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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3-02 11:26:38
  • 수정 2019-03-02 11: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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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사회가 베네수엘라 사회주의-자유주의 쌍두 대통령의 권력투쟁이 격화되면서 긴장하고 있다. [사진: Foreign Affairs Today]


국제사회가 베네수엘라 사회주의-자유주의 쌍두 대통령의 권력투쟁이 격화되면서 긴장하고 있다. 마두로대통령과 과이도 대통령대리의 시민전쟁, 쿠데타, 재선거의 결판이 지연되자 세계적 신냉전과 연계되어 결론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등 60여개 나라들이 과이도 대통령대리를 승인함으로써 군부지지를 업은 러시아, 중국, 쿠바, 북한 등의 지지를 받는 마두로와 폭발양상을 보이고 있다. 마두로가 2018년5월 대선에 승리했으나 부정선거 때문에 유권자와 야당이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마두로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격렬한 저항을 하고 있다. 특히 1월부터 과이도대리가 재선거를 주장하면서 베네수엘라는 쌍두대통령의 싸움판이 되었다.


차베스의 상속인인 마두로의 재선거 거부로 베네수엘라 정국이 일촉즉발의 정치위기에 휘말린 것이다. 과이도는 의회와 대규모 시민농성을 주도하면서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지만 마두로는 군부의 충성을 믿고 저항하고 있다. 양측대립이 격화되자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연합(EU) 19개 회원국이 “자유를 보장한 공정선거를 제안했으나, 마두로가 거부해 나라의 장래가 미궁에 빠지고 있다. 현재 쿠데타, 미국의 군사개입, 시민전쟁가운데서 하나가 폭발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국제사회가 초긴장 상태이다. 남미 정상회담인 리마클럽이 2월말 긴급토의한 결과 만장일치로 군사개입을 피해 재선거등 평화방식으로 풀기로 합의했다. 일단 전쟁위기를 피했다.


2월19일 트럼프 미대통령은 “과이도국회의장을 대통령대리로 인정하라,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고 있지만, 군사개입 등 모든 옵션이 열려있다”고 마두로에게 최후통첩을 했다. 마두로는 컬럼비아와 국경에서 대기중인 식량-의료품등 미국의 인도적 지원을 거부하면서 국경에 군대를 급파해 통관을 막고, 트럼프와의 대미대결을 노골화했다. 파드리노 국방장관은 “군은 어떤 침략도 격퇴할 것“이라며 미국의 최후통첩에 대항했다. 트럼프를 ”오만의 극치이며 극단적 발광이다. 미국은 우리의 시체를 넘어서 가라“며 대항했다. 3차대전발발의 우려마저 일으키는 실정이다.


베네수엘라의 비극은 1999년 집권한 후고 차베스대통령 사회주의정권 출범에서 시작되었다. 라틴아메리카 사회주의의 표상으로 석유매장량 세계 1위의 부국을 ‘지상낙원을 만든다’는 장담에서 비롯되었다. 소련의 세계공산주의 멸망도 무색하게 남미사회주의시대를 열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를 숭배하며 쿠바에 무상으로 석유공급을 하면서 대규모 쿠바의료진을 받아 쿠바의 위성국을 자처했다. 그는 막대한 석유 수입으로 빈민과 노동자등 민중계층에게 마구 돈다발을 안겨주면서 ‘자상낙원’이라고 큰 소리를 쳤다. 특히 군대를 세뇌해 권력의 충견으로 키우는데 성공했다. 21세기 라틴 아메리카 사회주의모델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차베스는 폐암에 걸리자 카스트로의 부바에 달려가 쿠바의료진의 수술을 받고 살아남기를 바랐고, 머리빠진 모습으로 나타나 “건강에 문제없다”고 장담했으나, 2013년 사망했다. 차베스의 흥청망청 돈다발 돌리기 사회주의시대를 수도 카라카스의 한 기술자는 “모든 것이 차베스의 과오 때문에 베네수엘라가 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털어놓았다.


“모든 비극은 차베스때문이다. 군에 너무 과도한 권력을 준 것이 실책이다. 오늘 마두로도 군부의 포로가 되고 있으며 국민을 군대가 직접 지배하고 있다. 차베스의 또 하나의 과오는 마두로를 후계자로 삼았다는 것이다. 내가 오죽했으면 수도 카라카스를 떠나 외국으로 가겠는가. 두 아들이 배고프다며 울고 있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 이민대열에 끼었다. 노인들이 빈 맥주깡통을 자루에 담아 매고 컬럼비아국경의 다리밑에서 팔고 있다. 베네수엘라, 세계최대 석유매장국 베네수엘라가 오늘 최빈국 가난뱅이로 전락했다. 문제는 마두로가 아니라, 차베스의 사상이 공산주의라는 사실에 있었다...”


마두로는 ‘황폐한 나라를 지배하는 국제사회의 비적(匪賊)이다’고 카라카스의 한 지식인이 스페인 언론인에게 말했다.


“석유생산과 수출은 3분의 1로 줄어 경제가 완전히 파탄났다. IMF가 금년 인플레가 1000만배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국가는 통제불능의 무정부상태다. 정치도 행정 시청도 없는 무법천지다. 베네수엘라 ‘엑서더스’가 지난 3년간 300만명을 넘었다. 금년 5백만명이 국경을 넘을 것으로 유엔은 전망했다. 국가는 2명의 대통령의 권력투쟁으로 난투극장이고, 국민이 떠나버린 텅 빈 황폐한 나라가 되고 있다. 끔찍한 비극이다”


베네수엘라 엑서더스는 지난 수년간 유럽대륙의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등 중동과 리비아, 수단 등 아프리카의 난민수를 넘어서고 있다. 벌써부터 베네수엘라 한 나라의 난민으로 전세계가 고통을 당할 것이라는 우려도 미주대륙에 팽배한다. 작년연말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한 볼소나로 대통령은 쿠바와 같이 베네수엘라를 사회주의 적국(敵國)으로 지목했다. 그는 남미에서 최초로 식량의료품의 인도적 지원을 베네수엘라에 제안한 것은 난민유입방지를 위한용인 것 같다. 동쪽 인접국 컬럼비아는 벌써 백만명의 난민으로 이미 만원사례의 비명을 지르게 하는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금년에 무려 500만 난민이 추가로 덮칠 것이니 ‘베네수엘라 엑서더스 공포’가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건설을 강행하는 트럼프가 마두로의 퇴진과 카이도의 집권을 위해 군사옵션을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자유민주주의보다 이민공포 때문이라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남미 사회주의 낙원’이 ‘거지나라’로 전락하자 과이도 국회의장이 대통령대리를 자임하고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의 나라로 돌려놓겠다고 공약하고 나선 것이다. 1월 23일 과이도는 의회에서 대통령대행추대식을 가졌다. 35세의 최연소 대통령의 등장이다. 그러나 파드리노 국방장관은 마두로에게 충성을 다짐하면서 2명의 대통령들이 권력투쟁에 나서게 된 것이다. 절대 다수 국민이 과이도 대통령대리의 집권을 지지하며 국회의사당에 집결농성하며 ‘마두로 퇴진!’을 부르짖고 있다. 과이도가 군부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권 장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비센트 정치학 교수는 진단했다. 트럼프 미대통령의 승인과 함께 EU본부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이 거의 모두 과이도를 일거에 승인하며 마두로에게 재선거를 하라고 제안했다.


마두로는 여론이 나빠지자 장군들의 주머니에 돈을 채워주면서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마두로는 시민들의 퇴진요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32명의 정부 각료들가운데 9명이 장군들로, 국방, 내무와 경찰, 농업, 식량부를 담당하고 있다. 또 장군들은 금융기관과 산업계, 식량부서를 선호한다고 한다. ”장군들이 국영은행, 식량수입과 배급, 석유생산과 석유탐사, 광산과  금광사업에 진출, 경영관리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플레와 통화가치 폭락은 무식한 장군들의 경제산업부서 장악이 재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이도 대통령대행은 군부를 달래고 마드로에서 이탈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사면법을 마련해 공표했다. 과이도의 새정부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 군장성과 고위장교들에게 무죄와 사면을 약속하는 특별사면법을 마련한 것이다. 군부와 대화를 열어 마드로와 분리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 “모든 군부대와 장성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 우리는 국회로부터 모두 같이 손을 잡고 군부가 헌법과 국민편에 올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국회에 본부를 둔 과이도 대통령대행은 ‘군부는 우리에게 위험한 카드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과 같이 일해야 할 운명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부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마두로 편에 파수군으로 서있는 것이다.


“가이도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그러나 승리한다고 해도 나라를 재건하는데 많은 시일이 요한다. 마두로와 과이도는 같은 연못에 빠진 두 마리의 악어다. 한 마리가 다른 악어를 잡을 수 없어 서로 으르렁댈 뿐이다. 모두 권력을 잡기를 바랄 뿐이다. 정치는 썩었고, 특히 마두로가 더 썩었다. 과이도는 지금은 알 수 없는 인물이다” 고 한 대학생이 말했다. 베네수엘라가 진퇴양란의 함정에서 진흙탕 싸움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쿠바가 여전히 군대를 지배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중국이 모든 유전, 광산 등에 손을 뻗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일산 300만 배럴이던 석유생산량이 110만 배럴로 줄었으니, 국가재정이 거덜 날 수밖에 없다. 중요 석유수출국이 미국인데, 마두로는 “미제국주의 타도”를 계속 부르짖고 있다. 트럼프의 금융규제로 돈줄이 완전히 막혔으니 거지나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나라들은 유일한 평화적 해결방안인 대통령 재선거를 제안했으나 마두로는 거부했다. 이제 선택지는 쿠데타와 트럼프의 군사개입 옵션으로 좁혀지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최악의 시나리오의 진전을 세계가 숨죽이고 주시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베네수엘라는 EU의 재선거제안을 수용, 조속히 대선을 실시해야 평화가 온다는 진실을 깨달아야 한다. 특히 마두로는 차베스의 ‘사회주의 지상낙원’ 정책이 오늘 ‘세계 최악의 거지나라로 전락한 이유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베를린장벽 붕괴의 교훈을 30년이 지나도 모르는 마두로일당의 차베스사상 세뇌작용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대통령 마두로와 자유민주주의의 과이도를 세계가 분열되어 경쟁적으로 승인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자유민주주의 대 사회주의 진영으로 확연히 갈려 있음을 보여준다. 베를린장벽 붕괴로 냉전종식, 독일 통일, 소련의 세계공산당 멸망 30주년인 21세기에 세계가 다시 양대 진영으로 분열되고 있는 것이다. 2019년 세계 이념지도가 새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먼저 과이도를 승인한 나라는 압도적으로 많다.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크로아티아 덴마크 스페인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헝가리 레토니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폴란드 포르투갈 체코 영국 스웨덴과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이스라엘과 남미의 브라질 콜롬비아 알젠틴 칠레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혼드라스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 남미는 대부분 과이도를 승인했다. 마두로를 승인한 나라는 러시아 쿠바 북한 볼리비아 중국 터키 등 극소수이다. 여기서 신냉전구도가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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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섭일 논설위원 주섭일 논설위원의 다른 기사 보기
  • 언론인/ 사회와 연대 회장
    정치학 박사
    전 중앙일보 파리특파원-국제문제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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