진단한 바 있지만 우선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회담은 철저하게 미국과 조율했고 오히려 김정은에게 속히 완전한 비핵화(FFVD)를 실천하라고 촉구한 회담이었음이 다시한번 확인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한마디로 미국은 이번 북러회담 전에는 사실 약간의 우려를 가지고 있기도 했지만 회담 후 푸틴 대통령이 보여준 태도에 대해 상당히 흡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언론들의 보도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서는 한국 언론들이 거의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자신들의 보도 흐름과는 너무나 차이가 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른바 ’북·중·러 동맹‘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국경과 관련해 큰 도움을 줬다"며,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해 한국 언론들이 보도하듯 미국에 타격을 주는 그러한 모양새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당사자인 푸틴 대통령도 북러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에게 한반도 상황과 문제와 관련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혀 오히려 중재자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다는 점을 내 비친바 있다.


북러회담에 대한 미국의 긍정적 평가, 곧 미국의 북한 비핵화 정책에 흔들림도 없고 오히려 북한을 압박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는 미국내 외교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윌리엄 코트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러시아담당 보좌관은 ”김정은의 대 러시아 정상외교는 목적 달성에 실패했다“면서 ”긴장된 미-러 관계를 틈타 김정은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약간의 제재 완화와 자신의 비핵화 접근법에 대한 지지를 얻으려 했지만 회담 후 푸틴 대통령은 비핵화에 대해 미국과 입장이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미국과 러시아, 중국 세 나라를 분열시킬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마이클 오핸론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대미 지렛대 확보를 위해 러시아와 정상회담에 나섰지만,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큰 영향을 주지 못 할 것“으로 분석했다.


오핸론 선임연구원은 이어 ”북러 정상 간 만남은 (국제사회에) 김정은이 또 다른 외교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지만, 핵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제재 국면을 탈피할 수 없다는 교훈을 김정은에게 일깨웠을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여러 국제 사안에서 미국과 대척하고 있지만, 북핵 문제에서 만큼은 미국의 노력을 훼손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우리 신문이 예측하고 분석한 그대로다.


러시아 출신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도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의 경제 지원이 제한적이며, 북 핵 협상에서의 영향력도 크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해거티 일본 주재 미국대사도 ”김정은이 푸틴을 만난 것은 대북 제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제재로 인한 경제적 압박에 대한 대응 방안은 비핵화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이번 북러회담에 대해 미국 정부 당국도 그렇고 주요 전문가들도 한마디로 ’노딜‘이었으며 오히려 러시아가 미국 입장에서 북한 김정은에게 실질적 비핵화를 촉구했다고 보고 있는데 유독 한국의 언론들만 삐딱한 시선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사실인 듯 국민들을 오도하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더 힘을 얻은 미국, 북한에 강경한 의지 밝혀]


이렇게 ’북-중-러‘가 아닌 ’미-중-러-일‘의 포위망으로 북한 비핵화 압박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미국은 오히려 북한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자세로 나오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평탄치 않다”면서도 ““과거엔 북한으로부터 조금 얻는 것을 대가로 많은 돈을 건네는 실수를 범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고, 북한이 이에 대해 꽤 명확히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협상이 실패한다면 우리는 아주 분명하게 경로를 변경해야만 할 것”이라며 경고성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김정은이 “미국이 하노이회담에서 주장한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갈 수도 있다”고 말한데 대해 폼페이오 장관도 미국 역시 새로운 길, 곧 군사적 압박으로 갈 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대충보면 ’강 대 강‘의 맞대결이지만 현실은 미국의 강력한 압박에 북한은 피할 길을 전혀 못 찾고 있는 형국이다. 이것이 진실이다.


정말 방송에 나오고 신문에 나왔다고 다 진실로 믿는 어리석음은 이미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엄연한 현실을 이렇게 왜곡하고 호도해도 되는 것일까? 역사의 평가는 진정 안중에도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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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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