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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김정은 제재해제 요구에 트럼프의 반격, ‘양보는 없다’ - 군사적 압박도 병행하는 미국, 대북감시 언제든지 군사적 전환 가능 - 큰 소리 치면서도 미국 눈치보는 김정은, 미사일 도발 등 가능성 낮아
  • 기사등록 2019-04-17 09:05:50
  • 수정 2020-05-28 15: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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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대 강`으로 맞붙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사진: 원본소스-백악관/KCNA, 편집: Why Times]


[김정은의 목표, ‘제재 해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볼 것이다”라면서 북한의 목표가 제재 국면의 종료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데 이어 미국이 태도를 변화할 시한이 올 년말까지 임을 공표한 바 있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제재 해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 정상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북한이 제재 해제에 집착하고 있고, 북한이 년말 시한을 정하면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은 북한이 현재의 대북제재를 견딜 수 있는 한계가 올 년말이라는 것을 말해 준다.


워싱턴 DC에서 미국 군축협회가 15일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다음 단계’를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 나온 분석이 그렇다.


그렇다고 김정은이 당장 강경한 ‘새로운 길’을 갈 것 같지는 않다. 그만큼 김정은도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김일성 생일인 15일 태양절에도 대규모 열병식을 하지 않았다. 당장 미사일 발사를 할 수 있는 준비도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그 발사 단추를 누르지도 않았다.


김정은은 시정연설에서 제재와 관련해 "적대세력들의 제재 돌풍은 자립, 자력의 열풍으로 쓸어버려야 한다"면서, "티끌만 한 양보나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훌륭하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만큼 미국과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이다.


더더욱 년말 시한을 정해 놓은 까닭에 김정은이 시정연설에서 밝힌 ‘새로운 길’로 가는 것은 아무래도 내년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반격, ‘양보는 없다’]


김정은의 이러한 애달픈 구애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단호했다. 김정은의 시정연설 다음날인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점에서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고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훌륭하다"면서도 "머지않아 핵무기와 제재가 제거될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비핵화 이전까진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1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추가 제재를 가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제재 완화를 시도하지도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추진해온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에 대해서도 "지금은 적기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미북간 3차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단계'가 있다며 '빨리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곧 김정은 위원장이 올 년말 시한을 말하면서 미국측의 태도변화를 촉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년말까지 갈 필요도 없다. 북한이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행동을 하면 언제든지 3차 회담을 열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도 15일 텍사스 A&M 대학 연설에서 “가까운 미래에 북한 등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게 되겠지만 미국이 제재를 해제한다는 것은 북한이 더 이상 핵무기 프로그램이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누군가의 말만을 받아들이는 대신 이를 검증할 기회를 갖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면서 대북제재 해제 논란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한마디로 미국은 하노이회담에서 제시했던 빅딜안에서 조금도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북한에 대해 군사적 압박도 병행하는 미국]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도 병행하고 있다. 이미 북한의 불법 환적을 막기 위한 사실상의 군사적 행동들이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강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 시각)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 활동을 감시하는 미 해군 함정이 북핵 외교가 실패할 경우 '다른 역할'로 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불법 환적 감시 활동을 전하면서 "외교 해법이 실패한다면 밀리우스함의 역할은 매우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밀리우스함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비롯해 최신형 무기체계를 갖추고 있고,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미사일 요격 시스템도 있어서 필요시 군사행동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현재 대북환적 감시에는 이미 미군은 물론이고 호주, 영국, 스페인, 캐나다 등의 함정들도 힘을 합치고 있어 언제든지 군사적 옵션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미국 독자적으로 하와이 미 해병대의 한국출동훈련도 했다. 이는 유사시 오키나와 등의 주일미군기지 병력에 하와이에서 발진한 병력까지 합세해 군사작전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련기사: [논평]한국 제외된 대북군사압박 훈련, 이것이 한미동맹의 현실]


▲ RC-135S 코브라볼은 적외선 센서와 광학 카메라, 첨단 통신설비를 달아 탄도미사일의 발사 징후를 찾고 궤적을 추적하며 낙하지점을 계산할 수 있다. [사진 MDAA]


이뿐 아니다. 미국의 정찰기들도 한반도 주변으로 총출동했다. 미 공군에 2대밖에 없는 RC-135U(컴뱃센트)를 비롯해 미국 공군의 신호정보(SIGINT) 정찰기인 RC-135/VW(리벳조인트),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는 RC-135S(코브라볼) 등이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수시로 동·서해로 날아와 대북 감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존 볼턴 보좌관은 이를 가리켜 “북한과 대화는 하겠지만 딴청을 부리는지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다름 아닌 미국의 경고 메시지다.


[큰 소리 치면서도 미국 눈치보는 김정은, 미사일 도발 등 가능성은 낮아]


결국 김정은의 선택지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김정은이 희망을 갖는 것은 2020년이 미국 대선의 시기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달려있는 내년에 북한이 도발을 통해 훼방하려는 의도가 역력히 보인다.


그래서 협상시한도 올 년말로 정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한마디로 ‘할테면 해 보라’는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충분히 명분도 쌓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도 “비핵화를 반드시 하겠다고 김정은이 6번이나 약속했다”는 말을 자주 강조한다.


역시 명분을 축적하고 있는 중이다.


김정은이 정말 도발할 경우 북한에 대한 군사옵션을 행하더라도 할 말 없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의 선택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것이 지금 한반도의 현실이다.


이를 문재인 청와대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닥치고 북한 지원?’ 꿈도 꾸어서는 안된다.


이렇게 엄중한 상황에도 또 대북지원을 계획한다면 이는 이미 대한민국 정부이기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나라를 망하게 하려고 작정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계속 감시할 것이다.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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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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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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