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9-02-19 22:45:16
기사수정
-서울대 트루스포럼 김보라(사범대 석사과정에 재학중)회원이 19일 학교 게시판에 대자보를 올렸다.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기 위해 전문을 게재한다.


▲ 19일 서울대 교정에 게시된 트루스퍼럼의 대자부 [조평세]


오늘도 많은 청년들이 사상 최악의 취업난과 싸우면서 도서관을 지키고 있다.


대졸 미취업자 수가 사상최대라는 우울한 뉴스를 보며… 자괴감이 들지만 우리는 그저 시대를 잘못 태어났기 때문이라는 정신승리도 해본다.


알 수 없는 불투명한 미래, 점점 자신 없어지고 막연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우리는..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옷깃을 여민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달라!

기본급여 올려달라 !

상여금을 더 올려달라!


그들이 “더 더 더!!!” 를 외치는 확성기 소음에도 차가운 도서관에서 손을 호호 불어가며 담요를 뒤집어쓰고 집중해보려고 한다.


아무도 알아주지는 않지만... 오늘도 내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맡겨진 노동을 추운 도서관에서 코를 훌쩍이며 하고 있다. 뭔가 서러운 생각이 든다.


노동이란 숭고하다. 노동자의 이름은 아름답다.
땀 흘려 일한 만큼 정직하게 벌고, 사회 속에서 나의 가치를 인정받게 하고, 나 스스로 자립하는 자유롭고 독립된 삶을 가능하게 하는 ‘노동’은 참으로 아름답다.


그래 이 도서관을 지키는 수많은 젊은 청년들도 함께 꿈꾸고 있는, 그러나 차마 아직 가져보지 못한 숭고한 이름이다.


다른 사람의 삶으로 우리의 삶이 지탱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소중한 일을 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일을 다 때려쳐 보면 된다…!!” 는 극단적 논리가 우리 사회에 어느 순간 만연하고 있다.


언제부터 노동이라는 숭고한 이름이 내 이익을 위해 타인과 사회를 위협하는 무기가 되었을까..
나의 더 많은 권익을 획득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

파업만이 최선인가?


엄연한 공동체 내의 사회적 계약이자 책무인 노동을 함부로 파기해도 되는가?

이로 인해서 발생되는 무고한 제3자의 피해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하며 정당화할 수 있는가?


그리고 학생들의 권익을 위해 앞장 서야 할 서울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권익밖에는 보이지 않는 민노총이 하는 일과 다름없는 노조의 앞잡이가 되어버렸다.


매 학기 내는 등록금과 함께 내는 학생회비.. 나는 무엇을 위해 지불하고 있었나..!


관악산에서 청춘을 불태우고 있는 우리를 위해 대신 소리쳐 주어야 하는 것이 총학의 본분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이런 일방적이고 집단적인 린치를 당했을 때 진정 관악의 학우들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우리의 권익를 위해 항변할 학생 조직은 어디에 있는가?


인간의 욕심 앞에서 사업의 타산성과 합리성은 일절 배제한 체 자신들의 이익만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회적인 물의, 더군다나 학생들의 직접적인 건강을 볼모로 하는 일에서의 불사하겠다는 시설노조파업..


그들 만의 정의 같다…


이로서 학생과 시설노동자분들 간의 그나마 오고 가던 정감 어린 감사와 신뢰의 관계도 이미 깨어졌다.


AI시대, 4차 산업의 물결이 다가오고 인간의 노동도 새롭게 인식되는 시대의 전환점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노동자와 고용자의 대립과 갈등만을 부추기면서 파괴적인 투쟁만을 계속 하겠는가?


파업만 하면 두 손 두 발 다 들고 들어주어야 하는 테러와 다름없는 협박성 쟁의가 온 사회에 유행처럼 번진다면 정말 망국병이 아닐 수 없다.


오늘도 밤낮없이 도서관을 지키는 배고픈 청춘들,


그래, 경기침체와 구직난에 그들이 말하는 노동의 ‘당연한 권리도 아직 꽃피워보지 못한 우리 청춘들…


2019년 겨울, 기득권 노조가 휘두르는 칼바람에 청춘들은 떨고 있었다.


진정 아름다운 노동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한 사회에서 노동을 통한 상생의 관계 이루는 인간됨이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밤낮 연구실과 도서관을 지키는 청춘들의 지식 노동도 소중한 미래의 자산으로 여기며 존중해줄 수 있는… 노동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때이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hytimes.kr/news/view.php?idx=335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교육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