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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김정은의 삼지연·원산·양덕 방문, 文정부에 대한 압박 - 김정은, 文에게 "한미정상회담에서 관광 제재 풀라"는 메시지 -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수용 대가로 금강산 등 관광 제재 해제 의도
  • 기사등록 2019-04-07 11:03:52
  • 수정 2020-05-28 15: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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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4월 들어 삼지연·원산·양덕 방문]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이후 3월 10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 투표, 3월 25일 북한 정권 유지를 위한 한 축인 조선인민군 중대장·중대정치지도원대회 참석과 27일의 기념사진 촬영 등으로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던 김정은 위원장이 4월 들어 삼지연에 이어 원산과 양덕까지 순회하는 행보를 보여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4월들어 다시 삼지연을 방문한 김정은 [KCNA]


*김정은, 삼지연 방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이 혁명의 성지인 삼지연을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했다고 4일 보도했다. 김정은이 이곳을 방문했다는 것은 분명한 메시지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김정은은 삼지연을 방문할 때마다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져왔다. 더불어 삼지연은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잇는 곳으로 김정은이 2015년 대규모 관광특구화를 지시하여 ‘삼지연군꾸리기’ 사업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19일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바에 의하면 삼지연을 방문한 김정은이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우리의 사회주의 전진 도상에는 엄연하게 난관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인민들의 비등된(끓어 넘치는) 열의로 하여 가장 어렵고 힘든 조건에서도 신화적인 기적의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심지연의 밀가루 공장을 방문한 김정은 [KCNA]


그렇게 ‘적대세력과 대결’을 선언했던 김정은이 이번에 다시 6개월 만에 삼지연을 찾았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2차 하노이회담의 결렬로 대북제재를 풀지 못한 김정은이 삼지연의 대규모 주택건설 현장과 음료공장, 그리고 밀가루 및 감자가루 생산 공장을 방문한 이유는 김정은의 이날 발언에 오롯이 담겨 있다.


김정은은 이날 외부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삼지연 꾸리기는 적대세력들과의 치렬한(치열한) 계급투쟁, 정치투쟁”이며 “삼지연군 건설에서의 승전포성은 우리 국가의 위력, 경제적 잠재력의 과시로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미국과 ‘남측’ 문재인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임과 아울러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결코 굴하지 않고 투쟁해 나가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김정은의 삼지연 방문에는 조용원 노동당 부부장이 수행했다.


▲ 원산갈마지구를 방문한 김정은 [KCNA]


*김정은, 원산갈마지구 방문


김정은은 삼지연에 이어 월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평남 양덕군의 온천관광지구를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6일 원산 갈마지구를 방문한 김정은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같은 대규모 건설사업은 절대로 속도 일면에만 치우쳐 날림식으로 하면 안 된다"면서 “50년, 100년 후에도 손색이 없게 매 건물들의 요소요소,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시공의 질을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원산 갈마지구 역시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원산 갈마 해안을 따라 수십 채의 호텔과 상업시설, 실내 풀장, 야외무대 등을 건설하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남측의 국민들을 대상으로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 김정은의 지시에 의해 관광지구로 개발중인 원산 갈마. 김정은은 2020년 태양절까지 완공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KCNA]


김정은은 이곳에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해수욕계절이 끝난 올해 당창건기념일까지 바삐 그 무엇에 쫓기듯 속도전으로 건설하지 말고 공사기간을 6개월간 더 연장하여 다음해 태양절까지 완벽하게 내놓자“고 강조해 대북제재로 인해 공사 기간 지연이 어쩔 수 없음을 시인하면서도 내년까지 완공하라는 기한도 지시했다.


김정은의 원산갈마지구 시찰은 조용원·김응복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수행했다.


▲ 평남 양덕군의 온천관광지구를 시찰한 김정은 [KCNA]


*평남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방문


김정은은 또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도 방문했다. 김정은은 이곳을 방문한 자리에서 "양덕지구는 높은 산을 끼고 있을 뿐 아니라 겨울철의 기온이 낮고 눈도 많이 와 스키장을 건설하는 데 유리한 자연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 며 "이름 없던 한적한 산간 지대에 온천도 하고 스키도 탈 수 있는 종합적인 체육문화휴식기지, 건강치료 봉사기지가 일떠서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 평남 양덕군 온천관관광지구 설계안 [KCNA]


김정은은 이어 ”올겨울부터 온천장과 스키장을 운영할 수 있게 건설속도를 다그치는 것과 함께 지금부터 운영단위에서 봉사준비를 하나하나 착실히 잘하여야 한다고, 마식령스키장을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에 토대하여 양덕스키장 운영과 봉사를 더 높은 수준에서 흠잡을 데 없이 해나가기 위한 연구를 많이 하고 경영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덕온천관광지구 시찰은 최룡해 당 부위원장과 조용원·박창호 당 부부장이 각각 수행했다.


[김정은의 삼지연·원산·양덕 방문이 주는 의미]


김정은의 이번 혁명성지 삼지연과 원산갈마지구 및 양덕지구 방문에는 일맥상통하는 의미가 있다. 우선 삼지연은 백두산관광의 한 축이고 원산은 여름 관광, 양덕은 겨울관광이라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4월 11일의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이 세 곳을 연이어 방문한 데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것이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관광은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는 북한이 어느 정도의 비핵화 시그널, 예를 들면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가 말한 것처럼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및 사찰 수용이라는 카드를 실무간 협의를 통해 남측에 제시하고 문 대통령이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카드로 제시함으로써 일단 대북제재로 인한 압박에서 숨통을 열어 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사실 풍계리는 이미 북한도 ‘용도 폐기’한 곳이어서 사찰을 수용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 곳은 아니기 때문에 쉽게 내 놓을 수도 있다.


문제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미국이 생각하는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해당하는가“이다. 분명한 것은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은 미국에게 그렇게 큰 의미를 주지 못한다. 이를 이유로 남측 국민들에게 관광을 허용함으로써 제재 해제에 숨통을 열어준다는 것은 미국으로서도 별로 명분이 서지 않는 일이다.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김정은의 이번 행보는 대북제재에 결코 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남측의 문재인 대통령이 앞장서서 최소한의 제재 완화라도 풀어 보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 시한도 양덕의 경우는 올 겨울이고 원산갈마는 내년 여름이다. 여기에 금강산 관광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결국 이번 김정은의 행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요한 숙제를 안긴 셈이다. 11일과 12일의 한미정상회담에서 최소한의 제재 완화 카드를 받아 오라는 메시지나 다름없다.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인력을 전원 철수했다가 다시 슬그머니 발을 들여 놓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아바타로 활용해 보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과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주문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을까?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남북공조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문재인·김정은의 공조가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문턱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래서 미국으로 건너가는 문재인 대통령이 초조할 수밖에 없고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빠져 나오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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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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