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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1-15 23:03:05
  • 수정 2019-01-16 1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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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사옥 [뉴시스]


2018년 MBC 영업수지 내용이 방문진에 보고되면서 MBC의 영업추이 내역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이미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정치 파업’을 통해 회사 경쟁력이 끝 모를 추락으로 내몰렸고 그 반등의 움직임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는 현실이 수치로 확인됐다. 경영진의 특별한 각오와 탁월한 정책수행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회사의 미래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쇠락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MBC노동조합이 입수한 회사의 2018년도 결산자료와 금융공시 자료 등을 바탕으로 회사 수지추이를 파악해보면 회사가 망가진 이유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2011년 최고의 매출액을 기록했던 MBC는 2012년 정치파업을 거치면서 무려 천억 원에 달하는 매출손실이 발생했다. 2013년부터 부지런히 결손을 메우는 작업을 진행해 2016년 거의 원상회복 수준까지 올랐던 회사 경쟁력은 2017년 또 한 번의 파업으로 결정타를 맞았다. 2012년 파업 상황과 달리 종편 등 경쟁 매체의 등장으로 방송광고 수익이 급감하고 있는데다 사업수익 마저 주춤하면서 회복 탄력성을 거의 상실했기 때문이다. 2018년 영업적자가 1천 2백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숫자로 이어진 것은 오로지 2017년 정치파업으로 인한 타격과 그 이후 경영진의 잘못된 운영전략으로 회사가 영업 반등세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경쟁력 하락 추세 가운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회사 엔진의 힘을 대변하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 추세이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매출액 가운데 공장을 돌려서 나오는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로 어떤 회사의 실제적인 엔진의 힘을 상징하는 중요한 수치이다. 일반 제조업에서는 최소 2~3%는 넘어서야 그나마 정상적인 회사로 분류되는데, MBC의 경우 한자리는커녕 급격하게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회사 경쟁력이 끝을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억지로 숫자를 만져 2019년 예상 적자를 600억에서 400억으로 줄여 방문진에 다시 보고를 했다고는 하지만 현재 영업이익률 추세를 감안하면 이 숫자도 올 연말이면 부도수표가 될 공산이 높다.


흔히들 MBC는 보유 부동산이 많고 현금 유보금이 커 펀더멘탈은 큰 문제가 없으리라고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 2017년 현재 MBC는 유가증권 등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자금이 2천억 원 정도 되지만 2018년 유례없는 천억 대 적자로 당장 8백억 원 가량을 소진해야 할 처지가 됐다. 부동산 처분 수익은 현금화가 어려워 당장 경영에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고 한다. 만약 이 추세대로 2년 내리 적자가 나면 유보금은 바닥이 날 수밖에 없고 이 시점부터는 부동산을 처분하든가 아니면 차입경영을 해야 할 상황이 될 것이다.


특단의 성장 동력을 발견하지 못하는 한, MBC는 10년 이후쯤이면 보유 부동산도 거의 다 처분하고 연봉 5천만 원 이하로 근근이 버티는 중하급 회사로 전락할 것이다. 물론 국가를 압박하거나 여러 가지 특혜조치를 요구함으로써 생명을 부지하겠지만 과거와 같이 시장을 압도하거나 여론을 선도하는 방송사는 영원히 MBC 직원의 손을 떠난 상황이 될 것이다.


지난해 가을에 있었던 일처럼 여권 국회의원을 압박해 가칭 공영방송 지원법으로 KBS 수신료를 나눠먹게 해달라고 떼를 쓰거나 아니면 머지않은 미래에 “노조의 안위만 보장된다면 KBS3 방송이나 EBS 계열방송으로 가도 좋다”며 청와대에 회사를 들고 가 읍소하는(?) 웃지 못 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프라임 시간대를 아예 대기업에게 내다 팔아 맘대로 방송영업을 허용하도록 하는 대만의 현재 지상파 TV 방송사 꼴이 날 수도 있다.


미래를 너무 암담하게 묘사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지금처럼 경영진이 이념에 골몰하면서 실용적인 정책을 외면하고 ‘외골수 편 가르기’로만 일관한다면 그나마 남아있던 사업역량마저 고갈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여기에다 일터를 지키던 순수한 직장인의 근로의욕마저 정치파업으로 짓밟은 마당에 적폐청산을 앞세운 경영진의 공포정치와 학살 자행, 애꾸눈 경영이 지속된다면 회사 내 정치꾼들의 발호와 눈치 보기는 더욱 극성을 부릴 것이고 진정한 일꾼들은 점점 사라져 회사의 성장엔진 찾기는 더욱 요원한 일이 되고 말 것이다.




[덧붙이는 글]
[MBC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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