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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김정은 수석대변인” 쓴 외신기자를 실명공격한 민주당 - 군사독재 시대때나 있을 법한 일이 문정권에서 벌어져 - 문재인정권의 언론자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드러내
  • 기사등록 2019-03-18 08:12:58
  • 수정 2019-03-18 08: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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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가 지난해 9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top spokesman)이 됐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블룸버그]


[“문 대통령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기사 쓴 외신 기자를 실명공격한 민주당]


자유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더 이상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하자 벌떼같이 일어나 연설을 방해하고 급기야 국회윤리위원회에 제소까지 했던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그 기사를 쓴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 기자를 실명으로 비판하고 나서 아연 실색케 하고 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16일 서면논평을 통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top spokesman)'이라고 표현한 미국 블룸버그통신 기사는 악명이 높다”면서 이 기사를 쓴 기자는 “국내 언론사에 근무하다 블룸버그 통신리포터로 채용된 지 얼마되지 않아 그 문제의 기사를 게재했는데,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 비판했다.


이러한 논평에 대해 이번에는 외신기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해외 언론사 약 100곳 소속 기자 500여명으로 이뤄진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은 16일 이사회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에 대한 기사를 작성한 블룸버그통신 기자 개인에 관련한 성명을 발표하고 이로 인해 기자 개인의 신변 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대중의 관심사나 의견에 대해 보도한 기자 개인에 대해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는 언론 통제의 한 형태이고 언론 자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또 "기사와 관련된 의문이나 불만은 언론사에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제기돼야 하고 결코 한 개인을 공개적으로 겨냥해서는 안 된다"며 "기자를 비난하는 성명서가 현재도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어 기자에 대한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데, 즉시 철회되어야 한다"고 했다.


[블룸버그 기사는 지난해 9월 26일, 6개월이나 지난 지금 왜?]


사실 블룸버그 기사가 보도된 것은 지난 해 9월 26일자이니 벌써 6개월여가 지났다.


블룸버그는 이 기사에서 "김정은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를 칭송하는(sing praises) 사실상의 대변인을 뒀다. 바로 문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이어 "문 대통령이 미국과 세계의 회의론자들을 겨냥해 북한이 수십 년 동안 도발하고 약속을 어겼으나 이번엔 진정으로 핵무기를 포기하려 한다는 확신을 심어주려 한다"며 "문 대통령으로서는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아야 하는 것 외에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크게 걸려 있다"고 보도했다.


그때 이미 한국당에서는 이 보도를 인용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한 바 있다.


당시 국회 국방위 한국당 간사였던 백승주 의원은 "블룸버그 통신이 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으로 지칭했다"며 "문 대통령의 '북핵 개발 노선 종료'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한국당의 윤영석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이런 식의 모욕적인 외신 보도를 또 다시 보는 일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그때는 민주당과 청와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왜 지금은 저렇게 과잉반응을 할까?


이유는 지난해 9월만 해도 갤럽기준으로 50~60%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을 떄라 별 영향력이 없었지만 지금은 ‘긍정’보다 ‘부정’ 비율이 더 높을 정도로 형편없이 추락해 있다.


그뿐 아니다. 지난해 9월 당시만해도 김정은의 서울 답방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에 대해 꿈이 부풀어 있을 때라 블룸버그통신의 기사를 시덥지 않게 여겼을 터였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하노이 쇼크가 해일이 되어 문재인 정권을 덮쳤다. 사실상 북한 비핵화는 ‘사기극’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문 대통령이 그러한 사기극에 크게 일조했음도 명명백백하게 증명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9월의 블룸버그 기사가 다시 나경원 원내대표에 의해 부각되자 집권 여당과 청와대는 그로기 상태에서 ‘어퍼컷’을 맞은 듯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충성 경쟁도 한몫했다.


그러나 이러한 집권여당과 청와대의 대통령 1인을 위한 집단 반발은 오히여 현 정권의 언론 자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국민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디로 가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해 주었다.


소위 ‘정의’를 말하고 ‘민주’와 ‘자유’를 독점하다시피 외치는 문재인 정권의 실상은 그러한 단어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집단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전 세계와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을법한 일이 2019년 서울에서 벌어졌다]


특히 문재인 정권이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기사를 쓴 기자를 실명을 들어 공격한 것은 그야말로 언론 자유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더구나 기자의 실명을 버젓히 공개하고 집권여당의 홈페이지에 게시까지 한 것은 소위 ‘문빠’들에게 좌표를 찍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이미 해당 기자에 대한 비판과 조롱의 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외신기자에 대한 공격은 “후세인의 이라크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일”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만약 이 기자가 민주당의 공격으로 정말 신상에 피해가 오게 되면 그 후과를 문재인 정권은 어떻게 감당하려고 저러는가?


정말 문재인 정권은 대통령만 눈에 보이고 전 세계의 시선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인가?


이미 “국가원수모독죄”라는 단어를 쓴 민주당 지도부가 겉으로는 ‘민주’와 ‘자유’, ‘정의’를 외치지만 그 내면은 전체주의 독재적 가치관으로 가득차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민주당의 블룸버그 기자에 대한 공격은 현재 민주당 정권의 독재 의식과 오만함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하태경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당 정권이 블룸버그 기자를 '매국노'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는) 블룸버그를 매국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며 "블룸버그가 문재인 정권에 애국할 것을 강요하는 것은 히틀러 시대 때나 있을 법한 야만적인 국수주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정권의 DNA는 촛불이 아니라 검열과 독재인 것 같다"고 했다.


[이제 뉴욕타임즈 기자도 공격할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기사는 블룸버그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김정은은 문 대통령보다 나은 대리인(agent)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했고, 워싱턴 포스트는 '김정은 대변인 발언 파문'을 전하면서 "(김정은을 대변한다는) 비판은 한국 정치권뿐 아니라 워싱턴과 유엔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앞으로 이러한 기사들을 쓴 언론들과 워싱턴의 정치인들, 그리고 유엔까지 좌표를 정해 공격할 것인가?


참으로 안하무인 정권이다. 오만함이 가득한 ‘전체주의’ 정권이다. 그렇게 ‘우물안 개구리’로 세상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지금이 문재인 정권의 몰락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 따위로 겁박한다고 세상이 입 다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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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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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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