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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4-15 14: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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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의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왜곡하서 보도한 `KBS 뉴스 9` [KBS]


'KBS뉴스9'이 한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발언 등을 보도하면서 내용의 상당 부분을 왜곡하거나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우선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영부인을 대동하고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한 4월 12일, 사실상 두 정상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서 상당히 다른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른바 미국의 빅딜과 한국의 스몰딜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날 'KBS뉴스9'에서 앵커는 “잠시 멈춰서 있던 한반도 평화 여정의 수레바퀴가 다시 돌기 시작했습니다.”라고 멘트를 했다. 마치 큰 진전이 있었던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또한,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 대화가 약 2분간 밖에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뉴스줌인’이라는 코너에 기자가 출연해 “이번 회담에서는 두 정상이 실무진과 동시에 논의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그래서 그렇게 일정이 짜졌을 수 있다”라는 식으로 두둔하는 보도를 했다.  


엄청난 금액을 들여 무기를 구입해주면서까지 굴욕적인 회담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KBS는 오로지 이 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보도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영부인을 대동하고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미국이 대화보다는 사진촬영 등 이벤트를 하겠다는 의도로 비쳤지만 'KBS뉴스9'은 “영부인들이 처음으로 백악관 집무실에 배석한 것도 한미 엇박자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라고 보도했다. 


영부인이 한미 엇박자를 어떻게 불식시켰는지에 대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뜬금없는 ‘희망보도’를 한 셈이다. 


특히 이날 눈에 띄는 것은 “美 언론 스몰딜 가능성 주목...문 대통령 작은 승리”라는 제목의 보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한 스몰딜의 가능성을 얘기했다고 전제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문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 점, 미 의회에서 한미동맹 결의안이 발의된 점 등을 들어, 한미 간의 시각차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정상회담으로 한미 간의 시각차가 오히려 분명하게 드러난 것으로  보였는데, 거꾸로 해소됐다고 보도한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4월 13일, 김정은의 메시지에 대한 보도이다.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 하지 말고 민족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라..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걸 남북 관계 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라는 식의 무례한 발언을 했다. 


마치 김정은이 대한민국의 최고 지도자인 것처럼 문대통령에게 지시하는  듯한 언사를 했는데도, 이에 대한 비판보도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런 보도행태는 KBS뿐 아니라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에게서도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에 대한 기사라면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으로 보도하려는 언론의 이런 태도가 오늘날 북한 핵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국민들에게 안보불감증을 갖게 하는 것이 아닌가.  


언론이 권력을 편들고, 비판과 견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산불 속보 대신 '오늘밤 김제동'을 방송하고, 산불이 절정에 달했던 시간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나타나지 않았던 대통령에 대해, 그 다음날 새벽부터 긴밀하게 대응했다고 보도하는 방송, 국민들은 이미 다 알고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위기 지수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언론인들이여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권력 찬양을 멈추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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