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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너무 정확하게 급소를 찔러 문제가 된 나경원 국회연설 - 문 대통령이 ‘최고존엄’이라도 되는 것인가? 여기가 북한인가? - 블룸버그가 보도한 ‘문재인은 김정은의 수석대변인’, 뭐가 문제인가?
  • 기사등록 2019-03-13 08:21:44
  • 수정 2019-03-13 09: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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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맨 오른쪽) 원내대표가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을 잔다르크로 만든 국회 대표연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12일 국회연설은 그야말로 문재인 정권의 핵심만 굴비 엮듯 골라 골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심장을 맹폭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을 본 많은 국민들도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고 느끼고 있었던 문재인 정권의 문제점들을 ‘종합선물세트’로 막상 받아보니 충격도 더욱 컸고 느끼는 바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하루종일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이 화제가 되었다.


역으로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은 청와대와 집권 민주당에게는 두고두고 곰씹게 될 ‘역사적 사건’이 되었다.


이날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들에게 해야 할 대국민 사과를 시작으로 연설했던 나경원 원내대표가 발언한 내용들을 키워드로 살펴보면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북핵 및 안보:

“북핵 재가동 소식 나오는데 문재인 정부는 속은 것인가, 아니면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인가?”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이 부끄럽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

“북한이 비핵화에 나선다면 담대하고 획기적인 대북 지원에 나서겠다고 직접 김정은 정권에 전하겠다. 자유한국당이 직접 대북특사를 파견하겠다”

“청와대 안보실장, 외교부 장관, 국가정보원장을 교체하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


-한미동맹:

"핵심 훈련 없는 동맹이 존속 가능한지, 사실상 한·미 양국이 별거 수순으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경제:

“시장은 불공정하고 정부는 정의롭다는 망상에 빠진 이 좌파정권이 한국 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는 자명하다. 시장 질서에 정면으로 반하는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과 재분배 정책이 고용 쇼크, 분배 쇼크, 소득 쇼크로 이어졌다.”

“우리 헌법은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우선으로 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헌정 농단’ 경제정책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 원탁회의를 제안한다.”

“‘국민부담 경감 3법’을 추진하겠다.”


-탈원전과 미세먼지:

“탈원전, 4대강 보 철거가 문재인 정부가 좌파 포로정권이라는 명백한 증거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좌파단체, 강성노조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잘못을 시인하라”

“강성 귀족노조, 좌파단체 등 정권 창출 공신세력이 내미는 촛불 청구서에 휘둘리는 심부름센터로 전락했다”

“탈석탄으로 미세먼지를 줄여야 하는데 탈원전 세력에 발목 잡혀 있다”

-여권발 의혹사건: “전 상임위 국정조사·청문회를 제안한다”며 “한국당은 상임위-특검-국민투쟁이라는 3단계 투쟁을 펼쳐나가겠다”


-드루킹 사건:

“드루킹 댓글 조작은 과거 국정원 댓글에 비해 규모, 치밀성, 효과 모든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무시무시하다. 유감스럽게도 문재인 정권이 댓글공작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 없다”


-선거제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

“사상 초유의 입법 쿠데타이자 헌정 파괴이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회연설은 그야말로 자유한국당으로의 결집과 다시 대세로 몰고갈 수 있는 기회를 확실하게 제시한 압권이었다. 이동복 전 국회의원은 나 대표의 연설을 “조금도 흠 잡을 데가 없는 일대(一大) 명연설(名演說)”이었다고 평가했다.


[관련기사: [이동복칼럼]이해찬에게 묻는다, “文在寅이 ‘金正恩의 대변인’이 아니라는 것인가?”]


문제는 너무나도 문재인 정권의 아픈 부분만 골라 후벼 팠다는데 있다. 그래서 국회연설에 참가한 민주당 지도부부터 발칵 뒤집힌 것이고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하고 말았다. 이런 이유로 나경원 원내대표는 졸지에 ‘잔다르크’가 되고 말았다.


▲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7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발언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뉴시스]


[민주당의 억지, 오만함과 본성이 드러난 교조주의적 꼰대 행태]


우선 민주당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을 방해했다. 일반적 시정연설도 아니고 이번 연설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었다.


연설 내내 고성과 야유를 퍼붓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는 발언 순간에 이성을 잃고 ‘폭발’했다.


급기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단상으로 나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연설 중단을 요구했고, 의석에서는 이에 동조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연설을 막지 말라’는 한국당 의원들의 설전이 오가는 싸움판으로 변질됐다. 심지어 홍 원내대표는 의장석까지 올라가 항의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수준, 특히 그렇게도 자유와 평화를 외쳤던 민주당에게서 나온 행동이라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야당의원의 유일한 무기인 입과 말을 막는 것은 야당의원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으로 이는 독재적 발상이다.”


이 말은 다름아닌 우상호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2013년 12월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날 국회 파행을 우상호 의원은 어떻게 평가했을까? 그땐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했을까?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두고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긴급의총에서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뉴시스]


더더욱 민주당 반발의 백미는 나 대표의 연설에 대해 ‘국가원수모독죄’라고 칭한 이해찬 대표의 발언이다.


이해찬 대표는 독재권력에 항거했다고 자부하는 나름 민주투사이다. 그런데 바로 그 입에서 ‘국가원수모독죄’라는 말이 나왔다. 이건 코미디다.


이해찬 대표가 그렇게 독하게 나경원 원내대표를 몰아붙인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 더러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표현때문이었다.


▲ 블룸버그 통신의 ˝문재인은 김정은 수석대변인˝ 기사


“문재인은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말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창작품이 아니라 지난해 9월 26일 블룸버그 통신에서 정의했던 말이다.


당시 블룸버그 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연설을 평하면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UN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 되다”라고 헤드라인을 달았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을 왜 그렇게 불렀는지 상세하게 설명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 한 것이 아니고 “그런 소리 듣지 않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민주당, 특히 이해찬 대표가 뒤집어진 것이다.


우리는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홍 원내대표 그리고 민주당 지도부들에게 묻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고존엄’이라도 되는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못하게 하는가?


유신 시절,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막는다고 그렇게도 항거했던 민주투사들 맞는가?

우리는 유신보다 더한 독재시대에 살고 있는 것인가?


이해찬 대표는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국가모독죄 폐지 당시 국회의원이었는데 어떻게 그런 것조차 몰랐을까?


자신들이 권력을 잡고보니 과거 독재시대의 행태들이 그리웠던 것일까?

이해찬 대표는 지금 반민주적이거나 몰역사적 인물인 것은 아닌가?


헌법재판소가 “자유로운 비판과 참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하여 위헌결정(2013헌가20)을 하였는데,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인가?


아직도 젊은 민주투사로 기억되는 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을 가리켜 "나치보다 심하다"고 했다. 나치보다 심한 것은 나 원내대표가 아니라 바로 더불어민주당 자신들임을 왜 모르는가?




[덧붙이는 글]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음에도 14일 대부분의 일간신문들은 축소보도하기에 바쁘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언론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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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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