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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김정은 이미지메이킹 전도사로 北 대변인 자처한 文 - 신앙자유 전혀없는 북한에 교황을 초청하는 이유 무엇인가 - '가짜 평화 이미지'가 '진짜 평화'를 보장하지 않는다! - 북핵 폐기와 남북평화에 희망은 갖되 끊임없이 의심하고 검증해야
  • 기사등록 2018-10-10 09:03:59
  • 수정 2018-10-10 11: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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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의 프란체스코 초청 메시지를 들고 유럽 순방을 떠난다. 좌로부터 문재인 대통령, 프란체스코 교황, 김정은 [뉴시스/Flicker]


[김정은의 교황 초청장 들고 유럽 가는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13일부터 21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유럽을 순방한다. 가장 중요한 목적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평양을 방문해 달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물론 이 기간 동안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도 참석하기는 하지만 역시 핵심은 김정은의 메시지 전달자 역할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평양 정상회담 기간 중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반도 평화 번영에 관심이 많다' '교황을 한번 만나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 했다.


김정은은 이에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답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 북한의 지하교회에 모인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몰래 읽고 있다.[순교자의 소리]


[신앙의 자유가 없는 북한]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2018 국제종교자유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한의 종교자유 탄압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2017년 한 해 동안 종교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119명이 처형당했으며, 770명이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종교적 이유로 87명이 실종됐고, 48명이 강제이주 당했으며, 44명이 신체적 부상을 입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탈북자 1만 1,8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9.6%가 북한에서는 종교자유가 전무하다고 답했다고 보고했으며, 1만 2,032명의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북한에 있을 때 성경책을 본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4.2%에 불과했다고 했다.


특히 기독교 신자들은 김정은 정권의 개인우상화에 위협이 된다며 극심한 탄압을 받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전했다. 일반 주민들도 기독교는 곧 악이라는 교육을 받아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또 북한에서 기독교를 포함해 종교를 가진 사람이 1950년에는 전체 인구의 24%였으나 2002년에는 0.016%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미 국무부는 2001년부터 북한을 종교의 자유가 극심하게 침해당하는 특별우려대상국으로 지정해왔다.


실제로 지난 2017년 4월 ‘북한 선교사 송환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던 북한정의연대는 탈북자 임순복 씨의 증언을 통해 “성경책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보위부에 잡혀가 생사가 불투명한 한 의사의 사례”를 공개한 바도 있다.


한편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NKDB)는 지난 2017년 13일 공개한 ‘2017 북한 종교자유 백서’를 통해 2007년 이후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1만 1765명 가운데 종교로 기독교를 믿는다는 응답이 41.7%로 가장 많았고 이어 무교(28.0%), 불교(10.1%), 천주교(9.5%) 순이었다.


이 백서는 북한에서의 종교활동은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99.6%가 ‘북한에서 자유롭게 종교활동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이 그렇다. 특기할만한 점은 김정은 집권 이후 수정된 헌법에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음에도 종교 박해가 극심하다는 점이다.


종교활동 적발시 처벌은 ‘정치범 수용소행’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50.9%나 되었다.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 5장 국민의 기본 권리 및 의무 68조’에 ‘국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했음에도 종교의 자유는 완전히 금지되고 있는 셈이다.


▲ 북한 봉수교회의 예배장면 [NK News]


[종교를 ‘인민의 아편’으로 보는 북한]


건국 이래 북한 당국은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종교탄압을 꾸준히 실시해 왔다. 북한은 종교를 계급사회에서 지배계급의 착취를 옹호하는 ‘제국주의적 침략도구’로 설명하고 있다.


북한의 ‘철학사전’은 종교를 ‘반동적이며 비과학적인 세계관’이라는 김일성의 언급을 인용하면서 어떤 형태의 종교든 현실이 인간의 의식에 환상처럼 왜곡되어 반영된 것으로 그 내용은 ‘전체가 허위적’이라고 적고 있다. 그리고 “종교는 비교적 오래 잔재가 남아 있을 수 있지만 착취사회가 청산되고 사회주의 제도가 수립되면 종교도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1981년에 펴낸 북한의 ‘현대조선말사전’에서도 종교를 이렇게 정의한다.


“종교는 ‘신’, ‘하느님’ 등과 같은 자연과 사람을 지배하는 그 어떤 초자연적이고 초인간적인 존재나 힘이 있다고 하면서 그것을 맹목적으로 믿고 그에 의지해서 살게 하며 이른바 저승에서의 ‘행복한’ 생활을 꿈꿀 것을 설교하는 반동적인 세계관 또는 그러한 조직… 력사적으로는 지배계급이 인민을 속이고 억압, 착취하는 도구로 리용되었으며 근대에 와서는 제국주의자들이 뒤떨어진 나라들을 침략하는 사상적 도구로 리용되고 있다. 종교는 인민대중의 혁명의식을 마비시키고 착취와 억압에 무조건 굴종하는 무저항주의를 고취하는 아편이다.”


이렇듯 종교에 관한 기본인식에 따라 많은 종교인들이 성분 불량자로 간주되어 고문을 받거나 처형되었다. 종교인들은 대부분 반민족적·반혁명적 적대의 대상이 됨으로써 탄압을 받았고, 특히 기독교는 제국주의 침략의 정신적 도구로 간주되어 많은 기독교인들이 숙청당하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김일성이 1962년에 사회안전성(현 인민보안부)에서 행한 연설에 잘 나타난다.


“우리는 그러한 종교인들을 함께 데리고 공산주의 사회로 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독교, 천주교에서 집사 이상의 간부들을 모두 재판해서 처단해 버렸고 그 밖의 일부 종교인들 중에서도 악질들은 모두 재판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반 종교인들은 본인이 개심하면 일을 시키고 개심하지 않으면 수용소에 가두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주체사상과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양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사상면에서 주체사상을 유일사상으로 신봉하고 있기 때문에 기독교와 같은 다른 사상은 결코 용납될 수가 없다. 수령을 신격화(神格化)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님을 인정할 경우 수령은 신(神)의 위치에서 인간의 자리로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종교와 사상이 국민들의 의지를 동일한 방향으로 집결하는 데 가장 유용하게 작용할 수 있는데, 북한에서는 주체사상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주체사상을 대체할 수 있는 기독교가 존재한다면 북한을 유지하는 기본 질서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북한에 있다는 종교는 과연 무엇인가?

북한 당국은 1970년대 남북대화가 시작되면서 대외적 선전을 위해 종교단체를 조직하였다. 먼저 1972년 헌법 개정을 통해 “공민은 신앙의 자유와 반종교선전의 자유를 가진다”(제54조)고 규정했다.


신앙의 자유를 명시하면서도 반종교선전의 자유를 명시함으로써 검은 발톱은 그대로 남겨 두었다. 종교의 자유를 완전히 인정하지는 않았다는 이야기다.


북한 당국은 이와 더불어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조선불교도연맹’, ‘조선천도교 중앙지도위원회’ 등 세 개의 종교단체를 재조직하고, 한국의 좌파적 종교인들과 통일전선을 형성하여 반정부투쟁과 통일방안을 선전하려고 노력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종교단체들은 당연히 대남선전에 활용되었다.


그뿐 아니다.

평양 주민들이나 북한이탈주민들 대부분은 종교시설, 특히 기독교회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다. 설사 종교시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도 그것을 신앙시설로 인식하지 못했다. 접근이 제한된 구역으로 알고 있으며 교회와 성당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북한인권백서’에 실린 종교시설 관련 증언들을 봐도 교회의 형체는 있으나 드나드는 신앙인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북한 주민들에게는 목사, 신부, 승려 등 종교지도자 대부분을 ‘무섭고 악착한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게 남아 있다. 이는 북한 당국이 오랫동안 정치교육으로 종교 지도자를 부정적 모습으로 묘사해왔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지금도 여전히 황해도 신천의 신천박물관에 기독교 선교사를 인민을 핍박하는 제국주의자들의 앞잡이로 묘사하는 전시물을 내건 채 북한 주민들을 교양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로마 가톨릭 교황청 직속기구인 국제가톨릭사목원조기구도 북한을 전 세계에서 종교박해가 극심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 북한을 16년 연속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로 지목한 `오픈도어스` [VOA]


[文, 김정은에게 교황 방문 제안한 목적이 뭔가?]


한마디로 북한은 신앙의 자유가 없다.

들키면 정치범수용소로 간다.


그런데도 청와대의 발표대로라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북한 방문을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했고 김정은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문 대통령에게 정말 묻고 싶은 것이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평양으로 초청한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신앙의 자유가 전혀 없는 북한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유는 딱 한가지다.

‘김정은을 위한 평화 이미지메이킹’이다.


북한을 전 세계에 '정상국가'인 것처럼 알리려는 수작이다.


정작 신앙의 자유를 강력하게 탄압하고 있는 김정은을 ‘위장 평화의 사도’인양, '정상국가의 지도자'인양 포장하려는 남과 북의 생각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프란체스코 교황이 평양을 방문하면 그동안 탄압받던 신앙의 자유가 다시 회복될까?

정말 북한이 '정상국가'로 돌아설 수 있을까?

혹시나 그런 기대를 갖는다면 이는 이미 북한에 경도된 ‘확실한 종북주의자’일 것이다.


아마도 프란체스코 교황이 북한을 간다면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때 같이 엄청난 군중들이 또 동원되어 열렬히 환영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평양에 딱 하나 있는 천주교회당에도 엄청난 ‘위장된 신도’들이 몰려들 것이다. 마치 북한에 종교의 자유가 넘치고 또 신앙심이 깊은 신도들이 많은 양 포장할 것이다.


그들이 모두 확실한 공산당원들이요 ‘가면을 쓴 가짜 신자’들임에도 북한과 또 남한의 주류언론들은 “북한에 이렇게 신앙의 자유가 넘친다”고 홍보할 것이고 ‘김정은의 평화 이미지’를 전 세계에 전파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얻을 것은 무엇인가?

그렇게 ‘가짜 평화 이미지’를 만든다고 우리에게 진짜 평화가 도래할까?


김정은이 그럴 의사가 진짜 있다면 지금 남쪽을 향해 있는 장사정포부터 거두어 들였을 것이다.

남쪽이 제안하기 전에 북측 스스로 DMZ 일대의 비무장화를 시행했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지금 북한이 변한 것이 무엇이 있는가?


아무 것도 없다. 말뿐이다.


그러한 북한을 위해 ‘김정은의 평화 이미지 메이킹’을 자처하고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과연 어느 나라의 대통령이고 누굴 위해 이렇게 열심히 김정은의 대변인을 자처하는가?


이미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이 문 대통령을 ‘김정은의 대변인’으로 지목한 바 있지만 이번의 문 대통령 행보를 보면 그 신문의 지적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해서 과연 한반도에 평화가 올 수 있을까?


북핵 폐기와 남북 평화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은 좋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의 생사와 안전을 위해 끝없이 의심하고 검증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가 할 일 아닌가?


이런 정부를 어떻게 믿고 살라는 것인가?

암담할 뿐이다.





[덧붙이는 글]
*김정은의 교황초청에 대한 박성현 대표(ubon.kr)의 페이스북 코멘트: [교황이, 북한 사교 체제 수장에게 면죄부를?] 김정은이 교황을 평양에 초청한다? 문재인이 그 메시지를 교황에게 전달한다? 정말 흥미진진한 게임이다. (1) 김정은 본인이 '신'인데, '또 다른 신의 대리인'을 평양으로 불러들인다는 것은, 한마디로 지 애비, 할배 미라를 내다 팔아먹는 짓이다. 김가 혈통의 '신성'을 부정하는 짓을 저질러야 할 정도로 급한가? (2) 문재인이 '교황초청' 메시지를 교황에게 전달한다? 트럼프에게 '김정은이 비핵화할 뜻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팔아먹었다가 이제 부도날 판에 이르니까, 같은 메시지를 또 교황에게 팔아 먹는다고? 이게 사골국인가? 재탕, 삼탕? (3) 카톨릭 역사 최악의 아동 성폭행/성추행 스캔들을 덮은 교황이 이제 인류 최악의 대량학살 사교 체제 수장에게 면죄부 장사에 나서나? 교황은 폼페오나 트럼프가 아닌데? 교황의 직분은, '도덕적 상징성'을 유지하는 것인데? 교황을 김정은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면죄부 장사에 나서게 만들려는 수작질이다. 아마 교황은 이 수작질에 넘어갈 게다. 본인이 해방신학 출신이니까... 장담한다. 교황이 북한 사교 체제에 대한 면죄부 장사에 나서는 순간, 이땅에서 가톨릭의 운명은 정해진다. 하기야 이제 대한민국 가톨릭, 문 닫을 때도 됐다. 평양붕괴 이후 신부, 수녀 만나면 이렇게 말하게 된다. "야, 니네 집 꼰대가 정은이한테 면죄부 팔았던 넘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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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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