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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1-28 18:17:55
  • 수정 2018-12-05 21: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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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주자였다가 몰락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 그리고 이재명 경기지사[뉴시스]


차기 대권주자들은 그 당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의 입장에서는 잠룡(?)들의 웬만한 허물은 덮어주려고 노력한다. 꼭 끈끈한 동지애라기보다 그게 자신들의 정치적 미래와 이권 등을 확보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당의 입장에서는 자기 당 대권후보가 많을수록 좋다. 선택 가능한 카드가 많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각 대권후보들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끌고들어와 당 전체의 지지층을 넓혀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대선후보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특정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힘이 기울어지는 것을 경계하게 된다. 이는 조기 레임덕 방지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관리 작업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들에 대한 집단학살, 그것도 집권세력 내부의 공격에 의한 학살은 정치적으로 매우 특이하고 이례적인 현상이다. 안희정부터 최근의 이재명에 이르기까지. 그뿐만 아니라 사실상 박원순도 타겟에 올랐다고 봐야 한다.


특이하고 이례적인 현상에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집권세력이 자기네 대권주자를 미리부터 학살해야 할 이유로 우선 여권 내부적으로 차기 대권주자가 이미 내정된 상황을 가정해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가설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가설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우선 너무 일찍 잠재적 대권후보들을 쳐내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탈락한 대권후보들은 더 이상 당의 자산이 될 수도 없고 극단적인 경우 집권층의 적대세력이 될 수도 있다. 왜 그래야 할까? 실익이 거의 없다.


더욱 의문스러운 것은 집권세력 내부에서 누군가가 차기 대권주자로 내정됐다 해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일을 풀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가령 대통령이 누군가를 차기 대권주자로 밀어주려고 해도 현재와 같은 방식을 취하지는 않는다. 마음에 둔 후보에게 적절한 지위와 역할을 주어 국민적 인지도와 정치적 자산을 쌓도록 도와주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그 후보의 잠재적 경쟁자들을 주저앉히는 것은 그 다음 문제이다. 경쟁자들을 주저앉힌다 해도 가급적 일정한 보상을 주어 대권후보를 돕고, 자기 진영에 남아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 지금까지 집권여당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이런 식으로 대권후보의 교통정리를 해왔다.


지금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의 자산인 대권후보들을 죽이는 방식은 그것과 완전히 다르다. 대권후보들을 죽이기만 할뿐 누군가를 띄우는 것도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임종석을 의식하지만, 지금 진행되는 상황은 결코 임종석을 대권후보로 띄우는 방식이라고 할 수도 없다.


문재인이 굳이 이런 방식을 선택할 이유도 없다. 애초에 임종석은 친문 친노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런 임종석을 대통령 만들어주기 위해 문재인이 커다란 정치적 부담을 감수한다? 일종의 자기 헌신이나 희생, 살인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구상 인구 70억 가운데 저런 개념과 가장 거리가 먼 인간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문재인이 바로 그 인간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무엇보다 그런 결정, 잠재 대권주자들을 미리서 탈락시키라는 결정을 내릴만한 구조가 대한민국 내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건 그런 결정을 실행하는 능력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권력층 내부에서 그런 결정이 내려지면, 그 결정을 실행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대한민국 권력구조와 행정 시스템은 그런 결정을 실행으로 옮기는 데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내가 보기에 대한민국 시스템 내에서는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가 없다. 문재인은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도, 의지도, 이유도 없는 인간이다.


이건 대한민국 외부에서 내려진 결정이 대한민국 내부 시스템을 통해 실행되는 방식이다.


그 외부는 누구일까? 다음 대선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를 원치 않는 세력이다. 대선을 통해 추호라도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둬서는 안된다고 보는 세력이다. 그만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세력이다. 그래서 대선 특히 과거와 같이 위험한 대통령 선거는 아예 없어지기를 바라는 세력이다.


아예 차기 대선 자체를 없애버리려는 이런 음모가 가시화될 경우 가장 반발한 사람들이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들이다. 모든 정당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여권 대권후보들은 여기에 가장 먼저, 가장 격렬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는 잠재군이며 그 파괴력도 무시할 수 없다.


다음 대선을 없애고 대한민국의 체제를 완전히 뒤집어 앞으로 정권교체 가능성 자체를 없애려는 외부세력이 있다면 이들이 가장 먼저 착수할 작업이 이것일 것이다. 즉, 대권후보들을 하나씩 저격해서 탈락시키는 것이다. 그 결과 유력한 대권후보 한 사람이 독주하는 현상이 아니라, 실제로는 유력 대권후보가 하나도 남아나지 않는 현상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진행되는 더불어민주당 대권후보들에 대한 집단학살의 진짜 배경은 이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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