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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비례대표에 목숨 건 바른미래당과 ‘찌질한’ 손학규 - 손학규 체제의 ‘바른미래당’, 전혀 바르지도 않고 미래도 없어보여 - 좌파연합을 통해 국회 지배하려는 꼼수, 바른미래당이 앞장서 막아야 - 민주당, 내년 총선에서의 불안감이 좌파독재 형태로 나타나
  • 기사등록 2019-04-23 19:07:38
  • 수정 2019-04-23 21: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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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미래당이 민주당이 주도하는 연동형비레대표제 패스트트랙안에 대해 12:11로 통과시켰다. 사진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가 끝난뒤 의원들이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뒤쪽으로 심각한 표정의 유승민 의원과 지상욱 의원이 보인다. 【서울=뉴시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올인하는 집권여당의 ‘좌파독재’]


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한국당을 제외한 4당 원내대표가 22일 선거제 개편안을 패스트 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그리고 23일 4개당 모두 당론으로 이를 추인했다. 몇 가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일단 패스트트랙에 올리기 위해 이들 4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근간으로 하는 이 법안이 패스트 트랙으로 지정되면 상임위 계류 기간이 330일을 넘어가면 자동 상정되고 이로써 한국당이 반대하더라도 나머지 4당만의 합의로 선거제도 개편이 가능해진다. 그러면 내년 4월 총선부터 이 법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한 번 더 변형한 이 제도가 현역 의원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해하고 이렇게 법을 고치려는 의도가 너무나도 명확하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정의당의 심상정 전 대표가 "국민은 선거제도를 다 알 필요가 없다"고 말했겠는가?


그렇다면 민주당은 왜 이렇게 법을 고치려 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당이 주장하는 대로 좌파연합을 통해 국회를 지배하려 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자면 한국당의 의석수를 지금보다 훨씬 약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이다.


원래 선거법은 게임의 룰이라 당연히 제1야당과 협의를 거쳐 개정의 수순에 들어가야만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격적이고 안하무인의 오만함을 민주당이 보인다.


왜 그럴까?

그만큼 내년 총선에 불안감이 깃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당장의 정국 파행을 감수하고서라도 게임의 규칙을 강제적으로 바꾸려 하는 것이다.


그동안 선거법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여야 정당이 다수결로 처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여야 합의를 중시했다.


심지어 집권 여당이 일반법들을 날치기 처리를 할 때도 선거법만은 여야 동수로 구성된 정치개혁특위에서 합의하여 처리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재인 체제가 들어선 뒤 소위 ‘민주’와 ‘정의’를 외치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전혀 민주적이지도 않고 전혀 정의스럽지도 않는 정치독재의 길을 가려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서도 없었던 일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행하려 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권의 정치퇴행이요, 한국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좌파독재’라 칭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목숨 건 손학규 대표, 망가지는 바른미래당]


그렇다면 이렇게 전혀 민주적이지도 않고 전혀 정의롭지도 못한 이러한 ‘좌파독재’의 길에 왜 바른미래당은 적극적으로 동참하려 하는 것일까?


이언주 의원을 당원권 정지까지 시켜가면서 꼼수 당론 추인을 하도록 만들었을까?


손학규 대표는 왜 당내의 강력한 반발을 무시하고 이렇게 당을 끌고 나가는 것일까?


한마디로 ‘노욕’이다.


손학규 대표는 창원 성산구의 4.3보궐선거에 온 몸을 던졌지만 득표율 5%에도 이르지 못하는 참패를 했다.


그렇다면 이언주 의원이 지적했던 것처럼 선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했다. 이렇게 바른미래당이 치욕적 결과를 가져온 것은 바른미래당이 국민들에게 전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것이고,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자리매김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손학규 대표가 진정으로 ‘당의 미래’를 걱정했다면 당장 2선으로 물러나면서 비상대책위를 꾸려 앞으로의 당의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어야 했다. 이번 4.3보선에서 국민의 뜻이 그랬다면 1년 후로 다가온 총선에서 생존하기 위한 극약 처방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국민들이 바른미래당에 한때 많은 기대를 걸었던 것은 개혁적 보수정당으로 한국당이 갈 수 없는 새로운 길을 꿈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혁보수와 중도우파들의 기대와는 달리 손학규 체제 이후로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했고 오히려 ‘정치적 꼰대’의 길로 걸어갔다.


이런 상황에서는 바른미래당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 4.3보선이 주는 교훈이었다.


그런데 손 대표는 뒤로 물러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오히려 하태경 최고위원의 퇴진 요구에 “추석 때까지 지지율 10%가 오르지 않으면 물러나겠다”는 노추를 보였다.

그러니 이언주 의원이 ‘찌질하다’고 말한 것 아니겠는가?


지금 손학규 대표에게 있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바른미래당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 믿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손 대표의 엄청난 착각이다. 정치는 국민을 감동시켜야 하고 당의 존재 이유를 부각시킴으로써 지지를 받는 방법으로 국회 의석을 차지해야만 한다.


그런데 지금 손 대표는 지역구 당선의 확신이 없으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의석 몇 개라도 얻어 보려는 얄팍한 수를 쓰고 있는 것이다.


지금 손학규 체제의 ‘바른미래당’이 가는 길은 전혀 바르지도 않고 미래도 없어 보인다.


개혁적 보수의 길도 버렸다.

이제 연동형비례대표제로 민주당과 함께 패스트트랙의 길로 가게 되면 어떤 방법으로든 민주당과 야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당연히 민주당 2중대 역할밖에 못한다.

그런다고 내년 선거때 민주당이 바른미래당을 배려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이 또한 착각이다.

이용만 당할 뿐이다.

그 바보 같은 길로 지금 손학규 대표가 걸어가려 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바른미래당’의 당명을 ‘바르지도 않고 마래도 없는 당’으로 탈바꿈하려 하는 것이다.


손학규 대표에게 묻는다.


혹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게 되면 그 비례대표 1번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려고 연연하고 있지는 않는가?


혹시 비례대표 명부를 통해 뭔가를 얻어 보려는 욕심이 있는 것은 아닌가?


혹시 ‘민주’고 ‘정의’고 다 필요 없고 오직 당의 생존이라는 욕심이 눈 앞을 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금 그 나이에 ‘당의 미래’보다 자신이 당 대표로서 자리에 앉아 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붙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손학규 대표에게 부탁하고 싶다.


지금 당장의 욕심이 눈앞을 가리더라도 다 털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라볼 수 있기 바란다.


그동안 많은 것을 누린 손 대표 아닌가?

그 정도 해 봤으면 정치인으로 웬만큼 다 누려본 것 아닌가?


이젠 물러서는 것이 옳다.

개인의 욕심이 아닌 대한민국 정치를 생각해서라도 당 대표실 안에서 주춤거리는 발걸음을 당장 멈추고 시원하게 봄날의 재래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바란다.


그것이 그나마 손학규 대표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국민들에게 밝은 웃음을 안겨주는 일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

‘바른미래당’을 ‘전혀 바르지도 않고 미래도 없는 당’으로 만들지 않기를 당부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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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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