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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美재무부 '주의보' 대상 선박들, 불법환적 해역 수십차례 운항" - 한국 선적의 루니스호, 여천항에서 석유 싣고 동중국해 공해상에 2주간 머… - 루니스호 측은 의혹 부인..."정부 조사서 무혐의 나와"
  • 기사등록 2019-04-03 12:53:01
  • 수정 2019-04-03 20: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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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재무부로부터 불법환적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 선적 `루니스 호`의 지난 1년간 항적을 표시한 마린트래픽 지도. 미국 정부가 주요 환적지로 지목한 해역(원 안)에 여러 차례 머문 뒤 다시 돌아간 흔적이 있다. 빨간색은 선박이 멈춘 것을 의미하며, 노란색은 저속, 녹색은 정상 속도로 운항했음을 나타낸다고 미국의소리(VOA)는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VOA]


한국과 관련된 대북제재 위반 사례가 또 발견되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보도했다.


VOA)는 2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가 지난 3월 21일 북한과의 불법환적 주의보를 내렸던 선박들 중 일부가 주요 환적 거점을 수십여차례 항행했던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깃발을 단 ‘루니스’ 호를 비롯한 여러 선박들이 목적지에 입항하지 않은 채 공해상에 머물다 되돌아온 항적 기록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VOA는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민간웹사이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을 통해 이들 선박들의 지난 1년 간의 움직임을 확인한 결과 최소 7척의 선박에서 '선박간 환적'으로 의심되는 운항 기록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이중 수상한 움직임이 가장 많았던 선박이 바로 루니스호라고 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3월 21일 북한과 관련된 주의보 강화를 발표하면서, 불법환적 의심 선박에 루니스 호를 포함시킨 바 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지난해 4월11일 한국 여천항을 출발한 루니스 호는 다음날 중국 상하이 앞바다에서 약 200km 떨어진 동중국해 공해상에 자리를 잡은 이후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통한 신호가 포착되지 않았다.


루니스 호는 사흘 뒤인 15일 같은 지점에서 신호를 보냈고, 18일과 26일 추가로 두 차례에 걸쳐 같은 장소에서 위치정보가 확인됐다. 당초 차항지로 신고한 싱가포르에 입항하지 않은 채 2주 동안 공해상 같은 자리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상한 행적을 보인 루니스 호는 북부 해상을 향해 운항을 시작해 같은 달 29일 한국 울산 항에 도착했다.


우리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루니스 호는 당시 동중국해에 도착하기 전 여천 항에서 석유를 실었고, 차항지 즉 목적지는 싱가포르로 신고했다. 그러나 마린트래픽 자료에는 이 기간 루니스 호가 싱가포르에 입항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았다.


루니스 호는 지난해 5월에도 최소 두 차례 동중국해 공해상에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간 기록을 남겼고, 6월에는 대만에서 북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해상에서 두 차례 머물다 한국으로 향했다.


또 8월엔 동중국해 인근 해역으로 향하던 중 AIS 신호가 끊겼으며, 12월엔 저우산 섬 인근 해역에 머물다 다른 나라 항구에 입항을 하지 않은 채 되돌아갔다.


루니스 호가 머물다가 돌아간 동중국해 공해상과 대만 북쪽 해상, 저우산섬 인근 해역은 모두 재무부 등이 보고서에서 주요 환적지로 지적한 곳과 일치한다.


루니스 호는 매번 한국 항국를 떠날 때마다 한국 항만청에 차항지를 싱가포르와 베트남, 해상구역(Ocean District) 등지로 신고했다. 횟수로는 싱가포르가 가장 많았는데, 마린트래픽 지도에 따르면 이 기간 루니스 호는 싱가포르는 물론 베트남에 기항하지 않았다.


마린트래픽의 위치정보 자료는 일부 지역에 따라 수분 혹은 수시간 단위로 일부 항적이 누락되는 경우가 있지만, 먼 거리의 항구로 항해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항적이 포착되지 않는 경우는 AIS를 의도적으로 껐을 때가 유일하다. 정상적인 운항이 가능한 싱가포르 항구를 방문하면서 AIS를 껐을 가능성이 매우 낮은 만큼 싱가포르에 입항 자체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루니스 호는 석유 등 유류제품을 실을 수 있는 6500t급 유조선으로, 선주 측은 불법환적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주장했다.


선주인 A사 관계자는 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루니스 호의 운영은 용선 회사 즉 A사로부터 선박을 빌린 D사가 담당하고 있다며, 현재 D사는 또 다른 싱가포르 회사에 재용선을 준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루니스 호가 해상에서 바지선 등에게 유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며, 지난해 9월~10월 사이 관계 당국의 조사를 통해 혐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OFAC의 주의보에 등장한 선박 중 환적 행위로 의심되는 항적을 보인 또 다른 선박은 토고 깃발을 달았던 찬퐁 호와 파나마의 카트린 호, 싱가포르의 씨탱커 2호, 선적이 불분명한 샹위안바오호와 러시아의 탄탈호, 비타이아즈호 등이다.


이중 찬퐁 호는 부산과 대만 등을 거점으로 운항하며 동중국해 공해상에 여러 차례 머문 흔적을 남겼고, 카트린 호도 부산과 울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을 드나들며 최소 한 차례 중국 상하이 인근 해역에 갔다가 되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카트린 호는 지난 2월 선박수리를 목적으로 부산에 입항해 현재까지 머물고 있다.


한편 우리 외교부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한국 국적 선박 1척의 출항을 보류하고 있다"며 "관계당국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선박은 현재 '선박 대 선박' 환적에 관여한 혐의로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국적 선박이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혐의로 출항이 보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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