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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2-21 07: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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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오토 웜비어의 부모 [CNN]


북한이 웜비어를 억류중일 때 웜비어 부모에게 ‘아들의 의식불명 상태를 외부에 알리면 풀어주지 않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 22호실. 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풀려난 뒤 6일 만에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의 증언을 통해서다. 


프레드 웜비어 씨는 북한을 상대로 낸 11억 달러(약 1조2400억 원)의 배상금 청구소송의 증거청문 심리에서 “오토가 1년 넘게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는 것을 듣고도 이를 말할 수 없었다”면서 “북한은 그런 이야기를 외부에 알리면 오토를 풀어주지 않겠다”고 협박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로인해 “가족 모두가 사실상 인질이 되어 침묵으로 견뎌야 했던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오토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는 “오토가 억류된 뒤 북한이 미사일을 연달아 발사하고 핵 공격 위협까지 하면서 상황은 점점 나빠져 갔다”면서 “아들과 직접 연락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버림받은 것 같은 절망적 느낌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 북한의 조선중앙TV에 소개된 오토 웜비어 [조선중앙TV]


그는 이어 “북한 호텔에서 선전 전단을 훔쳤다는 오토의 자백은 북한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철저히 조작된 허위 자백”이라며 “북한은 내 아들을 감정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했다”고 강조했다.

함께 재판에 자리한 어머니 신디 웜비어 씨는 “의식불명 상태로 돌아온 아들은 내가 아는 오토가 아닌, 영혼 없는 괴물(monster)이 돼 있었다”면서 “초점 없는 눈을 뜬 채 경련을 일으키는 아들의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고백하면서 흐느꼈다. 


또한 이 재판에서는 북한에서 오토를 데리고 나온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비행기에서 먼저 내리면서 울고 있었다는 뒷이야기도 흘러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는 병실에 누워 있는 깡마른 오토의 두 다리 사진 등이 스크린을 통해 공개되었는데 이 순간 방청석에서는 탄식과 한숨,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고 전했다.


북한에 소송을 제기한 웜비어 씨 부부는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이제는 더 이상 북한이 두렵지 않다. 그것이 지금 우리가 여기에 서 있는 이유”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재판에 북한 측 관계자는 전혀 출석하지 않아 피고석이 텅 빈 채 재판이 진행됐는데 심리는 이날로 사실상 종결된 것으로 보이며, 법원은 조만간 판결 날짜를 밝힐 예정이다.


이날 웜비어 부모의 눈물어린 회고는 미국 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를 재점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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