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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대한민국엔 지금 대통령이 둘인가? 문재인·임종석? - 비건, 임종석 비서실장 찾아 美 경고 직접 전달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 “모든 길은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으로 통한다”는 대한민국 정치 현실
  • 기사등록 2018-10-31 08:34:40
  • 수정 2018-10-31 10: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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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석 비서실장이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면담하고 있다.[청와대-뉴시스]


[美 비건, 왜 안보실장 아닌 임종석 비서실장부터 찾았을까?]


미국과 북한간의 비핵화 실무를 책임지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9일 외교·안보 책임자인 정의용 안보실장이 아닌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을 먼저 찾았다. 그야말로 이례적이다.


비건은 왜 외교·안보라인이 아닌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먼저 만났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이는 안보실장이나 외교부장관, 국방장관도 아닌 임종석 실장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의용 안보실장 같은 이들을 만나 봤지만 결국 한국정부의 최종적인 입장은 임종석 실장을 통해서 나온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미국측이 그렇게 행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번 비건 특별대표가 임종석 실장을 만난 배경에는 '남북 관계 개선이 북한 비핵화와 별개로 진전돼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여러차례 안보실장을 포함한 외교·안보라인에 통보했지만 그들에게 실질적 결정권이 없다는 것을 미국이 알게 되었고, 그런 연유로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했기 때문에 결국 최종 결정권자라고 할 수 있는 임종석 비서실장을 직접 만나 미국의 우려와 경고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가 임실장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미국으로서는 사실상의 최후 통첩성 통보를 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비건 특별대표가 지난주 워싱턴에서 한·미 6자회담 수석 대표 협의를 했음에도 1주일 만에 서울로 왔고, 그것도 안보실장이 아닌 임종석 실장을 만났다는 것 자체가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만나 아무리 대화를 나눠도 결론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야 뭔가 정리될 수 있기 때문에 평양으로 날아간 것과 유사하다.


[“모든 길은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으로 통한다”는 대한민국 정치 현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장악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비서실장의 직책은 어디까지나 ‘비서(祕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단지 여러 비서들의 장(長)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비서는 secretary이다. 국어사전에도 “일부 중요한 직위에 있는 사람에게 직속되어 있으면서 기밀문서나 사무를 맡아보는 직위”라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역대 대통령 비서실장들은 그야말로 ‘숨긴다’는 의미의 ‘비(秘)’를 머릿속에 새기고 직분을 감당해 왔다. 그래서 ‘입은 있으되 말이 없는’ 비서실장이라 스스로 영역을 정리해 온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임종석 실장은 달랐다. 청와대의 조직을 사실상 ‘문재인의 청와대’가 아닌 ‘임종석의 청와대’로 만들어 버렸다.


이를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은 작년 10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전대협 세대들이 비서관과 행정관으로 다수 포진되어 있어서 문재인 대통령이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포획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청와대의 비서실, 정책실, 국가안보실 비서관급 이상 64명(공석포함)중 26명이 학생운동권 및 진보 시민단체 출신들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정책실과 국가안보실을 뺀 비서실만 본다면 비서관급 이상 31명중 24명, 곧 77.4%가 학생운동권 또는 시민단체 출신들이다.


[관련기사: [돋보기] 문재인 청와대 vs. 임종석 청와대]


이것만 보면 지금의 청와대가 ‘문재인의 청와대’인지 ‘임종석의 청와대’인지 금방 드러난다.


여기에 ‘강철대오 전대협’ 조직이 국정까지 장악했다.


청와대의 핵심을 구성하는 전대협 조직은 3기 의장이었던 임종석 비서실장(한양대 총학생회장)을 위시하여 현병도 정무수석(3기 조국통일 위원장, 원광대 총학생회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5기, 국민대 총학생회장) , 송인배 정무비서관(5기, 부산대 총학생회장),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2기,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신동호 연설비서관(1기 문화국장, 한양대), 백원우 민정비서관(2기 연대사업국장, 고려대) 등이 포진해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핵심인사들도 전대협 출신이다. 전대협 1기 의장을 지낸 이인영 의원(고려대 총학생회장), 1기 부의장을 지낸 우상호 의원(연세대 총학생회장)과 김태년 의원(경희대 총학생회장), 2기 학원자주화투쟁위원장을 지낸 최재성 의원(동국대 총학생회장), 4기 의장을 지낸 송갑석 의원(전남대 총학생회장), 5기 대변인을 지낸 기동민 의원(성균관대 총학생회장)이 그들이다.


이외에도 김영진 전략기획위원장, 강병원 원내대변인, 김성환·김정호·김현권·박완주·박홍근·서영교·이규희·이기구·이후삼·위성곤·유은혜·이원욱·최인호 의원들 역시 전대협 출신 정치인들이다.


지금 대통령이 지시해도 당에서 번번이 좌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대통령의 지시보다 임종석 실장의 명령이 더 먹히는 것이 현실 아닐까?


대한민국은 현재 '청와대 정부'이고 그 '청와대 정부'의 핵심에 비서실장이 있다.


그래서 “만사(萬事)가 대통령이 아닌 비서실장(祕書室長)으로 통한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문제는 임종석 조직이 대북정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철대오 전대협’ 조직이 지나치게 북한의 김정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고 북한에 대해 ‘망상적’이라 할 정도로 북한 편향적이라는데 있다.


그러한 임종석의 청와대가 지금 대북정책을 주도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왜 남북철도 연결이 저렇게도 집요하게 추진되고 있는가? 그 배경에는 전대협 2기 의장 출신인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포진하고 있다. 오영식 사장은 1988년 남북청년학생회담을 위해 남측 대표를 북으로 밀항시키는 이른바 '돼지몰이 작전'을 기획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왜 북한의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하고 “핵이 있는 평화” 논쟁이 불거지는가? 그것이 전대협 출신들의 확고한 의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인영 의원이 지난 29일 국정감사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미·북 협상 타개를 위한 '절충안'을 내겠다며 북한 핵의 50%만 공개토록 하자고 제안했던 것이다.


왜 ‘북한 눈치보기’ 논란이 불거지는가? 전대협 출신들의 머릿속에 ‘북한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송갑석 의원은 '북한이 거부감을 보인다'는 이유로 6·25 전시(戰時) '납북자'를 '실종자'로 바꿔 부르는 법안을 발의했던 것이다.


이들은 ‘김정은의 약속’이나 ‘김정은의 말’을 철썩 같이 믿는다. “반드시 한반도 비핵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 한반도비핵화의 의미가 무엇인지 숨기면서 말이다.


▲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오후 강원도 철원군 육군 5사단 비무장지대 GP초소 앞에서 군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듣고 있다 [뉴시스]


[임종석 비서실장이 장악한 대한민국, ‘대통령 고스프레’하나?]


임종석 실장이 지난 17일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를 시찰했다. 그것도 대통령 외유 중에 국가정보원장, 국방부장관, 통일부장관을 대동하고 말이다.


우선 대통령이 외유중이라면 비서실장은 청와대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청와대의 불문율이다. 그러나 임 실장은 이를 완전히 무시했다.


또 하나, 비서실장이 외교·안보를 책임지는 국가정보원장, 국방부장관, 통일부장관을 대동했다는 점이다.


비서실장이 장관들을 대동하고 전방을 시찰했다?

이것이 과거 대한민국 역사에 있었던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여기에 ’임종석의 대통령 고스프레‘의 정점은 청와대 홈페이지 첫 화면을 ’임종석의 DMZ방문 모습을 찍은 유튜브 영상‘으로 채운 것이 정점이었다. 그것도 나레이션을 넣어 멋지게 만들었다.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제치고 청와대의 홈페이지 첫 화면을 장식한 사례가 또 언제 있었는가?


▲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시된 임종석 실장의 DMZ발굴 영상 [청와대]


[관련영상: 남북공동 첫 유해발굴 '화살머리고지에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에 대통령이 둘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대외적인 대통령인 문재인, 그리고 실질적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는 임종석.


미국의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가 한국에 와서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미국의 강력한 의지와 경고를 전달한데는 이러한 곡절이 있었던 것이다. 임종석 실장의 위상을 미국도 파악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임종석 실장의 선글라스, 아직 문재인 대통령에게서도 보지 못했던 공식 사진이다.

이 영상과 사진을 청와대가 직접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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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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