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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김정은의 방중과 2차 미북정상회담, 설 자리없는 文 - 김정은, "7∼10일 중국 방문", 미북회담에 중요한 변수로 등장 - 트럼프의 벼랑끝전술 구사 가능성, "끝날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 김정은의 서울 답방, 아무 의미없는 이벤트로 전락
  • 기사등록 2019-01-08 09:41:54
  • 수정 2019-02-17 23: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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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20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김정은 [KCNA]


[중국 시진핑 주석 만나러 중국에 간 김정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7일 중국을 방문했다. 북한중앙방송은 김정은 위원장이 “7∼10일 중국 방문” 소식을 전했으며 중국도 이를 공식 확인했다.


김정은의 방중은 2차 미북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으로서 중국과 공동전략을 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김정은 방중의 핵심은 미국에 대한 북중의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선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미국의 입장을 거부하기 힘든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진의를 확인하고 또 미북회담을 열기 전 사전에 통보함으로써 우방간 협력의 끈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완화를 위해 북한에 대한 제재의 끈을 다시 조이기 시작했었다. 그래서 북한으로의 송금 제한도 이미 시작되었고 국가적 차원의 무역도 상당히 축소시킨 바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이 북한과 멀어지는 것을 막고 또다시 공동전선을 강화하여 미북회담을 준비하려는 김정은의 의지가 이번 방중에 표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방중에서 ‘중국식 개혁개방’에 대한 동조 의지를 밝힐 것인지도 주목거리다. 김정은의 입장에서 중국과의 친근감 제고에 ‘중국식 개혁개방 모델’ 수용이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8일에는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과 만찬 등 하루를 보낸 다음, 9일에는 환송 회담을 연 뒤 중국의 공업시설 등의 방문을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더불어 자신의 생일날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은 이번 방중에서도 ‘한반도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 전 세계에 자신의 의지가 변함없음을 보여줄 것이며, 미국과의 정상회담 촉구와 함께 ‘한반도 평화 정착’을 명분으로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발언도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북한이 직접 미국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다자(多者)협상을 통해 제재 완화 및 해제 등을 집중 논의하는 방식으로 중국을 앞세워 미국과의 문제를 풀어보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정은의 방중에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이나 중국으로부터 전혀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중요한 때 김정은은 문재인 대통령을 무시해 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도 연락이 없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노영민 대사의 대통령 비서실장 지명으로 인해 김정은의 동정에 관심이나 있었겠는가?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열차 행선지가 베이징일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련 기관과 움직임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정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 개최를 예고한 회의자리 앞에 펼쳐진 대북제재 예고 포스터 [The Trump Train]


[2차 미북정상회담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6일(현지 시각)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장소가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일 김정은의 친서를 공개하며 "김 위원장과 만나길 고대한다"고 한 지 나흘 만에 회담 장소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번 김정은의 중국방문을 트럼프 대통령은 썩 기분좋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북중(北中) 밀착을 경계한 바 있고 불쾌감을 표시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회담을 준비하는 트럼프의 전략은 무엇일까?


김정은의 방중이 2차 미북회담에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김정은의 방중을 중국이 미국에 사전에 통보했는가의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만약 사전에 통보하면서 양해를 구했다면 미중간의 무역전쟁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러한 사전 조치들이 없었다면 미중간에는 다시 냉기가 불 가능성도 있으며 미북회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뒤끝이 작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북한 김정은과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장소도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을 향한 전략은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결정한 다음부터 본격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정상들끼리의 만남을 통한 문제 해결방식, 곧 탑-다운 스타일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위급회담을 통한 사전 조욜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당연히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고위급회담을 열기 원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에 대해 회피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벼랑끝 전술이 또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신년사 직후인 2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정말 만나고 싶다고 했고 나도 회담을 고대하고 있다”고 했지만 그의 책상에 “겨울이 오고 있다”는 미국 드라마 ‘왕자의 게임’을 패러디한 ‘제재가 다가오고 있다’는 문구의 포스터를 회의 테이블에 두었다는 것이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해 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연히 고위급 실무협상을 열자 할 것이며 북한은 이를 거부할 것이다.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곱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또 한 번의 정상회담 취소 드라마가 연출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미 확정된 정상회담의 취소는 북한 뿐 아니라 중국에게도 ‘어퍼컷’을 날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중국을 견제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2차 회담에서 분명한 결과물을 얻어야만 한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견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미 하원 외교위원장에 내정된 엘리엇 엥걸 의원도 지난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의 칼럼을 통해 “정부가 대북 제재에 변화를 주려고 할 경우를 포함해 의회가 이 같은 과정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행정부에 상기시키고자 한다”며 견제구를 던졌다.


결국 확실한 결과물을 내지 못할 정상회담이라면 판을 깨는 것이 훨씬 낫다. 중요한 것은 판을 깨는 명분을 북한이 제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데 있다.


김정은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북제재 해제 카드를 미국이 수용하도록 압박할 것이고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서라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라서 미북회담의 결렬은 이미 예상된 수순인 것이다.


물론 제3의 카드가 있을 수는 있다. 한국에게는 최악의 카드이기는 하다.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해 주는 대신 ICBM과 일부 핵 폐기 대가로 주한미군 축소 등의 카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상황에서의 낮은 수준의 새로운 핵합의’이다.


문제는 어느 상황에서든 문재인 대통령이 설 자리는 없다는 것이다.


지금 김정은의 서울 답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갈수록 김정은의 서울 답방은 아무 의미없는 이벤트로 전락되고 있다.


그럼에도 김정은의 서울 답방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문재인 정권의 외교 수준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분명한 것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섣부른 예단은 접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국제정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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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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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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