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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2-19 20:31:31
  • 수정 2018-12-20 17:4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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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 Choo]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다 제 자리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나름 제 자리를 알고 제 자리를 지키고 그 자리에 없어서는 안 될 꼭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눈은 눈의 자리에 있고 입은 입의 자리가 있다. 아버지는 아버지의 자리가 있고, 어머니는 어머니의 자리가 있다.


또 교수는 교수의 자리가 있고, 학생은 학생의 자리가 있을 것이다. 군은 군의 자리가 있고, 민은 민의 자리가 있다. 이러하듯 각자 제자리를 지킬 때 사회의 각 분야에서 발전된 모습이 나타나게 된다.


반면 저마다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하는 데서 정치나 사회등에서 기강이 무너지고 질서가 어지러워지고 또한 혼란과 쇠망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저마다 제 자리를 알고 제 자리를 지키는 것을 한문에서는 수분(守分)이라고 일컫는다. 제 직분을 지키는 것이다. 수분은 질서와 평화, 번영의 원리일 뿐만 아니라 미의 원리이기도 하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각자 제자리에 있을 때 건강하고 아름다울 것이다. 밥알이 밥그릇 속에 있을 때에는 아름답지만 얼굴이나 옷자락에 붙으면 아름답지 못하고 도리어 추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제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은 캠퍼스에서 공부할 때 제일 아름답고, 교수는 강의실에서 강의 할 때 제일 멋지게 보일 것이다. 어머니는 어린아기를 품에 앉고 자식의 얼굴을 자애의 눈으로 들여다 볼 때 최고의 미를 발한다. 이는 모두 제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철학자 플라톤은 정의의 원리에 입각한 이상 국가를 구상했다. 이상국가란 어떤 국가(國家)냐 정의에 기반한 국가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정의란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제 각기 제자리를 지키어 남한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 수분이 곧 정의(正義)의 핵심이라고 플라톤은 생각했다.


정치인은 정치인 자리에서 정치가의 할 일을 다해주고, 군인은 군인의 자리에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국토방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특히 노동자는 자기의 일터에서 자기가 맡은 직분을 다하여 서로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을 때 국가의 정의가 실현되고 민주주의 정신이 바로 선다고 플라톤은 역설했다.


그렇다, 이상사회는 제 각기 제 자리를 지키는 사회이다. 물론 그 자리에 있으나 마나한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우리 모두 그 자리에 없어서는 안 될 그런 사람들이 되어야만 한다.


모든 존재는 제 각기 제 자리가 분명 있다. 우리는 각자 제 자리를 알고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 수분주의(守分主義)의 인생관을 가지고 각자 제 자리에서 제 빛을 발하고 제 노래를 부르고 자기 존재의의(存在意義)를 드러내야 한다.


저마다 제 자리에서 제 구실을 다하고 제 도리를 다 할 때 비로소 우리는 보람된 인생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모든 존재는 다 제자리가 있다. 자리-구실 이것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개의 단어(單語)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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