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에서 구입한 곡물을 운반하던 도중, 보안원(경찰)의 단속에 걸렸다. 부부로 보이는 `되거리꾼`이다. 2008년 평양시 교외 농촌지역에서 [촬영 장정길 .아시아프레스]

북한이 가을걷이가 한창이어야 할 최근,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으며, 북한당국은 쌀 수확량 감소를 우려해 군량미를 강제로 징수하고 또 식량 유통을 전면 금지하는 포고까지 내렸다고 북한전문보도 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개인의 식량 이동을 엄금할 데 대한 포고’가 나와 곳곳에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포고가 나온 이후) 현재 농장과 초소들에서 낟알 수송과 관련된 단속을 강화하고 있어 개인들의 낟알 유통이 거의 금지된 상태이며 ”지금 쌀값이 올라간 이유도 국가적 차원에서 단속하기 때문인데 이후도 계속 오를 것 같다"라고 내부협력자와의 취재를 통해 현지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도 “함경북도에 있는 200여 개 농장 가운데 올해 계획량을 달성한 농장이 하나도 없을 만큼 전반적으로 농사 작황이 뚝 떨어졌다”고 보도해 그 심각성을 더해 준다.

‘아시아프레스’는 정기적으로 북한 내 물가 조사를 해오고 있는데, 8월말 킬로그램 당 4,500원 정도이던 쌀 가격이 한 달 후인 9월 27일 현재 5,400원대로 올라 거의 17%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농장밭을 도둑질하거나 침해할 때에는 법적 처리, 엄중한 경우 사형에 처한다”라는 포고까지 쓰여 있어 국가가 식량 확보에 얼마나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할 것이다.

북한은 올 여름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흉작이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협동농장 관리일꾼들과 농장원들이 군대나 정부 기관에 보낼 배급 식량이 모자라는 사태를 두려워하는 것으로 보인다. 생산자인 농민도 장마당을 통해 도시에 직접 판매를 할 수 없어 수입이 줄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프레스는 현재의 북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는 사례로 이미 지방에서는 작황 부진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나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초 황해남도 재령의 협동농장에서는 생산량의 40%를 군량미로 바치라는 당국의 지시에 불복한 협동농장 책임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의 강제 징수에 주민들의 민심이 흉흉해져 주민들 사이에서는 '내년은 쥐도 굶어 죽는 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2018년 9월 1일자 노동신문. 2면 전체를 할애해 감자를 통한 식량부족을 해결하자고 강조하고 나섰다.

한편 10월 1일자 노동신문은 2면과 3면 전체를 할애해 감자 증산을 통해 식량 부족을 해결하자고 나섰다.

노동신문은 이날 2면의 절반 정도를 할애한 사설 “감자농사혁명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리자”와 함께 3면에서는 “감자농사에서 전환을 일으켜 인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에 적극 이바지하자”는 기사를 1면 전체에 걸쳐 게재해 북한의 식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 주었다.

다음은 9월초에 인민반회의 시간에 담당 보안원이 직접 구두로 통보하는 형식으로 발표된 포고문의 중심 내용이다.

[포고 제목: 모든 주민들이 낟알을 침해하지 말데 대하여]

-농장에서 제정된 저울로 계량하지 않고 킬로수를 높여 톤 수를 맞추어 간부들이 자기의 이익을 챙기는 행위.

-국가의 양곡 수송증을 가지고 개인의 쌀을 나르는 행위를 했을 경우 여기에 동원된 운전수는 물론 차도 회수, 운전자는 면허증 박탈.

-농장밭을 도둑질하거나 침해할 때에는 법적 처리, 엄중한 경우 사형에까지 처한다.

-낟알을 가지고 밀주 밀매를 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