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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또 美 발목잡은 김정은, 성과없이 北 속뜻 확인한 폼페이오 - 영변핵시설 해체 전문가 초청 외 無성과, 폼페이오가 평양간 이유는? - 폼페이오, 6일 아베수상과의 회담에서 평양가는 목적 밝혀 - 모든 카드 다 내 놓고도 성과없는 文정부, 대북정책 급브레이크
  • 기사등록 2018-10-08 11:04:10
  • 수정 2018-10-08 14: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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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한 폼페이오 장관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폼페이오 장관, '속빈 강정' 7일 평양방문]


미 국무부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7일 평양으로 가 김정은 위원장과 당일치기로 3시간 30분간 회담을 한 뒤 저녁에 서울로 돌아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이 중 비공개 면담은 2시간, 오찬 1시간 30분이었다.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오늘 북한과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아직 우리가 할 일이 상당히 많지만 오늘 또 한 걸음 내디뎠다"고 했다. 그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개최키로 했다"며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미국의 상응 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미 국무부는 김정은 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불가역적인 해체를 확인하기 위한 사찰단의 방문을 초청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 미 국무부가 7일(현지시간) 내 놓은 폼페이오 장관 방북 관련 보도자료 [나워트 대변인 트위터]


미 국무부의 나워트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면담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으며, 또 이 자리에서 지난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포함된 미북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4·27 판문점선언 재확인 및 북한의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 참전 미군 유해 송환 등의 4가지 합의사항을 논의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이어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과 남아있는 핵심 이슈들에 대한 논의를 심화하기 위해 만날 것을 각각의 실무 협상팀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또,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이 함께 2차 미북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에 관해 "옵션들을 구체화했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생산적인 논의를 가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의 면담 배석자로 미국쪽에서는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 등이, 북한 쪽에선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김여정 노동당 1부부장이 나왔다.


[무엇을 논의했나?]


* 미북정상회담은 언제 열리나?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였던 2차 미북정상회담의 구체적 시기와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으며 2차 미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협의를 계속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폼페이오 장관은 전했다.


*북핵의 신고와 사찰은 논의했나?


우선 김정은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불가역적인 해체를 확인하기 위한 사찰단의 방문을 초청하기는 했지만 북핵의 신고와 사찰에 대해서는 전혀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풍계리 해체와 종전선언의 연계를 요구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북핵의 신고와 사찰에 대해서는 북한이 당장 응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이를 대북제재 완전 해제 카드와 맞바꾸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미국은 북핵의 신고가 이루어지고 사찰을 통해 북한 비핵화가 완전히 이루어졌다고 판단될 때 대북제재를 해제하겠다는 입장이나 북한은 그 입구에서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종전선언은 논의 되었나?


북한은 영변 핵시설 해체와 종전선언을 빅딜하자는 입장이고 한국의 문재인정부도 이에 동조하면서 미국을 압박했으나 미국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가기 전 사실상 전략회의를 한 것이나 다름없는 도쿄 방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종전선언이 시기 상조”라는데 의견을 통일했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베 총리에게 "(북에서) 미사일 프로그램, 생화학무기,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제기하겠다"며 "우리는 북한 비핵화 성공을 위해 완전히 조정되고 통일된 시각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평양으로 가는 폼페이오 장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도쿄로 가는 길에 경유한 알래스카에서 "우리가 (비핵화라는) 목표를 이루면 정전 협정을 끝내기 위한 평화 협정에 서명할 텐데 중국이 그 일방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정전 협정을 대체할 평화 협정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지금 종전선언을 다룰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이며, 동시에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는 8일 중국으로 가 왕이 외교부장을 만날 예정인데, 바로 이 점을 논의하게 될 것이며 비핵화 이전까지 대북제재를 통한 북한 압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 7일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한 폼페이오 장관, 저 뒤에 김여정의 얼굴도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특별한 결과물도 없는데 왜 평양을 갔을까?]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 중 돋보이는 것은 딱 하나, ‘영변핵시설 해체도 전문가 참관’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러한 결과물을 얻으려 평양으로 간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미북정상회담의 장소와 시기를 확정지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평양으로 갔을까?


국내 언론들은 강경화 장관의 중재안에 대한 빅딜을 점치기도 했고 사실상 미북정상회담을 확정해 급속한 비핵화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도들 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희망이 섞인 추측성 대형 오보”로 판명되었다.


그럼에도 평양으로 간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1박2일도 아닌 당일치기, 면담도 딱 두 시간만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을 빌자면 ‘김정은의 아름다운 친서’에 담긴 내용과 유엔총회를 위해 미국을 방문했던 리용호 외무상의 생각이 너무 달랐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연달아 보낸 김정은 친서 내용은 미북회담의 ‘사실상 구걸’에 해당되나 리용호의 발언과 태도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진짜 속마음이 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으로 건너 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북정상회담을 열 분위기 조성이 되어 있는지 김정은에게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리용호의 발언대로라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이 없는데, 김정은도 과연 그러한가를 재차 확인해 보려 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으로 가기 직전 계속해서 북한을 압박하는 행정조치들을 취한 것이다. 한마디로 ‘북한의 비핵화’를 신뢰할 수 없고 북한이 비핵화 프로세스를 미루면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였다.


*최선희 부상이 평양을 비우고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를 바람맞힌 이유


북한도 미국의 의도를 이미 읽은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 일행이 평양을 방문한 7일, 비핵화 실무 담당자인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정작 자리를 비웠다. 자신의 카운터 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녀는 왜 평양을 비우고 러시아로 날아 갔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미국측의 기류를 읽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금 할 일은 미국측을 만나 대화를 나누기보다 중국과 러시아와 함께 3자가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더 실속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는 미국이 생각하는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실무협상을 사실상 거부 또는 무기 연기하겠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미국은 지난 달 이미 북한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있는 빈에서 실무협상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자리를 비운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선희 부상의 불참은 미국측에 통보도 하지 않았고 평양으로 가는 폼페이오 장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기자들이 최 부상의 모스크바행을 전달해 주자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으로 돌아 오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하기까지 했었다.


이것이 지금 미국과 북한간의 비핵화 협상 기류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면담 직후 청와대를 방문했다. 【서울=뉴시스】


[갈 길 잃은 문재인 정부]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행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강경화 장관을 통해 사실상 보여주어서는 안될 패까지 노출시킨 문재인 정부는 당혹감에 빠졌다.


이대로라면 년내 종전선언 카드는 물론이고 남북경협을 통한 대대적 남북교류의 길이 다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사활을 거는 남북경협 카드가 무너지면 곧바로 북한으로부터 ”’민족자주‘의 정신을 잃었다“면서 반격해 올 가능성도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지나친 남북교류 속도“에 대해 경고를 받을 수도 있다.


결국 7일의 폼페이오 방북이 문재인 정부에게는 활력소가 아닌 ’독이 든 사과‘가 되어 상당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카드를 다 보여준 문재인 정부. 그 앞 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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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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