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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27 12:06:12
  • 수정 2019-01-28 10: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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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News 보도화면


MBC 언론노조원들은 손석희를 극도로 존경한다. ‘손석희’라고 절대 안한다. 반드시 손석희 ‘선배’라는 말을 붙인다. 예전에 필자가 “손석희를 존경하면 JTBC로 가지 왜 비루하게 MBC에 있나”라고 한데 대해 언론노조가 ‘망언’이라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이해가 된다.


MBC의 1월 25일 뒷북 리포트의 제목은 <“맞았다”VS“협박당했다”...경찰수사 착수>였다. 선배대우를 하려 한 것일까? ‘논란이 커지고 있고 양쪽 주장이 달라서 경찰수사로 시비를 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언뜻 공정해 보이지만 취재의지나 있는지 의문이다.


반면 다른 매체들은 왜(WHY)라는 언론의 기본적인 책임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 TV조선을 보면 그렇다. 손석희가 왜 과천의 주차장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그냥 갔는지부터 추적한다. 답은 현장에 있다는 언론의 기본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왜 MBC는 전혀 궁금해 하지도 않는지 ‘손석희 선배’에 대해 의문을 가지면 불경스러운 것인지 의문이다.


TV조선은 (1) [단독] "손석희 사장, 견인차 들이받은 뒤 그냥 가…3㎞ 추격“ (2)'폭행 주장' 동영상 속 손석희 "같이 갈 생각해…풀고 일하자“ (3)"거액 요구 받았다" vs "회유 받았다"…진실공방 가열 등 충실하게 세 꼭지로 손석희 폭행사건을 보도했다.


단독 타이틀을 단 첫 번째 꼭지는 왜 단순사건일 수도 있는 ‘손석희 폭행사건’을 다루는지 언론의 기본이 되는 왜(WHY)라는 명제에 충실했고 두 번째와 세 번째 꼭지는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양자의 녹취음성을 소개해 시청자들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동승자가 누구였는지, 안나경이란 아나운서가 어떤 존재인지도 관심사다. 이른바 황색 저널리즘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럴수록 해명하면 그만이다.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고 해서 언론의 정도를 가는 것이라고 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아나운서가 어디까지 언론인인지도 이참에 정의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 오랫동안 방송현장에 있었던 필자의 생각이다. 아나운서는 일본과 중국 등 일부 국가에만 있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일본에서는 우리처럼 ‘아나운서’ 또는 줄여서 ‘아나’라고 하고 중국에서는 뽀인위앤(播音员)이라고 한다. 미국의 경우 지방방송에서 경력을 인정받아 중앙으로 스카웃된 기자가 앵커석에 앉아 뉴스를 전한다. 그들은 확연하게 언론인이다. 미국에서 아나운서는 경기장이나 공항에서 안내방송을 하는 직업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여성 아나운서가 수 천대 1일의 치열한 경쟁을 뚫었다면서 상당히 높게 평가하지만 이는 한국만의 독특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홍준표 전 대표는 손석희에게 "부디 슬기롭게 대처해 국민적 오해를 풀고 맑고 깨끗한 손석희의 본모습을 되찾기를 기원한다." "손석희 사장이 곤경에 처한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한 자 적는다". "지금 세상이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고 가짜뉴스가 진짜 뉴스로 둔갑하는 세상"이라며 "정치판에 24년 있으면서 숱한 가짜뉴스에 당해 본 나도 그 소식에 황당했다. 차분하게 대처하라"고 했다.


말 그대로 해석하면 홍 전대표는 손석희의 본모습이 ‘맑고 깨끗한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판에 24년 있으면서 숱한 가짜뉴스에 당해 본 나도 그 소식에 황당했다, 차분하게 대처하라”고 했는데 진의를 알 수가 없다.


홍 전 대표의 ‘독고다이’ 다운 코멘트다. 홍 전대표는 ‘독고다이’가 우리말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 다음의 설명에는 “스스로 결정하여 홀로 일을 처리하거나 그런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 나온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필자는 독고다이를 카미카제토쿠베츠코게끼타이(神風特別攻撃隊)의 특공대(特攻隊)의 약칭으로 알고 있다.


WHO시리즈의 위인반열에도 오른 손석희의 아성(牙城)은 한국에서 만만치 않다. 손석희가 100명이나 있다는 MBC도 그렇고 그가 쌓아올린 이미지는 상당하다. 어찌보면 신앙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절대적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거센 물줄기속의 아이콘(偶像)은 녹아 없어지기 마련이다.


중국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니푸사궈허 즈선난바오”(泥菩萨过河 自身难保). 직역하면 진흙으로 빚은 보살이 강을 건너니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다는 것인데 스스로 치명적 결함을 가진 이가 남을 가르치려 한다는 비유적인 의미로 쓰이는 경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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