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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복 칼럼] 北, ‘독재’에서 ‘자유’로, ‘계획’에서 ‘시장’으로의 체제전환이 필요하다 -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동기부여' 운운말고 '개혁개방 수용' 요구해야
  • 기사등록 2018-11-19 23:44:01
  • 수정 2018-11-21 11: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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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이 지난 7월 13일 오전 서울 중구 순화동 월드컬처오픈에서 재단법인 한반도평화만들기 주최로 한반도 패러다임 대전환: 통일에서 평화로를 주제로 진행된 2018년 연례 학술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의 대북정책 조언(助言) 발언이 심심치 않게 중앙일보의 지면을 통하여 전해지고 있다. 11월 19일자 중앙일보가 8면에 또 한 차례 홍 전 회장을 등장시켰다. 18일 민간 싱크 탱크 ‘여시재’가 “변화 속의 한반도와 나비 효과”를 주제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개최한 포럼에서의 홍 전 회장의 발언을 소개한 것이다. 기사의 제목이 “김정은 비핵화 속도 내게 희망찬 미래 동기 부여할 필요”였다.


▲ 홍석현 전 회장의 여시재포럼 발언을 보도한 중앙일보 19일자 8면


따지고 보면, 홍 전 회장 발언의 주제는 사실 신선미가 없는 공허한 세리프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4월27일 판문점에서 있었던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과의 첫 번째 만남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심지어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으로 소개되는 수모(受侮)(?)마저 감내하면서 때와 장소를 가림이 없이 북한 체제 옹호 홍보 메시지를 앵무새처럼 되뇌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메시지가 강조하는 것은 “북한이 핵을 버리면 그에 대한 보상으로 경제를 도와주자”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경제적으로 도와주어서 핵을 버리게 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메시지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은 1991년부터 세계적 현안으로 등장한 이래 북한 핵문제가 걸어 온 그 동안의 과정이 증명해 준다. 이에 관해서는 지난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정상회담 참석 도중 문 대통령을 만나고 난 뒤 있었던 펜스(Mike Pence) 미국 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펜스 부통령은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북한의 약속을 믿고 제재를 풀거나 경제적 지원을 해줬지만 이후 그 약속은 계속 반복해서 깨졌다”면서 “우리는 과거 정부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석현 전 회장은 언론인이기보다는 경제인이다. 그럼에도 그가 경제인으로서 과연 자질이 있는 사람이라면 ‘인센티브’ 운운의 둔사(遁辭)로 대북 경제 지원을 비호하기에 앞서서 인식해야 할 사실이 있다.


그것은 1945년 해방 당시에는 북한이 앞서 있던 남북한 경제력 격차가 7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남한 우위로 역전되었을 뿐 아니라, 총량의 차원에서, 남한의 경제력이 북한의 45배로 커졌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 같은 경제발전의 역전이 대한민국의 오늘의 비약적인 발전과 번영을 가능하게 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와 완전히 실패하여 파산된 북한의, 그나마도 전근대적인 봉건적 세습 왕조로 변질된, 공산주의 계급독재와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 사이의 적자생존(適者生存) 체제 경쟁의 결과라는 사실에 기초하여 대북 지원 문제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전 회장이 지각이 있는 경제인이라면, 지금의 시점에서 이른바 “김정은이 비핵화 속도를 내게 하기 위한 희망찬 미래 동기 부여”를 운운 할 것이 아니라 그에 앞서서 북한의 김정은에게 시대착오적인 공산주의 독재와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버리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전환하든지, 당장 그렇게 하는 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중국식 개혁•개방이라도 수용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만약, 그 같은 체제 개혁이 선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김정은에게 아무리 “희망찬 미래 동기 부여” 명목의 경제원조를 제공해도 그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리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경제인으로서의 홍석현은 사이비(似而非)에 불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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