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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2-26 22: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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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과 국가 GDP의 관계를 연구한 많은 연구들, 유의미한 결과 도출하는 데 실패
-저임금 영세사업자 비중 높은 우리나라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 줄고 생산성 낮아져
-우리처럼 해고가 불가능한 경우 저임금산업의 악영향은 더 커지고 긍정적 영향 낮아져


▲ 최저임금에 대한 환상을 풍자하는 카툰 [제3의 길]


최저임금 인상과 국가 GDP의 관계를 연구한 많은 연구들은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거나 연구 방법론상 국가 간의 수많은 요소의 영향을 구별하는 데 실패해서 결과의 신빙성에 의문이 큽니다.


다른 나라의 최저임금 적용 대상 노동자가 너무 적고, 저임금 중심의 해당 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적다보니 이런 결과는 하나도 놀랍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 한은처럼 최저임금이 어떤 수준의 고용을 사용하고 있는 산업이냐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를 낸 것은 샌디에이고 주립대학(San Diego State University)의 경제학 교수 사비아(Joseph J, Sabia)입니다.


결과를 요약하면 아래 도표와 같습니다.



미국의 1979~2012년 최저임금 효과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저숙련 기술자를 고용하는 (저부가가치의 노동집약형) 산업은 최저임금을 10% 올리면 GPD(총생산)이 0.95% 감소하는 반면 기술수준(학력수준)이 높은 산업에서는 생산성이 0.63% 증가한다는 결과입니다. 그래서 총합은 0.31%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 결과를 한국에 적용하면 어떨까요? 저임금 근로자, 영세사업자의 비중이 미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에서 고용이 줄고 생산성이 줄어드는 저임금 산업의 영향은 압도적으로 클 수밖에 없고 1년에 30% 이상 올린 무모한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친 악영향의 크기도 월등히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숙련기술을 사용하는 산업의 비중이 적으니 긍정효과는 적을 수밖에 없어서 양자를 합친 생산성 감소폭은 월등히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왜 숙련기술 산업의 생산성은 높아질까요?


이게 고용과 임금이 높아진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임금 산업에서 고용이 줄어드니까 실업이 늘어나고 이들이 취업을 하기 위해 전보다 더 피나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어서 직업훈련이나 학교로 가서 기술과 교육 수준을 높이고 숙련 기술의 산업에서 노동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그런 산업 분야의 기업들은 더 많은 노동력 중에서 더 값싼 조건으로 근로자들을 고용할 수 있게 됩니다. 기존에 고용된 사람들도 이런 경쟁에 불안을 느껴서 더 교육훈련에 투자하고 열심히 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산업의 인건비 비중은 낮아지고 더 질 좋은 노동력을 선택할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실제 논문을 읽지 않았지만 한은의 연구는 제 짐작으로 이 논리를 채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전제조건은 숙련산업의 노동시장이 유연할 때 가능합니다. 우리처럼 해고가 불가능한 경우 이런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즉 보호 수준이 낮은 저임금 산업의 악영향은 더 크고 긍정적 영향의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리고 이미 대졸 노동력이 압도적으로 초과공급되는 실정이라서 저임금 시장의 노동자들이 이리로 진입할 가능성도 매우 낮습니다.


일부 산업의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말이 전체 경제에 긍정적 효과라는 말과는 정반대 의미라는 점, 생산성이라는 말이 더 낮은 임금에 고용이 이뤄지고, 사회 전체적으로 늘어난 실업으로 교육훈련에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노동시장이 더 경쟁적이어야 한다는 뜻을 모르고 한겨레와 같은 좌파 미디어들이 신이 나서 날뛰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고용구조로 인해 이 논문의 신빙성도 매우 낮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하고자 합니다.


•참고 논문: Miminum Wages and Cross Domestic Product, Contemporary Economic Policy, vol. 33, No. 4(2015)





[덧붙이는 글]
[제3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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