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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9-28 19:4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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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국민회의에서 염돈재 전 국정원 1차장의 글을 보내 왔다.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하여 이 글을 전재한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끝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쟁공포와 무력충돌 위험을 제거해 새로운 평화의 시대를 열었다고 자찬하지만 평양공동선언 내용을 보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교착에 빠진 미․북 회담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던 약속은 간데없고 남과 북이 힘을 합해 미국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군사 분야 합의는 북한군의 기습에 고속도로를 깔아 줬다. 교류․협력을 한다면서 유엔제재에 위배되고 우리가 엄청난 부담을 떠안는 합의를 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의 부적절한 언행은 북한주민들을 골병들게 했다.


우선 핵문제를 보자. 미국은 북한이 조속히 핵탄두․핵물질․핵시설 신고와 비핵화 일정을 제시토록 설득해 줄 것을 기대했으나 문 대통령은 입도 떼지 못하고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땅으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만 듣고 김정은으로부터 처음으로 육성 비핵화 약속을 받아냈다고 자랑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김정은의 ‘한반도 비핵화 약속’에는 한국에 미국 핵이 없는지 검증해야 하고 미국의 핵우산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다. 김정은이 비핵화 선제조치로 폐기했다고 생색을 낸 풍계리 핵 실험장은 낡은 데다 핵실험이 모두 끝나 이미 필요치 않게 된 시설이며,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과 발사장도 필요한 실험이 끝나고 이동식 발사대가 개발돼 용도 폐기될 시설이다. 


김정은이 미국이 상응조치를 하면 폐기하겠다는 영변 핵시설은 5MW 원자로와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인데 규모가 작고 낡은 데다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으로 필요치 않게 된 시설이다. 김정은은 이런 시설들로 살라미 전술을 구사해 핵협상을 지연시키려는 의도인데 문 대통령은 이를 알면서도 우리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핵문제 해결에는 한 발짝도 못 나가면서 남북 도로․철도 기공식 개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우리에게 천문학적 부담을 지우는 합의를 쉽게 해 버렸다. 이들 합의는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에 정면으로 위배되며 미국 정부가 이미 여러 번 반대를 표시해온 것들이다. 우리 정부가 앞장서 유엔제재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케 되는 이유이다.


군사 분야에서는 북한군의 기습공격에 고속도로를 깔아주는 합의를 했다. 군사분계선 20-40킬로 내에서 정찰기 등 모든 기종의 비행을 금지시키고 비무장 지대 감시초소(GP)를 없애기로 해 우리 군은 깜깜이 군대가 됐다. 정부 계획대로 앞으로 비무장 지대 지뢰와 해안 철조망을 제거하면 잠수함이나 땅굴이 없어도 대규모의 북한 특수군과 무장공비가 쉽게 침투할 수 있게 된다.


더욱이 서해에 군사훈련을 못하는 135킬로의 완충지대를 설치했는데 북한 수역은 50킬로이고 우리 수역은 85킬로로 북한보다 70%나 더 넓어 북방한계선(NLL)을 사실상 폐지시켰다.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와 비무장 지대 감시초소 철수는 유엔사 관할사항인데 종전선언도 하기 전에 유엔사를 무력화 시켰다.


문 대통령은 집단체조와 연도 환영인파에 감격하며 평양 발전상과 김정은의 지도력을 칭송했다. 북한 집단체조는 유엔이 아동학대로 규정했다는 점, 4-5시간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어린이들과 2-3시간을 걸어 동원된 북한 주민들의 고통, 그리고 한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김정은의 억압통치에 크게 이용된다는 점을 생각했다면 이런 환영은 마땅히 거부했어야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평양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상승했다니 아연할 수밖에 없다. 우리 비상국민회의 회원들의 보다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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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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